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한 국방장관 회담 24일 워싱턴 개최...“연합훈련·방위비 분담금 등 논의”

지난해 11월 제6차 아세안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를 위해 태국을 방문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과 정경두 한국 국방장관이 방콕에서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했다.

미국과 한국의 국방장관이 다음주 미국 워싱턴에서 만납니다. 3월로 예정된 미-한 연합훈련과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주한미군 추가 배치, 방위비 분담 문제 등을 논의할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방부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 정경두 한국 국방장관이 오는 24일 미국 워싱턴에서 만난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는 이번 회담에서 국방 관련 주요 현안이 모두 논의될 것이라며, 특히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미-한 협상팀의 협상과는 별개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드’ 성능 개선 문제를 비롯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문제 등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다음달 초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한 연합훈련은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으로 시행할 알려진 가운데 두 장관은 일정과 규모 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한국 군 당국은 9.19 남북 군사 합의로 미-한 연합훈련이 제한된다는 최근 언론보도를 부인한 바 있습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의 지난 3일 브리핑입니다.

[녹취: 최현수 대변인] “9.19 군사 합의로 인해서 한-미 연합훈련이 제한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현재 기갑부대의 기동훈련 및 포사격 훈련은 9.19 군사 합의를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진행되고 있고요.”

아울러 미-한 군 당국은 현재 연합지휘소훈련을 계획해 놓고 있으며 양측은 훈련 연기를 검토한 바 없다고 한국 국방부는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올해가 6.25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으로, 미-한 동맹과 연합방위 태세가 굳건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한 동맹 간 현안들이 모두 논의되는 만큼, 이번 국방장관 회담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한 자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지난해 타결을 이루지 못한 미-한 방위비분담 (SMA) 협상은 물론 주한미군에 배치된 사드 업그레이드 문제 등에 한국 내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올해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미-한 간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미-한 협상팀은 앞서 지난해 9월부터 이달 15일 회의까지 모두 6차례의 협상을 통해 실무 부분에서의 논의를 어느 정도 진척시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로의 입장이나 한계 등을 충분히 이해하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또한 현지 시간 15일 독일 뮌헨안보회의 기간 중 만난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과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은 조만간 7차 실무 협상을 재개하고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하자는데 공감했습니다.

7차 실무 협상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방위비 분담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뤄져야 할 7차 협상이 날짜조차 잡히지 못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는 겁니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박원곤 교수는 18일 VOA에, 이제 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실무선의 논의가 이뤄지고 서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최종 타결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지금 실무는 이야기는 다 됐는데 최종적인 책임자들, 결국 대통령이 뭔가 합의를 하지 않는 한 만나 봤자 얘기될 게 없다는 분위기잖아요. 지금도 날짜가 안 잡히지 않았습니까? 지난주에는 될 거라 했는데 이렇게 되면 좀 어려워지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 합의라는 것은 우리는 총액제니까 얼마로 갈 거냐, 그 부분에 대해 여전히 차이가 있고”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VOA에 이달 중 7차 실무 협상 개최는 어려울 것이라며, 총선이라는 변수를 고려할 때 3월 말 또는 4월 초가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실무급에서 논의가 되고 있지만 누가 어느 정도 양보할지에 대한 이해관계가 성립이 안 된 상황에서, 4월 전에 타결이 되더라도 합의 내용은 4월 15일 총선 이후에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녹취: 전문가] “지금 이게 여러 가지로 얽혀있는 사안이 있잖아요. 정치적인 이슈인데 총선이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에 그걸 무시하고 총선 전에 현 정부가 미국이 원하는 수준의 분담률에 동의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니까. 그게 어렵다면 그러면 미국이 양보해야 한다는 것인데 미국은 그럴 의향이 없어 보이고 그렇다면 정치적인 요소를 빼고 가야 된다는 것인데 그걸 뺄 수 있는 방법은 총선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거죠.”

이런 가운데 주한미군사령부는 18일 로버트 에이브럼스 사령관과 스티븐 윌리엄스 참모장이 주한미군 한국인노동조합 측과 만나 방위비 분담금 합의가 없다면 무급휴직에 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고 밝혔습니다.

방위비 분담금 합의가 조속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의 자금이 모두 소진되기 때문입니다.

윌리엄스 참모장은 잠정적인 무급휴직은 주한미군과 한국인 근로자 모두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19년 미-한 방위비 분담협정(SMA)은 지난해 말 만료됐으며 주한미군사령부 측은 오는 4월 1일부터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무급휴직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미-한 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업그레이드 문제 역시 이번 미-한 국방장관 회담에서 논의될 전망입니다.

미 국방부는 최근 사드 추가 발사대 배치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한국 내에서는 사드 발사대를 수도권으로 옮기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 국방부는 14일 사드 발사대 이동배치 문제는 전혀 논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다만, 미국 측으로부터 사드 성능 개량에 대한 설명은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북한의 새로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지속적으로 이뤄진 만큼 방어력 강화는 당연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현재 ‘사드’가 지역방어 차원에서 경북 성주, 즉 남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미군 전력이 경기도 평택에 집중된 만큼 수도권 방어에 대한 필요성이 있다는 겁니다.

한국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원 이호령 연구위원은 VOA에, 미-한 국방장관 회담의 경우 결국 한반도의 방어와 안보 강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호령 연구위원] “새로운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한 취약성 여부에 대한 부분도 방어력을 높여야 할 테고 이런 데 대한 논의가 필요한 거죠. 그런 측면에서 사드 운용의 융통성을 높이기 위해서 레이더랑 포대를 분리시키는 방안이 가능하다면 어느 지역에 위치시킬 것인지, 통합적인 레이더 운용법이라든지, 왜냐하면 이게 사드의 레이더망을 통해 팩-2, 팩-3같은 경우도 같이 연계해서 본다고 하면 방어망이 좀 더 촘촘하게 통합된 것으로 간다면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 이런 게 최상위 차원에서의 결정들이 필요한 거겠죠.”

이 연구위원은 상대방이 공격력을 높일 때 방어력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한반도의 안정과 동북아시아 지역의 안보적 균형을 맞추는 게 결코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박원곤 교수는 이와 관련해 미국이 추진하는 통합체제는 한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미국이 추진하는 전반적인 시스템의 지속적인 개편 작업이라며 한국에 대한 탄도미사일 위험이 사실상 큰 만큼 한국에 우선적으로 배치가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중국 측에 ‘사드 추가 배치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만큼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중국의 반발이 우려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