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동맹인 미국 대신 다른 파트너를 선택한다면 지난 70년과 완전히 다른 상황을 맞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선택을 강요받는 정치적 환경에 놓였지만, 미-한 동맹에 대한 한국의 인식은 변함이 없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한국이 미래에 다른 파트너를 선택한다면, 학자들은 미국과 동맹을 유지했던 70년을 한국 역사상 가장 평화롭고 번영했던 시기로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 / 전 백악관 보좌관] “If Korea were to choose another partner in the future, scholars shall record that Korea's most peaceful and prosperous period in its history has been those 70 years when it was allied with the United States.”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보좌관을 지낸 차 석좌는 VOA에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이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대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차 석좌는 “미국과 중국이 (한쪽이 득을 보면 다른 한쪽이 손해를 입게 되는) ‘제로섬’ 경쟁을 벌이면서 한국이 주요 동맹과 최대 이웃국 사이에서 위험 분산 공간을 찾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 / 전 백악관 보좌관] “It is true that the zero-sum competition between the US and China is making it harder for Korea to find hedge space between its key ally and largest neighbor. Korea does not want to be entrapped by one or abandoned by the other.”
그러면서 “한국은 어느 한쪽에 의해 얽매이거나 다른 한쪽에 의해 버려지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하고 있다는 관측은 “한국은 70년 전에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하는 게 아니다”라는 이수혁 주미 한국대사의 발언이 나오면서 논란으로 번졌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출신인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은 VOA에 “이 대사를 안다”며 “미-한 동맹이 한국과 미국 안보에 필수적이라는 것을 대단히 잘 아는 사람”이라고 밝혔습니다.
[마이클 그린 CSIS 선임부소장 / 전 백악관 보좌관] “I know Ambassador Lee and believe he knows full well that the U.S.-ROK alliance is indispensable for Korean and American security…as polls in both countries show the public also recognizes.”
또한 “미-한 양국의 일반 국민 모두 이런 사실을 인정한다는 것은 여론 조사를 통해서도 나타났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린 부소장은 한국 관리들 사이에서 논란을 일으키는 발언이 거듭 나오는 데 대해 국내 정치 환경을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이 대사의 발언은 한국이 파트너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한국 국회 내 진보 세력의 신뢰를 얻으려는 시도로 보일 뿐, 한국이 미국을 선택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마이클 그린 CSIS 선임부소장 / 전 백악관 보좌관] “I suspect this was a case of trying to gain more credibility with the progressives in the National Assembly by demonstrating that Korea is free to choose its partner. I do not think he meant that Korea should not choose the United States.”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일각에선 이 대사의 발언을 동맹의 미래에 대한 한국의 어정쩡한 태도로 해석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긍정적인 인식을 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한 동맹의 힘은 단지 70년 역사 때문만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의도적인 헌신을 기반으로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는 분석입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FDD 선임연구원] “The Ambassador’s words are actually very positive about the future of the alliance and his intent to say that its strength is built on the foundation of the deliberate commitment today and in the future and not simply because we have had an alliance for 70 years...To think the alliance is "automatic" is the insult. To know that it takes deliberate decision to sustain the alliance and make it better demonstrates the highest level of respect for the alliance.”
맥스웰 연구원은 “동맹이 ‘자동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모욕”이라며, “동맹을 유지하고 개선하겠다는 의도적 결정이 필요함을 아는 것이 동맹에 대한 최고 수준의 존중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