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안보 최대위협, 이란·러시아·중국·북한 순”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이 열렸다.

북한을 미국의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꼽은 미국인이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앞으로 미국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응답자 비율도 2015년 이후 최저치로 나타났습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인들은 이란을 `미국의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을 가하는 나라’로 꼽고 있다고,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가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미국 성인 1천 19명을 대상으로 지난 1월 10일부터 사흘간 실시해 26일 공개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 중 가장 많은 34%가 이란을 최대 위협으로 지목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을 최대 위협으로 지목한 응답자는 13%로, 2위인 러시아(28%)와 중국(16%) 보다 적었습니다.

이란이 미국 안보의 최대 위협국으로 지목된 건 조사 시점과 관련이 있다고 협의회 측은 설명했습니다. 이번 조사가 미국이 카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을 사살한 이후 양국 간 긴장이 격화되는 시점에 진행됐다는 겁니다.

2017년과 2019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각각 6%와 10% 만이 이란을 미국 안보의 최대 위협국으로 지목했었습니다.

북한의 경우 위협국으로 지목한 응답자가 줄어든 것 외에, 북 핵 프로그램이 향후 10년 미국의 중요 이익에 잠재적으로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밝힌 응답자의 비율도 2015년 이후 가장 적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52% 만이 북 핵 프로그램이 미국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응답했는데, 2017년 75%의 응답률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남북한의 긴장 상태가 미국의 이익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2018년 53%에 비해 절반에 불과한 26%로 나타났습니다.

협의회는 북한의 핵 개발을 중단시키기 위해 미국이 실행할 수 있는 압박 조치에 관한 미국인들의 견해는 2015년 이후 비교적 변화가 없었지만, 올해는 “두 가지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첫째, 대북 압박 조치의 일환으로 북한을 상대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는 것을 찬성하는 비율이 2015년 50%에서 올해 60%로 증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둘째, 북한이 더이상 핵무기를 생산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대가로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는 방안을 지지하는 비율이 2017년 21%에서 올해33%로 늘어났습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과반수 이상의 미국인이 반대하고 있지만, 이런 변화는 면밀하게 지켜볼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미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대북 압박 수단은 더 강도 높은 대북 제재로, 73%가 지지 입장을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또 미국인 과반수는 북한에 대한 무력 사용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응답자의 57%와 67%가 북 핵 생산 시설에 공습을 가하는 조치와, 북 핵 생산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미군 병력을 보내는 방안에 반대했습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했을 때 미국이 제시할 수 있는 상응책에 관한 의견도 포함됐습니다.

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상응 조치는 북한과의 공식 외교관계 수립으로, 무려 81%가 지지했습니다. 62%는 북한에 대한 경제적, 인도적 지원 제공을 선호했습니다.

북한의 비핵화가 달성됐을 경우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0%가 부분적 철수를, 24%는 완전 철수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지다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