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처음으로 국방수권법안에 북한의 생화학무기에 특정한 군 대응 태세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행정부의 주한미군 감축 조치에 대한 의회의 감독을 강화하는 조항은 3년 연속 포함됐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3일 VOA가 확보한 3천652쪽 분량의 2021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는 한국과 독일 주둔 미군 규모에 관한 행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을 제한하는 조치들이 담겼습니다.
특히 한국의 경우 법안에 기술된 특정 요건들을 국방장관이 의회에 입증한 날로부터 “90일 동안은 주한미군 규모를 (현 수준인) 2만 8천500명 미만으로 감축하는 데 예산을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했습니다.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측 관계자는 이날 비공개 전화회견에서 “해외 주둔 미군 규모는 임무 변화에 따라 어떤 행정부냐에 관계없이 조정될 수 있음을 인식한 조치”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규모 조정이 적절한지 의회의 감독을 명확히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상하원이 최종 합의한 법안은 주한미군 감축이 ‘미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하고 ‘역내 동맹국들의 안보를 심각하게 저해하지 않을 것’이며,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동맹국들과 이런 감축에 관해 적절하게 논의했다’는 3가지 사안을 의회에 입증하도록 했습니다.
‘주한미군 감축이 북한의 위협 감소에 비례’하고 ‘한국이 충돌을 억지할 역량을 갖췄다’는 점까지 입증하도록 하는 하원 법안의 추가 요건은 최종안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의회는 주한미군 감축에 관한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조치를 우려해 2018년부터 매해 국방수권법에 행정부의 이런 결정에 관한 의회의 감독을 강화하는 조치를 포함시켰습니다.
민주당의 애덤 스미스 하원 군사위원장은 지난 7월 한 화상 대담에서 이 조치와 관련해 “우리 위원회는 한국과 한국군의 협력과 더불어 미군의 한반도 주둔으로 인해 북한의 전쟁 개시를 막아왔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스미스 위원장] “Our committee believes…”
그러면서 “주한미군은 북한의 호전성 악화를 막는 충분한 억지력을 제공하고 있다”며“우리는 이런 억지력을 유지하길 원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국방수권법안에는 처음으로 하원이 추진한 북한의 생화학무기 위협에 대한 대응을 요구하는 조치가 포함됐습니다.
법안은 미 회계감사원(GAO)이 ‘북한 생화학무기 대응을 위한 미군의 준비태세’ 보고서를 통해 권고한 사안들에 대한 구체적 이행 계획을 법안 발효 1년 이내 의회에 제출할 것을 국방장관에게 요구했습니다.
또한 특정한 사유가 없는 한 이 계획을 법안 발효 1년 6개월 이내 이행하도록 했습니다.
4개월 간의 협상 끝에 상하원이 최종 합의한 7천405억 달러 규모의 법안은 중국의 영향력 확장에 대응해 인도태평양 지역 미 군사력을 대폭 증대하는 취지의 계획인 국방부의 ’태평양 억지 구상’(PDI)을 마련했습니다.
한 해에만 22억달러를 투입해 이 지역 미군 태세와 역량을 대폭 현대화하는 대규모 계획입니다.
상하원 군사위는 초당적으로 이번 법안의 요약본을 통해 태평양 억지 구상은 “중국과 모든 잠재적 적들 뿐만 아니라 동맹국들에도 강력한 신호를 보낼 것”이라며, “미국은 역내 이익 보호에 깊이 전념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구상은 의회가 초당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역내 동맹 강화에도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군사위 소속의 민주당 타미 덕워스 상원의원은 이날 한 화상 대담에서 동북아 역내 위협과 관련해 “북한은 여전히 위험하게 변덕스러워 세계가 내일을 예측할 수 없게 한다”며 “우리의 동맹은 이런 혼란과 예측 불가능성에 대한 안정감을 제공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덕워스 의원] “North Korea remains dangerously erratic…”
법안은 이르면 다음주 초 상원과 하원 표결에 부쳐져 초당적 지지를 받고 의회를 무난히 통과할 전망입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의 법적 방패막으로 “국가안보와 선거 무결성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통신품위법(CDA) 제 230조를 폐지하는 내용이 없다는 이유로 들며 이번 국방수권법안 서명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