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성격의 다자안보회의체인 쿼드에 집중하면서 한국과 같은 미국의 전통적 양자 동맹국이 소외될 가능성이 있다고, 미 의회조사국이 지적했습니다. 일본은 쿼드에서 한국의 부재를 이점으로 여길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의 안보회의체인 ‘쿼드’와 관련해 “역내 다른 국가들을 배제하면서 전통적인 양자 동맹국을 소외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있다”며 한국을 거론했습니다.
보고서는 “조약으로 맺어진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은 해상 이해관계와 점증하는 해군 역량을 갖춘 민주주의 국가라는 설명에 부합하지만, 쿼드에 속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은 중국의 반감을 사는 쿼드에 포함되는 것을 꺼릴 가능성이 높지만, 여기서 빠진 것에 초조해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일본은 한국의 부재를 이점으로 여길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일본 정부는 (쿼드에서) 한국의 부재가 4개국 간 그룹을 이루는 데 추가적인 이점이라고 볼 수도 있다”며 “일본과 한국은 미국이 미-한-일 긴밀한 3자 협력을 독려하는 데 종종 반대하고 저항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쿼드는 일본 자위대가 미군과의 안보 훈련을 늘릴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쿼드에 속한 4개국은 올 들어 모두 중국과의 긴장 관계가 고조되자 이들 국가 간 안보 협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미국도 아직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진 않았지만 쿼드 국가들 간 협력에 무게를 두며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구상을 준비 중입니다.
앞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 8월 미국-인도 전략동반자 포럼 연례 화상회의에서 쿼드를 확대한 인도태평양 지역 다자안보협력체 구성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녹취:비건 부장관] “It is a reality that the Indo-Pacific region is actually lacking…”
비건 부장관은 “인도태평양 지역은 사실 강력한 다자 구조가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나토나 유럽연합 같은 강력한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느 시점이 되면 이런 구조를 공식화하자는 제안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도 최근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지역 다자 안보 협력체 구성의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녹취:에스퍼 장관] “I think the more we can move away from bilateral relationships..”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동맹과의 협력은 다자 협력으로 발전해야 더 강력해진다며, 나토는 “훌륭한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월 초 일본 도쿄에서는 쿼드 4개국 외교장관이 참석하는 회의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이 회의 후 “미국은 쿼드 국가들과 함께할 것”이라며 “쿼드의 파트너로서 중국 공산당의 착취와 부패, 강압으로부터 우리 국민을 보호하고 협력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폼페오 장관] “America stands with each of you…”
미국과 인도 사이에 중국을 겨냥한 군사협력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양국은 최근 인도 뉴델리에서 외교,국방장관이 참여하는 ‘2+2’ 회담을 갖고 미사일과 드론 등을 정확하게 타격하는 데 중요한 군사지리정보 공유를 위한 ‘기본교류협력협정’(BECA.베카)를 체결했습니다.
양국의 군사분야 협력 확대를 위한 협정 체결은 2002년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체결 이후 18년 만입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회담 직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특히 중국의 공격성과 불안정을 야기하는 활동들이 증가함에 따라 모두를 위한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지원하기 위해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에스퍼 장관] “We stand shoulder to shoulder..”
인도는 그동안 전략적 중립성 훼손을 우려해 미국과의 군사정보 공유 협정 체결을 망설여왔습니다.
하지만 중국과의 국경분쟁으로 군사적 긴장이 갈수록 고조된 것이 인도의 입장 변화를 이끌었다는 분석입니다.
폼페오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앞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공산당의 안보 위협에 대항하고, 평화와 안정 증진을 위해 양국 간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6일 인도를 중심으로 미국과 일본이 참여하는 다국적 해상 연합훈련인 ‘말라바’가 실시됐으며, 올해는 호주가 13년 만에 다시 참가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