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역내 동맹 공조 노력에 한계가 있다고, 외교안보전문가들이 지적했습니다. 미국과 각 동맹국들 간 상호방위조약에 대한 재조정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애쉴리 텔리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9일 “인도태평양 내 최대 군사위협인 중국에 맞서기 위한 다자간 협력이 해결책으로선 여전히 요원한 방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애쉴리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30일 미 육군대학 산하 전략연구원이 발간한 연구서 ‘군사력에 대한 면밀한 고찰: 미국 핵심 동맹들의 방위역량과 안보관련 우방에 대한 평가’를 주제로 이날 열린 미 기업연구소(AEI) 주최 화상회의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같이 보기: 미 육군대학원 "북한, 핵무기 선제 공격교리 여전히 계승 중"이번 연구서의 인도 항목을 집필한 애쉴리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역내 군사적 위협에 맞설 수 있는 나라는 미국, 인도, 일본, 호주 4개 뿐이라며, 그 외 국가들은 변방국가로서 역할 밖에 기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습니다.
애쉴리 텔리스 “호주-일본, 미국과의 비대칭적 동맹관계 재조정 필요”
그러나 4개국 간 다자적 접근이 집단안보체제로서 의미 있는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선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는 호주, 일본과의 동맹관계 재정립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 국무부 정치차관의 선임 정책자문관을 역임한 애쉴리 연구원은 미국이 호주, 일본과 각각 맺고 있는 양자 관계는 미국이 동맹의 방위 지원을 위해 달려가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비대칭성에 기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 애쉴리 선임연구원] “The bilateral alliances that the US has at least with Japan and Australia have to be reconfigured so that they are not simply alliances that require the US to come to the assistance of its allies, but its allies equally coming to the assistance of the United States. So the fundamental asymmetry today nation-alliances has to be corrected to something that is more that approximates more meaningfully collective defense”
그동안 호주, 일본은 이같은 양자적 셈법에만 매몰돼 있었지만, 이제 동맹 역시 미국을 위해 그런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동맹관계의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애쉴리 선임연구원은 인도도 상당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투사역량이 파키스탄, 중국과의 접경지대에 국한돼 있는 점이 다자간 군사협력의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요시하라 토시 “중국이 최대위협…예산한계 때문에 역외병력 전개감축 불가피”
이번 연구서 일본 항목을 집필한 요시하라 토시 전략연구센터(CSBA) 선임연구원은 현재 일본이 북한, 러시아, 중국으로부터 동시에 위협받는 안보 환경에 놓여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은 이중에서도 중국을 핵심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지만, 국내총생산 대비 실질 방위예산의 감소, 인구 절벽이라는 구조적 한계에 봉착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현재의 추세를 감안할 때 해군력은 항구적으로 중국에 뒤처질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 역내 밖에서 전개해온 탈냉전 이후의 병력 운용셈법 전환이 불가피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 요시하라 선임연구원] What this requires is firstly to consider whether Japan needs to reduce some of its commitments in the post-Cold War period I think a lot of the extra regional missions, constabulary missions, outside of Japan neighborhood may have to be pared back in order for Japan to focus now a swing back, basically to the Western Pacific…It's not just a trade-off in terms of resources. It's going to be a trade-off in terms of turning Japan's back a little bit from sort of its quest to become a normal nation to be, not to have a general purpose force to show the flag. ”
제한된 자원을 고려할 때 그동안 평화유지군 등의 명목에 따라 운용됐던 병력전개를 줄이고, 서태평양과 오키나와 방어에 특화된 방어태세에 자원을 집중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요시하라 선임연구원은 또 역외전개를 통해 그동안 일본이 추구해왔던 보통국가 전환 목표를 늦추는 결과를 야기하겠지만, 이는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올리비에 슈미트 “프랑스, 미국의 안전보장 액면 그대로 신용 안해”
한편 이번 연구서의 프랑스 항목을 집필한 올리비에 슈미트 프랑스 고등국방연구원 (IHEDN) 연구국장은 “프랑스의 정책당국자들은 미국의 안전보장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으며 액면 그대로 믿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 슈미트 국장] “France is not certain about the US security guarantee. French policymakers appreciate it, but they do not take it for granted. And there is also this notion that sometimes, European interest might not be the same as US interests.”
특히 미국의 정권 교체가 확실해 보이는 현재, 트럼프 정권 아래 불분명했던 억지력 공약이 다시 정상화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프랑스의 많은 당국자들은 달리 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슈미트 국장은 미국의 억지력 공약의 불투명성은 그보다 더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특히 2013년 시리아 아사드 정권 대해 미국이 비개입주의로 일관한 것은 미국의 우방으로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움직임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