"김정은, 1월 당 대회에서 '핵 역량' 강조하며 대미압박 이어갈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연설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달로 예정된 노동당 대회에서 핵 역량을 강조하며 대미 압박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을 탈피하기 위한 조치도 모색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현재까지 스스로 성공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 부분은 핵무기 개발 역량 밖에 없다면서, 다음달 노동당 8차 대회에서 이 부분을 강조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The only place where he's making success at this stage is with his nuclear weapons. So I suspect that, not unlike 2016, he is going to focus heavily on nuclear weapons and in particular on ICBM…”

베넷 선임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2016년 7차 당 대회 때와는 달리 핵무기와, 특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역량에 상당한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미국과 동등한 급에 있다고 주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claiming that now he is about to become a tier of the United States or that North Korea is, and that the world is going to have to honor North Korea and improve things for North Korea.”

세계가 북한을 존중하고, 북한을 위해 상황을 개선시킬 것을 요구하고 나설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당 대회에서 미국에 대한 압박 자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당 창건 기념일인 지난 10월 10일 열병식에서 북한이 신형 ICBM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그리고 다른 현대화된 재래식 무기를 선보인 것을 토대로 그렇게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연구원] “I think he wants to, likely will want to maintain pressure, especially after October 10th. And we saw possibly new ICBM, possibly new SLBM, as well as a wide range of modernize conventional equipment. It really seems like he's taking a hard line.”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에 대해 강경한 자세를 취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북한이 지난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북극성-4ㅅ(시옷)'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CNA) 국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핵 역량을 강조하면서도 미국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I don’t think he will send the signal overtly, but he can send some message that can be interpreted as an olive branch…”

김정은 위원장이 명시적으로 그렇게 하지는 않겠지만, 미국에 유화적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는 겁니다.

중앙정보국 CIA 분석관 출신인 수 김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당 대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과 그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수 김 연구원] “I would assume that he's going to be prioritizing the, I guess, the responses to the Covid-19 pandemic and relatedly, the domestic economic situation.”

북한은 당 대회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 김 연구원은 북한이 국경 봉쇄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녹취: 수 김 연구원] “They are definitely struggling economically. There's the fact that they had to lock down their borders. The trade with China decreased significantly. That's going to ultimately trickled down to affecting the state of North Korean economy.”

중국과의 무역이 크게 줄어들면서 궁극적으로 북한의 경제 상태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는 겁니다.

한편 베넷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경제적으로 성과를 내지 못한 점으로 미뤄볼 때 새해 첫 날 신년사를 발표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반면 맥스웰 선임연구원과 수 김 연구원은 신년사 진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올해처럼 발표문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김정은 위원장도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에 맞춰 신년사를 당 대회 연설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대외 메시지에서 혼선을 줄이기 위해 미국에 차기 행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기다려 볼 수 있다는 겁니다.

고스 국장은 김정은 위원장은 현재 어떤 확정적인 대미 메시지를 내놓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