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10명 가운데 8명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비호감을 갖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또 10명 가운데 6명은 북한을 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미국인들이 가장 비호감을 갖고 있는 지도자는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사실은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유가브’(YouGov)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다양한 인종과 계층의 성인 미국인 1천 500 명을 대상으로 '미국의 가장 큰 적'에 대해 묻는 설문조사에서 드러났습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위원장에게 매우 비호감을 갖고 있다고 밝힌 응답자는 65%, 어느 정도 비호감이 있다는 응답자는 15%로 10명 가운데 8명이 비호감을 나타냈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해 비호감을 갖고 있다고 응답한 65%보다 15%p 더 많고,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해 비호감을 갖고 있다고 응답한 71% 보다 9%p더 많은 것입니다.
'유가브'의 여론조사 전문가인 캐시 프랜코빅 연구원은 11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높은 비호감도에 대해, 지난 몇 년 동안 그가 미디어에 많이 등장하면서 극도로 부정적인 여론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서면 답변: 프랜코빅 연구원] "My sense is that Kim has been so much in the news for the last few years that opinion of him has become extremely negative."
프랜코빅 연구원은 미국인들이 다른 지도자에 비해 김정은 위원장을 더 많이 알고 있는 것도 비호감도를 높인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을 모른다는 응답자는 24%인 반면 김정은 위원장을 모른다고 밝힌 응답자는 13%에 불과했다는 겁니다.
[서면 답변: 프랜코빅 연구원] "In addition, more Americans have an opinion of Kim than of Xi. 24% say they don’t know enough about Xi to have an opinion of him, while just 13% have no opinion of Kim. So it’s not a surprise that the negative share of opinion about Kim is higher."
실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북한을 포함한 5개 나라 지도자들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을 모른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낮습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그리고 푸틴 대통령에 대해선 각각 20%, 23%, 15%가 이들을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김 위원장에 대한 비호감도와 함께 북한을 적으로 인식하는 미국인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을 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전체의 58%로, 10명 중 약 6명은 북한을 적으로 생각하는 겁니다.
이는 설문조사 대상 13개 나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로, 이란이 49%, 중국과 러시아가 38%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대학 이상의 교육 수준을 지닌 백인 남성집단의 70%가 북한을 적이라고 응답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 응답자의 68%가 북한을 적이라고 응답해 연령 계층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앞서 같은 기관에서 지난 2019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미국인 절반 이상인 51%가 북한을 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난해 발표된 설문조사에서는 전 세계 195개 나라 가운데 어느 나라를 가장 부정적으로 생각하는지에 대해 북한을 꼽은 응답자가 65%로 가장 많았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