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커리 오픈 도어즈 USA 회장] "북한의 국제사회 편입 의지, 종교자유 등 인권 논의로 확인해야"

오픈 도어즈 USA의 데이비드 커리 회장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국제사회 편입 의지를 확인하기 위해 종교 자유 등 인권 개선 논의를 미북 협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미 종교 단체 대표가 말했습니다. 지난주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을 20년 연속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가로 지목한 오픈 도어즈 USA의 데이비드 커리 회장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강제수용소 내 북한 기독교인들의 상황을 우려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또 바이든 행정부가 국제종교자유 상황을 진지하게 다룰 것으로 낙관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지난 17일 커리 회장을 전화로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최근 ‘2021세계 기독교 감시 목록’을 발표하셨습니다. 오픈 도어즈가 기독교 박해국 목록을 해마다 발표하는 이유가 뭔가요?

커리 회장) 우리는 종교 자유와 관련해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연관된 사건과 자료들을 기록하고 추적하길 원합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종교 자료를 공부할 수 있는지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기독교의 경우 성경에 접근해 관련 공부를 할 수 있는지,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지를 보는 겁니다. 가령 기독교인이라면 교회 예배에 참석할 자유가 있는지, 신앙 때문에 기독교에 대한 폭력 사건이 발생하는지 등을 분석하는 겁니다. 우리는 이런 지속적인 추적과 감시 활동을 통해 전 세계 종교 자유, 특히 기독교인들의 상황이 개선됐는지 보길 원합니다.

기자) 종교의 자유가 왜 중요합니까?

커리 회장) 종교의 자유는 개인이 종교적 신앙에 따라 성경이든 다른 책이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읽을 수 있는 능력, 그리고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신앙을 갖고 싶은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역량을 말합니다. 북한 주민들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자신만의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분들은 분명히 현명한 사람들이죠. 따라서 북한 주민들 스스로 신앙을 결정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영적으로 개인적인 신앙을 가질 때 더 나은 시민, 더 훌륭한 지역 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북한 당국이 기독교인들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북한 주민들은 현재 성경을 읽고 예배에 참석할 자유가 없습니다. 이런 신앙의 자유가 주어질 때 가정은 더 행복하고 마약이나 범죄율도 줄어듭니다. 저는 북한 정권이 종교의 자유를 개방하면 국가에 많은 혜택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의 종교 자유 상황에 좀 변화가 있었나요?

커리 회장) 북한은 20년 연속 세계 기독교 감시목록에서 (최악인) 1위에 올랐습니다. 이는 기독교인들에 대한 종교적 박해를 측정하는 모든 면에서, 그것이 개인적인 삶이든 공적인 삶이든, 북한은 예수를 따르는 것이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장소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북한에 기독교인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북한 주민들이 종교의 자유를 갖길 원한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이 알도록 그들의 이야기를 말하길 원합니다. 북한의 기독교인들은 조국을 사랑하고 국가를 위해 좋은 주민이 되길 원합니다. 동시에 그들은 자신의 믿음을 갖고 신앙생활을 하며 그것에 대해 말하고 성경을 공부할 권리를 갖길 원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모든 게 허용되지 않습니다. 북한 정권의 잔혹함 때문이죠. 북한의 강제수용소에는 성경을 소지했거나 기독교인이라는 의심만으로 체포돼 수감된 사람들이 수만 명에 달합니다. 이들 중 다수가 질병과 영양실조로 사망합니다. 매우 열악한 곳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올해에도 세계 기독교 감시 목록에서 최악의 국가에 오른 겁니다.

오픈 도어즈 USA의 데이비드 커리 회장이 13일 온라인을 통해 '2021 세계 기독교 감시 목록'을 발표하고 있다. 북한은 20년 연속 최악의 기독교 박해 국가로 지목됐다.

기자) 북한 정권의 종교 박해 가운데 무엇이 가장 심각한 사안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커리 회장) 북한 내부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가 무엇인지 규명하기는 쉽지 않지만, 북한 내 인권 개선을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은 있다고 봅니다. 미-북 핵 협상의 경우 우리는 북한 정권이 핵·미사일 관련 합의를 준수하는지 확인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리라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핵과 무기뿐 아니라 인권 등 국제사회 편입에 대해 대화한다면, 북한 정권이 이에 대해 진지한지는 90일 정도면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국제적십자사에 강제수용소를 방문해 기독교인과 다른 수감자들이 식량과 약품을 얻기 위해 어떤 환경에 처해 있는지 확인하도록 요청할 수 있을 겁니다. 이것이 쉽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조치를 어떤 수준에서든 대북 협상 논의의 일부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바이든 행정부에 북한의 종교 자유와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제안이나 권고를 하고 싶으신가요?

커리 회장) 우리는 (국제 기독교 자유 상황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에 몇 차례 브리핑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기독교인들을 위한 종교 자유에 매우 진지하게 임할 것이라는 데 우리는 희망적입니다. 특히 북한과 관련해서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북한의 국제사회 편입 의지를 확인하기 위해 미-북 협상에서 인권을 논의의 일부에 포함시키는 것 등 다른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기자) 최근 한국 정부와 집권 여당이 추진한 대북전단금지법으로 북한에 전단과 USB 등을 통해 성경 등 기독교 관련 소식을 전하던 단체들도 활동을 못 하게 됐습니다. 이 사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커리 회장)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 정확하게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이 성경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픈 도어즈는 사람들이 종교의 자유를 갖고 성경에 접근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어떤 특별한 종교를 갖도록 강요하는 게 아닙니다. 그런 강요는 기독교 신앙이 아닙니다. 기독교는 뭔가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개인의 결단입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우리는 북한 주민들이 성경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하며, 북한과 모든 나라에서 평화적으로 자신의 신앙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끝으로 이 방송을 듣는 북한 주민들에게 어떤 말씀을 하고 싶으신가요?

커리 회장) 제가 간단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가 여러분의 상황을 알고 있고 돌보길 원한다는 겁니다.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 여러분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특히 북한 내부에 기독교 신앙을 가진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여러분을 형제와 자매로 여기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러분이 자유를 얻을 때까지, 여러분의 목소리가 들리도록 이런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