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참모총장 "더 이상 우위 장담 못해"

찰스 브라운 미 태평양공군사령관.

미 공군참모총장은 미 공군이 더 이상 우위를 장담할 수 없는 시대를 맞고 있다며 적성국들의 역량 증진을 우려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진화하는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최근 미 공군의 전략 변화가 한반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합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찰스 브라운 신임 미 공군참모총장은 지난달 31일 ‘변화를 가속하지 않으면 패할 것’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면서 향후 미 공군 전략 방침을 공표했습니다.

브라운 총장 “적성국 A2/AD역량 진화...미 공군우위 장담 못해”

“다영역 작전 기초한 합동전투수행 능력 촉진시켜야”

브라운 총장은 수 십 년간 누려왔던 미국의 공군력 우세를 장담할 수 없는 시기라며, 특히 중국을 포함한 경쟁국들의 고도로 진화한 무기체계를 주요 이유로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전 영역 합동지휘통제(Joint All-Domain Command. JADC2)에 기초한 합동전쟁수행 교리에 초점을 맞추면서, 비용이 적고 디지털화된 고급 전쟁수행 역량을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핵심 우방들과의 개선된 정보 공유와 상호운용성을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지 고려해야 한다며, 가치를 공유한 이들 나라와의 연결망 확대를 통해 경쟁자와 적성국들에 복합적인 문제들을 안겨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브라운 총장이 강조한 미 공군의 합동전쟁수행 역량은 현재 미 육, 해, 공군, 해병대, 최근에는 우주군까지 교리로 삼고 있는 다영역 작전(MDO)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기존의 하늘, 땅, 바다, 사이버, 우주로 분리해서 담당했던 작전영역에 대해 각군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면서 상호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지난해 10월 중국 건국 70주년 국경절을 맞아 열린 대규모 열병식에서 중국의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41'(DF-41)이 등장했다.

특히 인도태평양의 경우 중국은 순항미사일과 중거리 미사일뿐 아니라 사이버 등 비대칭 전력을 대규모로 배치해 미군의 역내 진입 시도조차 차단하는 반접근/지역거부 (A2/AD)전략을 교리로 삼고 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 “북한의 A2/AD 역량도 진화”

“지난해 신형 탄도미사일, 공군 우위 차단에 방점”

미국의 안보 전문가들은 브라운 총장이 지적한 적성국의 A2/AD 위협진화에는 중국과 러시아뿐 아니라 북한도 해당된다고 지적합니다.

한미연합사령부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3일VOA에, 중국과 러시아가 최대 위협으로 부상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쟁 발발 가능성은 여전히 한반도가 더 높다는 점에서 “브라운 총장의 우려는 모두 북한에 적용이 가능한 내용”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지난해 선보인 이스칸데르형 KN-23 미사일 등은 오산, 청주 등 한국 내 주요 공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대표적인 A2/AD 능력이라며, 매우 실질적인 위협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North Korea has long tried to develop an A2/AD capability. …so especially when we look at the, from May of 2019 through April of 2020, the 21 missile rocket tests really have been focused on developing the KN-23 and the 300 and 600 mm MRL. To be able to attack he bases in South Korea Camp Humphreys, Osan Air Base and Chungju airbase and so those are very real threat.”

북한이 지난해 7월 호반반도 일대에서 KN-23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을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또 북한의 촘촘한 방공망도 중동의 어떤 체계보다 정교하다며, 이 역시 미 공군의 투사를 어렵게 하는 A2/AD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했습니다.

카라코 국장 “F-35, 북한 A2/AD 대처 핵심역할 할 것”

“미사일 방어 통합 추진…중간단계 직접 요격 가능”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가 향후 북한의 진화하는 A2/AD 역량을 상대하는 미 공군 다영역 작전의 핵심 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우선 미사일 방어 측면에서 미국은 F-35 감지체계를 미사일 방어망과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토머스 카라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국장은 VOA의 서면질의에, 더 이상 특정 지상기반 감지체계 만으로는 북한의 신형 미사일에 신속히 대처하기 어렵다고 대답했습니다.

[카라코 국장 VOA서면질의답변] “It’s no longer enough to rely upon dedicated sensors. The integration and timely usage of all manner of sensors has become increasingly important to contend with air and missile threats. The F-35’s sensor suite has some untapped potential for providing missile warning, and even helping to prosecute a missile defense intercept.”

미군이 지난 2018년 12월 미국 하와이 카우아이섬의 이지스어쇼어 미사일방어체계를 이용한 중거리탄도미사일 요격시험을 실시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사일 방어망의 F-35 감지체계와의 통합은 보다 빠른 조기 미사일경보 정보를 지상기반 요격무기에 전달할 수 있도록 할 뿐 아니라 직접 공중요격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잠재성이 있다고, 카라코 국장은 설명했습니다.

윌리엄스 부국장 “F-35, 미사일 방어-공격 통합의 핵심”

“향후 대북 선제-원점타격 핵심 발판 될 것”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부국장은 최근 미사일방어청이 추진하고 있는 공격과 방어의 통합전략에서도 F-35 스텔스 전투기가 핵심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 윌리엄스 부국장] “And the F 35 bomber carry ground strike weapons that it can use to then target missiles on the ground. So, you know, all of these different capabilities, you can kind of see the F 35 becoming a real linchpin in missile defeat”

은밀하게 북한 방공망의 감지를 피하면서 공대지 공격까지 가능한 만큼, 지상에 배치한 북한의 미사일 표적에 대한 원점 선제타격도 가능한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 최근 미국이 지하시설 타격에 특화한 저위력 핵폭탄 B61-12의 실전배치를 서두르고 있는 점도 계속 고도화하고 있는 북한의 핵 전력에 대응하기 위한 셈법이 반영된 것으로 윌리엄스 부국장은 분석했습니다.

미국은 지난 3월 F-15E 공중투하 실험을 통해 B61-12의 실전배치 인증을 끝냈으며, 현재 F-35 전투기의 통합성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