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가 내년 2월 종료를 앞둔 핵무기 감축 협정을 위한 협상에 돌입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핵무기를 증강하는 중국도 감축 협상에 참여할 것을 촉구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마셜 빌링슬리 미 군축 담당 특사는 3일 자신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미 전략잠수함의 핵심 모항인 조지아주 킹스베이 해군기지를 방문한 사진을 올렸습니다.
빌링슬리 특사는 군 관계자들과 함께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을 살펴보는 모습을 공개하며‘최고의 해상 억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달 31에는 노스타코타주 마이넛 기지에서 미국의 3대 핵전력으로 불리는 미니트맨 3의 탄두 조립 훈련에 참관하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빌링슬리 특사는 내년 2월 만료되는‘신전략무기감축협정’ 일명‘뉴스타트(NEW START)’를 대체할 새로운 핵군축 협상을 주도하는 인물입니다.
미국의 협상 책임자가 본격적인 핵 군축 협상을 앞두고 미국의 주요 핵 전력을 잇따라 시찰하며 그 모습을 공개한 겁니다.
뉴스타트는 지난해 8월 미-러‘중거리핵전력(INF)’조약이 폐기되면서 효력을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핵 군축 조약입니다.
2010년 4월, 당시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서명했고, 의회 비준을 거쳐 이듬해 2월 5일 발효됐습니다.
[녹취: 오바마 전 대통령/2010년 4월]“I'm pleased to announce that after a year of intense negotiations, the United States and Russia have agreed to the most comprehensive arms control agreement in nearly two decades.”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핵무기 탑재 폭격기와 여기에 장착하는 핵탄두를 줄이는 것이 핵심 내용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양국이 각각 실전 배치한 폭격기 등 핵미사일은 700기, 여기에 장착한 핵탄두는 1550개, 전체 발사체(실전 배치+비배치) 보유는 800기로 각각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협정 체결 이전인 2009년 미국은 800기 이상의 운반체와 2000개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했고, 러시아는 600기 이상의 운반체와 2700개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국은 현재 뉴스타트가 설정한 감축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미 국무부가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실전 배치된 미사일655기, 핵탄두 1373개, 전체 발사체 800기를, 러시아는 각각 485기와 1326개, 754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협정은 내년 2월 5일 종료되는데, 2026년까지 5년 더 연장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는 일찌감치 조건 없이 협정을 자동 연장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핵무기를 증강하며 군사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중국을 포함한 포괄적인 핵 군축 협정 체결을 원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22일, 미국과 러시아는 협정 종료를 7개월 여 앞두고 처음으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습니다.
미국은 중국도 초대했지만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당시 빌링슬리 특사는 중국은 미국, 러시아와 성실하게 협상에 임할 의무가 있지만 나타나지 않았다며,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녹취: 빌링슬리 특사]“They have an obligation to negotiate in good faith with us and the Russians, they stood up not just the United Stated and Russia but they stood up the entire world. It’s regrettable.”
중국은 이에 대해 미국의 핵무기는 중국의 약 20배 규모라며 미국이 중국 수준으로 핵무기를 감축할 의사가 있다면 협상에 참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3국 협상을 원하는 것은 뉴스타트 연장에서 물러날 구실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달 28일,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첫 실무 협상을 벌였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