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지도자와 협상가로서 약해"...'대북정책 평가'에 반발한 듯

2019년 6월 서울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을 지도자와 협상가로서 약했다며 비판했습니다. 최근 문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의 대북정책을 비판한 데 따른 반응으로 풀이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3일 이메일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성명에서 “가장 힘든 시기에 알게 되고, 좋아하게 된 북한의 김정은은 문재인 현 한국 대통령을 존중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항상 한국을 향한 공격(aggression)을 막았던 건 나였지만, 안타깝게도 그들(한국)에게 나는 더 이상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미국에 대해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군사적 바가지를 씌운 것을 제외하면 지도자로서, 협상가로서 약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에 대한 ‘군사적 바가지’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우리가 보호하는 다른 많은 나라에서처럼”이라는 설명을 덧붙여, 한국 정부가 자신이 요구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받아들이지 않은 데 대한 불만임을 나타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하며 한국 정부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압박했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과 한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시한을 1년 이상 넘긴 시점에도 방위비 분담금 합의에 이르지 못하다가, 바이든 행정부 취임 후 6년 기한에, 첫 해 약 13.9%를 인상하는 방안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번 성명이 최근 문 대통령의 ‘뉴욕타임스’ 신문 인터뷰에 대한 대응 성격인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북정책과 관련해 "변죽만 울렸을 뿐 완전한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다만 문 대통령은 "트럼프 정부가 거둔 성과의 토대 위에서 더욱 진전시켜 나간다면 그 결실을 바이든 정부가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명에 대해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국 `연합뉴스'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명에 대해 "외국의 전직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바이든 행정부와 맺은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 “원칙을 지킨 협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