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관련한 소셜미디어 게시물들에 전 세계 인터넷 이용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에 맞춰 북한도 유튜브를 비롯한 소셜미디어 활동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지만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전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는 북한의 영문명인 ‘노스 코리아(North Korea)’를 주제로 한 영상 수 만 개가 올라와 있습니다.
특히 일부 동영상은 시청 횟수가 급증하면서 조회수 1천 만을 넘긴 경우가 지난해보다 많은 12개로 늘어나고, 2천만 번 이상 시청된 동영상도 올해에만 2개가 새로 생겼습니다.
대부분 외부의 시각으로 북한을 바라보는 내용들인데, 폐쇄적인 북한에 대한 인터넷 이용자들의 관심을 반영한다는 지적입니다.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북한’ 관련 동영상은 지난 2017년 북한 군인 오청성 씨가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한국으로 넘어오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2천190만 명이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열병식에서 행진하는 북한 군인들의 모습에 1970년대 가수 ‘비지스’의 ‘스테잉 얼라이브’라는 노래를 배경으로 입힌 동영상이 2천33만 조회수로 2위를 기록 중입니다.
이 영상에는 약 6만 명이 댓글을 남기는 등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대부분 북한 군인들의 진지한 표정과 행동을 조롱하는 내용들입니다.
그밖에 지난해까지 800만 조회수를 기록했던 탈북자 이현서 씨의 테드(TED) 강연, 그리고 박연미 씨의 2014년 연설을 담은 동영상도 올해 각각 1천만 시청 횟수를 넘겼습니다.
이현서 씨의 테드 강연 영상입니다.
여기에 1천 만 조회수에 근접한 동영상까지 합치면 ‘북한’과 관련해 높은 시청 횟수를 기록한 동영상은 20개가 넘는데, 이 중 일부는 게시된 날짜가 1년이 채 안됐습니다.
‘북한’에 대한 외부 세계의 관심이 최근 들어 급증했음을 암시하는 대목입니다.
실제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이 제기됐던 지난 4월 말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이 김 위원장을 주제로 제작한 동영상은 현재 860만의 시청 횟수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북한’에 대한 관심은 유튜브뿐 아니라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각종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한 예로, 지난해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언급하며 군사적 위협을 했을 당시 트위터 등에는 ‘북한에게’를 제목으로 한 게시물이 연이어 올라왔었습니다.
자신이 사는 동네가 더 이상 미국이 아닌 만큼 공격을 삼가해줄 것을 당부하거나, ‘선물을 보낼 때 영수증도 첨부하라’는 등의 장난 섞인 내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처럼 북한에 대한 소셜미디어 게시물들은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조명하거나, 서방세계와는 다른 경직된 모습을 비판하고 풍자하는 등의 부정적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최근 여러 나라들에서 텔레비전 등 전통미디어 시청 인구가 줄어드는 대신 유튜브 등 각종 소셜미디어(SNS) 사용자가 크게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에 맞춰 북한도 정권 차원에서 각종 소셜미디어 계정을 운영하는 등 새로운 추세에 맞추려는 모습이 감지돼 왔습니다.
북한이 운영 중인 트위터 계정 중 가장 많은 팔로워, 즉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민족끼리’는 다음달이면 개설한 지 10년이 됩니다.
이 기간 ‘우리민족끼리’의 트위터에는 약 4만 개의 글이 게시됐습니다.
또 사진 등을 올릴 수 있는 소셜미디어 ‘플리커’에도 북한은 공식 계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올라온 사진만 2만 개가 넘는 등 게시물 숫자로만 본다면 매우 활발한 모습입니다.
다만 이런 노력과 달리 외부 세계에서 ‘북한’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갖는 관심도는 매우 낮습니다.
게시물들에 대한 조회수가 매우 낮고, 리트윗 즉, 게시물을 인용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낮은 관심도’에 대해 기존의 체제선전 방식을 그대로 소셜미디어에 도입하는 등 전 세계 인터넷 이용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최근 북한은 평양의 어린이나 일반인의 일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리는 등 기존과 다른 방식을 시도하는 모습도 관측됐습니다.
‘평양 어린이’를 제목으로 한 유튜브 동영상입니다.
[녹취: 평양 어린이 유튜브] “수진아, 우리 공원에 가서 놀자. 싫어, 난 학교에 갈래”
그러나 이런 방식의 동영상 역시 한국 언론 등 외부에서 주목을 받을 때만 잠깐 관심을 받을 뿐, 구독자나 조회수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