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군이 동계훈련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감안해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는 분석이 한국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전문가들은 아직 단정짓기는 이르다며 특히 내년 초 정치적 상황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계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15일 북한군이 통상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진행하는 동계훈련을 최근 개시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부 한국의 매체들은 예년에 비해 움직임이 활발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훈련 축소 가능성 등을 보도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 “북한군 동계훈련 2~3월이 최고조…축소 단정일러”
한미연합사 작전 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17일 VOA에 그런 움직임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북한군 동계훈련의 축소 여부를 단정짓기는 이른 시점이라고 밝혔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북한군 동계훈련주기는 전통적으로 12월에는 소규모 제대 훈련을 시작해 점차 훈련 강도를 높이는 주기를 반복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 맥스웰 선임연구원] “What ‘we call crawl, walk, run’, where you start out small, slow, and you build up over time. The objective of the winter training cycle is to bring the North Korean People's Army to its highest state of readiness by March. March is the optimal attack time to attack South Korea because it is at the end of the winter, the ground is still hard from the frozen winter and South Korea has not planted the rice fields”
훈련 강도는 이듬해 2월과 3월 사이 최고조에 이르며 땅이 얼어붙고 모내기를 시작하지 않아 기동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3월을 남침의 최적기로 판단해 동계훈련의 전체적 일정을 진행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은 지난 3월 북한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여파로 약 한달동안 봉쇄상태에 있었다고 처음 언급했는데 동계훈련 기간과 겹치는 시기였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우려해 북한군이 훈련축소를 다시 고려할 수도 있겠지만 지난 10월 군 열병식 때처럼 정치적 필요에 따라 훈련을 그대로 강행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 “내년 정치지형 따라 훈련규모 영향”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북한군의 동계 훈련규모는 내년 초 미국의 정권교체와 북한군 열병식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올해 초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 베넷 선임연구원] “North Korea is not in the media all that much in the last little while. He's got to be pretty unhappy with that. And so the question becomes one 'So at what point does the situation cross his red line or needing to capture attention again?'...So I don't think this is just Kim and his ego. This is about Kim and managing internal control. And his way of managing internal control is to demonstrate that he's a powerful leader”
특히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들어 북한을 향한 세계의 관심이 줄었다는 점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 있다면서 대내 통제 관점에서도 강력한 지도자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동계훈련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 “가시성 줄이지 않으면 ‘미북 대화’ 영향”
미국 중앙정보국 CIA와 국방정보국 DIA 북한 분석관을 지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내년 초 정치적 지형에 따라 북한군의 훈련 강도 역시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군사훈련의 강도를 높인다면 향후 미북 대화재개에 있어 미국 새 행정부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 클링너 선임연구원] “But certainly, if they don't stand down on the exercise, it shows that things are continuing at its normal pace. And that it's not a positive signal to the US. It may not necessarily be a negative signal, but it's not a positive signal...”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그러면서 지난 2년 동안 미한 군당국이 연합훈련을 유예했지만 북한은 단 한번도 정례 훈련을 중단하지 않았다면서 북한의 동계훈련 역시 외교적 진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