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 북한 노동자 수 십 명 여전히 외화벌이…호텔·주택 건설 현장 투입

아랍에미리트에 본사를 둔 S그룹의 세네갈 다카르 주택단지 건설 계획을 소개한 현지 언론 기사. 북한 건설업체 소속 노동자들의 사진이 실려있다.

아프리카 나라 세네갈의 건설 현장에 투입됐던 북한 노동자 수 십 명이 아직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엔이 정한 송환 시한을 5개월이나 넘겼지만 호텔과 별장 등을 지으며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네갈에서 건설 활동을 통해 외화벌이에 나선 북한 기업은 ‘만수대’가 이름을 바꿔 운영 중인 ‘코르만 컨스트럭션’과 ‘금릉’이라는 건설회사입니다.

VOA는 이 중 ‘금릉’의 세네갈 현지법인 관계자의 전화번호를 입수해 통화를 시도할 수 있었습니다.

[녹취: 금릉 관계자] “여보시오? (여보세요, 금릉 사장님 되십니까?) 여보세요? (저는 VOA 방송 함지하라고 합니다) (전화 끊김)”

이 관계자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아 자세한 사정은 듣지 못했지만, ‘금릉’ 소속 북한 국적자가 최소한 여전히 세네갈에 남아있는 사실이 이번 전화통화로 확인됐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 노동자들의 본국 송환 시한을 지난해 12월로 정했습니다.

따라서 5개월이 지난 현 시점까지 북한 노동자들이 세네갈에 남아 있다면 명백한 대북 제재 위반입니다.

세네갈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코르만 컨스트럭션’과 ‘금릉’ 소속 북한 노동자들은 아직도 각종 건설 현장에 투입돼 외화벌이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9월 VOA가 추적했던 ‘코르만 컨스트럭션’의 북한 노동자들은 아랍에미리트에 본사를 둔 S모 그룹이 진행 중인 주택단지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들 노동자 30여명은 상갈캄 지역에 합숙하며 매일 오전 건설 현장에 출근한 뒤,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일상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금릉의 경우 세네갈 기업 E모 사의 호텔 건설 현장에 기술자 2~3명을 보내 현지 인부들을 관리, 감독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금릉 소속 노동자들은 약 15명 규모로 모두 지난해 중순 입국했습니다.

앞서 E사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VOA에 호텔 건설을 포함한 북한 회사와의 모든 건설계약을 종료하겠다고 말한 바 있지만, 아직까지 계약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관계자는 최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회사와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녹취: E사 관계자] “We did not hire North Korean people…”

북한인들을 고용한 적이 없으며, 대신 중국인 2명이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겁니다.

‘S그룹’도 북한 노동자 고용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S 그룹 관계자] “Where is North Korean? There is…”

S그룹은 지난해에도 코르만 컨스트럭션과의 계약 사실 자체를 부인했지만, 이미 현지 언론에는 두 회사 관계자가 공사 현장에서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돼 거짓 해명임이 드러났었습니다.

최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지난해 VOA가 보도했던 세네갈의 북한 노동자와 관련된 내용을 연례보고서에 담았습니다.

보고서는 제재 대상인 ‘만수대 해외 프로젝트’ 그룹이 현지 법인을 운영하며 여러 건설 프로젝트에 개입하고 있으며, 지난해 세네갈에 입국한 30여 명의 북한인들이 여전히 이 기관에서 일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