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장관은 북한과의 핵 협상이 과거보다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대북 억제력을 유지하면서 계속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페리 전 국방장관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로 인해 누가 협상을 하든 대북 협상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밝혔습니다.
페리 전 장관은 29일 미국 비영리 단체인 ‘커먼웰스 클럽’이 주최한 ‘신 핵무장 경쟁과 대통령의 권한’이라는 주제의 화상 세미나에서 미-북 비핵화 협상 전망에 대한 VOA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녹취:페리 전 장관]“It's much more difficult whoever negotiate with them. All I had to do was to persuade them not to build a nuclear arsenal. Whoever negotiates with them now has to make them give up on arsenal. They already have it.”
과거 자신이 북한과 협상했을 당시에는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전부였지만, 지금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에 이를 포기하도록 설득해야 한다는 겁니다.
페리 전 장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대북 억제력 상태를 유지하면서 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해 계속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4년부터 1997년까지 국방부 장관을 지낸 페리 전 장관은 1998년 ‘대북조정관’으로 임명된 뒤 이른바 ‘페리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대북 협상을 주도했습니다.
페리 프로세스는 북한이 미사일과 핵 개발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할 경우 3단계에 걸쳐 경제적 보상과 미-북 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에 나서는 것이 핵심 내용이었습니다.
페리 전 장관은 이날 세미나에서 현재의 미-북 협상이 성공할 것으로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 방식이 아무런 성공의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페리 전 장관] “I don't have high hopes that it will be successful. Certainly, the approach was taken by President Trump showed no sign of success at all. Because he didn't understand the basic reason why the North Koreans had the nuclear weapons…”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왜 핵을 갖고자 하는지 기본적인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으며, 북한이 핵 보유에 대한 절박성을 느끼지 않도록 ‘체제 전복’에 대한 그들의 우려를 해소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준비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페리 전 장관은 자신은 북한의 주장에 근거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북한은 미국이 자신들의 정권을 전복하려 한다는 두려움 때문에‘억제력’ 차원에서 핵무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