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8차 당 대회를 통해 미국과 한국에 대한 정책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미국에는 적대정책의 철회를 요구하면서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역량 강화를 계속해 나갈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지난 8일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민주주의수호재단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과 미 외교협회 스나이더 국장의 대담을 진행했습니다.
기자) 김정은 위원장이 8차 노동당 대회에서 전술핵무기 개발과 초대형 핵탄두 생산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또 미국을‘최대 주적’으로 부르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접근방식을 취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먼저, 맥스웰 연구원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맥스웰 선임연구원) “김정은 위원장은 강경책으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8차 당 대회 첫 발언은 경제정책 실패를 인정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죠. 하지만 그는 미국이 주적이고 핵무기를 계속 추구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핵 국가로서 대등한 위치에서 협상하고 싶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비핵화를 할 의향이 없다고 말한 거죠. 김 위원장은 군축 협상에 들어가고 싶어할 수 있습니다. 냉전시대에 미국과 소련이 전략무기제한협상(SALT)을 통해 핵 협상을 했던 것처럼 말이죠. 김 위원장은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협박외교에 기반한 정치전쟁 전략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봅니다. 긴장과 협박, 도발을 늘리면서 정치경제적 양보를 끌어내는 방식입니다. 결국 8차 당 대회를 통한 단기적인 목표는 제재 완화를 끌어내는 것이라고 봅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그는 여기에 초점을 맞춰 메시지와 목표를 내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스나이더 국장님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어떻게 분석하시나요?
스나이더 국장) “김정은의 발언 의도에 대한 맥스웰 연구원의 분석은 기본적으로 맞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주목한 점은 그가 군 역량 개발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입니다. 맥스웰 연구원 말처럼 이런 역량을 잠재적인 협상 지렛대로 이용해서 북한이 비핵화가 아닌 군축 협상으로 바꾸려 하는 것 같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런 틀에 대응하는 것은 사실 험난할 것이고 매우 관심이 가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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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김 위원장은 초대형 핵탄두 개발과 사정거리 1만5천km 미사일의 명중률 개선도 이어갈 것이라고 했는데요. 스나이더 국장님, 어떻게 보십니까?
스나이더 국장) “우리가 듣고 싶은 말은 아니었죠. 나쁜 소식입니다. 김정은은 상호 억지력을 내세우고 싶은 걸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역량을 지렛대로 이용해 미국을 다른 종류의 관계로 끌어들이고 싶은 것이라고 봅니다. 상호 억지력을 수립하려고 정말 애를 쓰는 걸로 보입니다. "
기자) 맥스웰 연구원님, 이번 발언은 확실히 미국을 겨냥한 것이겠죠?
맥스웰 선임연구원) “그렇습니다. 1만5천 Km 사거리는 분명히 미국에 닿는 거리입니다. 스나이더 국장이 언급한 자제력과 관련해 이어 말하면 김정은은 분명히 핵무기를 원한다는 발언을 한 겁니다. 적대세력이 북한을 겨냥하지 않으면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요. 협상을 하겠다는 일종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죠. 김정은은 책임 있는 핵 보유국이 되겠다는 것을 보여주려 시도한 건데 물론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봅니다.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다른 부분은 김정은이 군과 핵 개발에 집중하고 미국을 위협으로 간주하면서 경제 문제에도 불구하고 자원의 우선순위를 핵무기 개발과 군사 능력에 지속적으로 둔다는 것이 확실하다는 겁니다. 북한 주민들의 복지 비용을 대가로 하는 것이죠. 김정은이 핵 개발의 길을 지속하는 한 북한 주민들은 계속 고통받을 것이고 제재 완화를 얻지 못할 겁니다. "
기자) 김 위원장은 핵잠수함 연구 설계도 완료했다고 했는데요. 이런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도 되는 걸까요?
맥스웰 선임연구원)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김정은은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SLBM을 개발해 오고 있습니다. 아직 실제 발사 능력을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이를 추구하고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저는 그가 핵 의도를 분명히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2차 타격 능력 즉, 이중 핵 능력을 개발하려는 것이죠. 이것은 분명히 증강된 억지입니다. "
기자) 스나이더 국장님은 김 위원장의 핵잠수함 관련 발언을 어떻게 보시나요?
스나이더 국장)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SLBM에 대한 발언은 2017년 초 김정은이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언급한 것을 생각나게 합니다. 이것이 바로 그들 노력의 초점이고 우리가 앞으로 더 많은 활동을 보게 될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부분이 진행 중이라고 봅니다. 김정은이 이를 강조한다는 사실은 그가 개발하기를 원하는 분야로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SLBM은 타격 방법과 생존력 측면에서 더 많은 유연성을 주기 때문입니다.”
기자) 김 위원장은 미국에서 누구 집권하든 미국의 본성과 대북정책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발언은 미 의회에서 바이든의 당선을 확정한 직후에 나왔습니다. 김 위원장이 의회의 확인 절차를 기다렸던 걸까요? 스나이더 국장님, 어떻게 보십니까?
스나이더 국장) “아니요. 제 생각에는 의회의 확인을 기다린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8차 당 대회와 시기가 맞았다고 봅니다. 행동 대 행동 전략에 대한 북한의 언급은 2019년 말 당 전원회의에서 나오고 2020년에 틀이 잡힌 것과 일치합니다.문제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전에 북한이 유연함을 보일 것이라는 어떤 증거도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협상을 다시 궤도 위로 올린다는 점에서 매우 어려운 시기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맥스웰 연구원님도 북한이 쉽게 가지 않을 것이라고 보십니까?
맥스웰 선임연구원) 김정은이 쉽게 갈 의도는 전혀 없다고 봅니다. 이런 강경 발언들, 특히 적대정책에 대한 발언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바이든 행정부에 도전이 될 겁니다. 아마도 바이든 행정부가 정책을 바꾸도록 하려는 의도일 수 있습니다. 김정은은 미국과의 어떠한 협상이나 어떤 종류의 관계도 자신이 인식하는 힘의 입장에서 접근할 겁니다. 이는 물론 북한의 핵 능력에 달려 있는 것이고요. 따라서 김정은은 협상하기 위해 강경 노선을 펼치는 겁니다. 그는 바이든이 양보하는 걸 보기 원할 겁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는 통상적인 협박외교입니다. 강경 노선 위협에 기반을 두고 바이든이 긴장을 줄이기를 원하면서 긴장 감소의 방법은 북한에 양보하는 것이라고 믿는 겁니다. 김정은에게 바이든 당선인이 이런 협박외교에 응할 걸로 믿는 것보다 더 잘못된 것은 없다고 봅니다.”
기자) 김 위원장은 남북관계가 2018년 판문점선언 이전으로 돌아갔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국이 미-한 군사훈련 중단 요구를 외면했다고 했는데 맥스웰 연구원님, 어떻게 보시나요?
맥스웰 선임연구원) “아주 정직하지 못하다고 봅니다. 한국은 2018년 9월에 맺은 포괄적 군사합의를 선의를 갖고 책임감 있게 이행해 오고 있습니다. 이것에 응하고 있지 않는 건 북한입니다. 북한이 한 것은 거의 없습니다. 몇몇 GP를 철거하고 공동경비구역을 비무장화 한 것뿐입니다. 북한은 중요한 방식의 긴장 완화에 대해서는 정말 아무 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현재 북한이 동계훈련을 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염두에 둬야 합니다. 북한 군 당국이 최고 단계의 준비 태세를 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훈련입니다. 미국과 한국은 긴장을 줄이고 외교를 지원하기 위해 군사훈련 규모를 줄이고 심지어 훈련을 취소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행동은 북한에게서 어떤 긍정적인 반응도 이끌어내지 못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군사동맹이 훈련을 지속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모든 군대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훈련을 하지 않는 것은 한국을 굉장히 위험하게 만듭니다. 북한이 한국에 대해 재래식, 그리고 핵 위협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죠.”
기자) 스나이더 국장님은 남북관계에 대한 김 위원장의 발언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스나이더 국장) “김정은의 발언은 한국에 대한 북한의 불신 정도를 어느 때보다 확실하게 드러냈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불신의 수준을 보여준 것입니다. 김정은은 또 한국에 신의를 보이라고 요구하기도 했는데요. 특히 억지와 지속적인 군사력 개발을 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라는 것으로 말이죠. 김정은의 발언은 우리가 얼마나 북한을 신뢰할 수 있느냐에 대한 한국 사회 내 균열과 한국과 미국 사이에 균열을 내기 위한 매우 효과적인 시도이기도 한 것이죠.”
기자) 김 위원장은 한국에 대해 북한이 일방적으로 선의를 보여줄 필요가 없고 한국이 하는 만큼 상대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김정은이 요구하는 게 뭔가요?
스나이더 국장) “기본적으로 김정은은 화해를 향한 노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억지력을 동반하지 않은 상태에서요. 하지만 이는 신뢰를 쌓아가는 초석에 거스르는 일입니다. 사실상 항복에 가까운 양보를 요구하는 겁니다. 이런 것은 안정적인 남북관계 추구에 있어 기반이 될 수 없습니다. 사실 저는 향후 남북관계의 안정이나 개선을 전망하는데 나쁜 징조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맥스웰 연구원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맥스웰 선임연구원) “저는 이런 것이 김정은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스나이더 국장이 말한 것에 동의합니다. 한국에 대한 태도가 전혀 진실되지 않습니다. 자신들이 한국에 대해 일방적인 선의를 보였다고 하는데 한국이야 말로 일방적인 노력을 보였죠. 그리고 한국의 선의는 매번 북한에게 거절 당했고요. 정말 문제인 것은 북한입니다. 김정은은 자신의 행동을 한국과 미국에 투영해서 왜곡해서 보고 있습니다. 그는 스스로 자신이 얼마나 무책임한지, 얼마나 지식과 경험이 없는지, 또 국제정세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얼마나 모르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김 위원장은 이번 당 대회에서 경제개발 계획이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했죠. 국제사회의 제재가 여전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이런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스나이더 국장) “앞서 나온 북한의 방어 역량에 대한 발언들이 바로 인식의 오류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은은 경제개발을 위한 평화적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핵 역량이 필수적이라고 합니다. 실상은 핵 역량이 북한이 경제개발 추구에 주요 장애물인데도 말입니다. 제가 보기에 사실상 김정은은 북한경제에 대한 처방으로 북한 주민들이 또다시 바위를 밀어 정상에 올리는 방법을 내놓은 겁니다. 그러나 그들은 정상까지 오르지 못하겠죠.”
기자) 맥스웰 연구원님, 스나이더 국장 말씀에 동의하시는지요?
맥스웰 선임연구원) “물론입니다. 특히 핵 프로그램이 장애물이라는 점에서 말이죠. 북한에 이득이 되지 않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다시 고통을 겪게 하는 겁니다. 따라서 김정은은 계속 핵무기를 추구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해주는 겁니다. 핵과 군사 역량을 과시함으로써 미국과 한국, 그리고 국제사회가 자신의 요구에 복종하게 하겠다고 믿는 것은 파산으로 가는 길입니다. 기본적으로 그의 경제정책은 국제사회가 제재를 완화하도록 협박하는 것에 기반합니다. 그는 사실 경제계획이 없습니다. 북한 주민들에 대한 그의 메시지는 사상적 훈련을 하고 당을 믿고, 핵 개발과 선군정책을 믿으라는 겁니다. "
기자) 북한은 대미 관계의 열쇠는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정권이양으로 매우 바쁜 상황인데, 바이든 팀의 전반적인 대북정책을 언제 볼 수 있을까요?
맥스웰 선임연구원) “시간이 좀 걸릴 겁니다. 미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경제 상황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김정은이 적대정책과 적대정책의 철회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를 기억하는 겁니다. 그가 미국에 정말 원하는 것은 미-한 동맹의 종결과 한반도에서의 미군 철수, 그리고 핵우산을 통한 한국과 일본에 대한 확장억지의 제거입니다. 이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입니다. 이것이 김정은이 주장하는 적대정책이고 그가 요구하는 적대정책의 철회입니다. 그는 구두 합의나 서면 합의를 통한 안전보장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김정은은 미-한 동맹을 갈라놓길 원하고 한반도 주둔 미군을 내보내길 원하고 있습니다. "
기자) 스나이더 국장님도 바이든의 대북정책을 보기 위해서는 좀 더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스나이더 국장) “시간이 걸릴 겁니다. 하지만 당 대회에서 나온 북한의 접근방식은 바이든 행정부 초기 단계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국 정부는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문제에 관여할 것이라는 확약을 주시할 겁니다. 하지만 관여 조건은 이런 북한의 접근법에 영향을 받을 겁니다. 실제로 김정은은 비핵화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어 바이든 행정부가 협상을 위한 상호 협력의 틀을 짜는데 여지를 주지 않습니다. 동시에 미국과 북한 모두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채널을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계산과 연관된 최악의 시나리오를 관리하고 또 방지할 수 있도록 말이죠."
아웃트로: 데이비드 맥스웰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과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국장과 함께 북한 8차 노동당 대회에서 나온 김 위원장의 대미 발언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대담에 김영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