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자 외화벌이 지속"…의류공장, 건설현장 등 종사

중국 단둥의 신발공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 (자료사진)

북한 노동자들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채 해외에서 외화벌이를 계속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중국 식당과 의류공장에서부터 중동 건설현장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오택성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 신문은 중국 단둥에서 북한 노동자들의 외화벌이 활동이 지속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단둥의 의류공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을 고용해 생산한 개인보호용품이 영국 등지에 납품됐다며, 이들이 받는 급여의 대부분은 북한 정권으로 들어갔다고 전했습니다.

보도 내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북한 노동자들의 해외활동을 금지한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위반입니다.

안보리는 대북 결의 2397호에서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 노동자들을 지난해 12월까지 북한으로 송환하도록 명시했습니다.

`가디언’의 보도 외에도 해외에서 북한 노동자들의 불법 외화벌이 활동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지난 9월 공개한 연례 보고서에서 중국 단둥 의류공장 등에서 수 백 명의 북한 노동자 채용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본 `닛케이’와 `마이니치’ 신문도 최근 소식통을 인용해 수 만 명의 북한 노동자가 중국 내 의류공장과 식당 등지에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들 매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북한이 국경을 봉쇄함에 따라 북한 노동자들의 송환이 이뤄지지 않은 채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2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중국에서 북한 노동자들의 활동이 계속되는 이유는 양국이 이를 통해 상호 이득을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 It's just very hard and I'm sure to, to prevent North Korean workers working in China, mainly because it would be a situation where everybody benefits from it."

브라운 교수는 북한 노동자뿐 아니라 북한 정권, 그리고 중국 무역업체 등 이익을 보는 기관들이 많이 얽혀있는 만큼 중국이 단호하게 이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9월 세네갈 수도 다카르의 북한 건설노동자 숙소에서 노동자들이 건설 현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작은 트럭에 타고 있다.

앞서 미 재무부 등은 지난 2018년 주의보를 발표하며 29개 나라에 북한 노동자들이 파견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해외 북한 노동자들이 가장 많이 종사하는 분야는 건설업으로, 러시아와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말레이시아, 네팔 등 17개 나라에서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습니다.

또 안보리 전문가패널 보고서는 지난해 10월, 다수의 시리아 공사 현장에서 800명 이상의 북한 노동자 파견을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건설업에 이은 분야는 의료업으로 북한 노동자들은 중국과 앙골라, 캄보디아, 네팔 등 10개 나라에서 의료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밖에 정보통신, 어업, 군수, 농업 분야 등에 북한 노동자들이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미국 당국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지목한 29개 나라 가운데 23일 현재 북한 노동자 송환 이행보고서를 제출한 나라는 러시아와 중국 등 17개 나라이고, 12개 나라는 아직 자국 내 북한 노동자 현황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특히 탄자니아와 짐바브웨, 콩고 등 아프리카 국가들의 보고가 저조합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지난해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9만여 명의 북한 노동자가 주로 러시아와 중국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는 자국 내 약 3만 명의 북한 노동자 가운데 1천 명가량을 제외한 나머지를 송환했다고 밝힌 반면, 중국은 구체적인 송환 이행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