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서 종전선언 결의안 진전 없어...민주당 진보의원 중심 지지 한계

미국 워싱턴의 연방 의사당.

미 하원에서 한국전 종전선언 결의안이 추진되고 있지만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의회에서는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취하기 전에 종전선언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견해가 우세합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22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또다시 한반도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지난해 2월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북 비핵화 협상과 남북 대화가 모두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입니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 의회에서도 지난해 한국전 종전선언 결의안이 발의됐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입니다.

미 의회에서는 종전선언이 ‘북한의 비핵화 조치 이후’ 논의될 수 있는 사안으로 거론돼 왔습니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당적을 막론하고, 종전선언이 비록 정치적 선언일지라도 북한의 구체적 비핵화 조치 이후에 논의할 수 있다는 견해가 우세합니다.

크리스 쿤스 민주당 상원의원.

외교위원회 소속의 크리스 쿤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앞서 VOA에, “북한의 비핵화에 진전이 있을 경우 종전선언을 하는 것은 완벽하게 타당하다”며, 종전선언에 앞서 북한의 비핵화 진전이 선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습니다.

[녹취:쿤스 의원] “I think if there is progress in denuclearization, it would be perfectly reasonable for there to be a declaration of the end of the war…”

군사위원회 소속의 댄 설리번 공화당 상원의원도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해야 종전선언을 논의할 수 있고, 또 종전선언을 위해서는 38선 인근 북한의 “도발적인” 병력 배치 문제도 함께 제기돼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관점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댄 설리번 공화당 상원의원.

[녹취:설리번 의원] “I think there is also the issue…”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에서는 종전선언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있지만 진보 성향의 민주당 의원들 중심이라는 꼬리표를 여전히 떼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로 칸나 하원의원이 지난해 2월 하노이 회담 직전 한국전 공식 종결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대표 발의할 당시 참여한 의원 19명 중 한 명을 제외한 18명 모두 진보코커스 소속입니다.

로 칸나 민주당 하원의원.

이후 현재까지 총 47명의 지지 의원을 확보했지만 여전히 진보코커스를 넘어서 지지층을 넓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보코커스의 ‘대북 어젠다’를 주도하는 칸나 의원은 앞서 VOA에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김정은이 비핵화에 집중하게 할 수 있다”며, 북한의 비핵화 조치 견인을 위한 평화협정 체결과 남북 경제협력 사업 활성화 등을 주장해 온 인물입니다.

[녹취:칸나 의원] “We need a permanent peace deal…”

칸나 의원은 지난해 한국전 종전선언 결의안을 의회가 매해 무조건 통과시켜야 하는 국방수권법안에 포함한 형태로 추진해 하원 본회의까지 통과시켰지만, 결국 최종안에는 포함되지 못하고 의결이 좌절됐습니다.

당초 칸나 의원은 올해도 국방수권법안에 한국전 종전선언 촉구 결의 조항과 예멘 내전 개입 중단 조항 포함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종전선언 관련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