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의사당 난입’ 특검 소환…미 의회, 대통령 ‘무력사용권’ 폐지 추진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지난 2021년 1월 6일 의사당에서 각 주 선거인단의 대선 결과 인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검사 조사와 관련해 소환장을 받았습니다. 미 의회가 이라크 전쟁 등과 관련해 대통령에게 부여한 ‘무력사용승인권한(AUMF)’ 폐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오는 2025년부터 물가 인상률을 뛰어넘는 약값에 대해서 제약회사가 그 차익을 정부에 환불(rebate)해야 한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특검에 소환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결과 번복 시도를 조사 중인 특검이 펜스 전 부통령에게 소환장을 발부했습니다. ‘AP’ 통신과 ‘ABC’ 뉴스 등이 소식통을 인용해 9일 보도한 내용인데요. 보도에 의하면, 잭 스미스 특검은 소환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이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어떤 시도를 했는지와 관련해 펜스 전 부통령의 문서와 진술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특검이 펜스 전 부통령에게 소환장을 보냈다면, 특검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말인가요?

기자) 네, 언론은 그렇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앞서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에 관해 조사하기 위해 작년 11월, 잭 스미스 특별 검사를 임명했습니다. 특검이 들여다보고 있는 사안은 크게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지난 2021년 1월 6일 발생한 의사당 난입 사태 선동 의혹이고요. 또 다른 하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 혐의입니다. 갈랜드 장관은 첫 번째 의혹과 관련해 “지난 2020년 대선 이후 권력 이양과 2021년 1월 6일에 진행된 선거인단 투표 인증을 불법적으로 방해한 개인이나 단체가 수사의 핵심”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측근이 지난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에 펜스 전 부통령은 시위대의 공격 대상 아니었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의사당 난입 사건 당시 상∙하원 합동회의에서는 펜스 전 부통령의 주재로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을 인증하는 절차가 진행 중이었는데요. 대선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사당에 난입해 몇 시간 동안 진행을 막았습니다. 시위대는 당시 “마이크 펜스를 목매달아라”라고 외치며 펜스 전 부통령이 대선 결과 인증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데 대해 강하게 비난했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도 펜스 전 부통령을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죠?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스 전 부통령에게 선거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권한이 있지 않냐며, 당선인 인증을 거부할 것을 압박했는데요. 하지만 펜스 전 부통령이 이를 거부하면서, 두 사람 사이가 틀어졌습니다.

진행자)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펜스 전 부통령이 조사 대상이 된 것이 이번이 처음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의사당 난입 사태를 조사하기 위해 꾸려진 하원 특별위원회가 지난해 펜스 전 부통령의 증언을 요구했었습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처음에는 특위의 요청이 오면 증언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지만, 이후 특위에 ‘당파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증인 출석을 거부했습니다.

진행자) 펜스 전 부통령이 이번에 특검의 조사에는 협조할까요?

기자) 펜스 전 부통령이 특검의 자료 요청을 어느 정도까지 수용할지, 또 직접 증언에 나설지 등은 아직 불분명합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소환장은 연방 검사들과 펜스 전 부통령 법무팀이 몇 개월에 걸쳐 증언 여부를 논의한 끝에 나왔는데요. 펜스 전 부통령 측은 물론, 특검과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모두 논평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대선 불복 의혹과 관련해서 지금 연방 법무부도 수사를 하고 있죠?

기자) 네, 연방 검찰은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경합주에서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고 시도한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들에 대한 수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연방 검찰은 이미 여러 주의 공화당 의장들에게 소환장을 발부했고요. 또 팻 시폴로니 전 백악관 법률고문과 펜스 전 부통령의 최측근인 마크 쇼트 전 비서실장 등은 대선 불복 의혹과 관련해 연방대배심에 출석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만약 펜스 전 부통령이 특검의 소환에 응해 증언한다면, 미국 역사상 이례적인 일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형사 수사와 관련해 같은 행정부에서 4년간 함께 일했던 부통령이 증언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또 펜스 전 부통령이 증언에 나설 경우, 이미 차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상황이 될 수도 있는데요. 반면, 펜스 전 부통령이 행정특권을 이유로 소환을 거부한다면 법정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6주년을 맞은 2009년 3월, 바그다드 그린존에서 미군 병사들이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두 청동 흉상 앞을 걸어가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 연방 의회에서 이라크 전쟁을 승인한 법률을 폐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 상·하원 의원들이 지난 1991년과 2002년 대통령에게 부여한 ‘무력사용승인권한(AUMF)’을 폐지하는 법안을 9일 발의했습니다. 백악관에 부여한 전쟁 승인권을 의회로 되돌리는 움직임을 보이는 건데요. 이번 법안 발의는 초당적으로 이뤄졌습니다.

진행자) 어떤 의원들이 법안을 발의했습니까?

진행자) 민주당 소속의 팀 케인 상원 의원과 공화당 소속의 토드 영 상원의원 그리고 하원에서는 공화당 소속 톰 콜, 칩 로이 의원과 민주당의 바버라 리, 애비게일 스팬버거 의원이 법안을 주도했습니다.

진행자) 이들 의원이 법안을 마련한 이유는 뭐라고 밝혔습니까?

기자) AUMF 폐지에 수년간 앞장서 온 케인 의원은 성명을 내고, “1991년과 2002년 AUMF가 더는 필요하지 않고 운영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으며 잠재적 오용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케인 의원은 이어 “의회가 구시대적 AUMF를 폐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걸프전과 이라크전을 공식 종료해야 한다”며 이것이 바로 군인들과 참전용사, 그 가족들에게 진 빚을 갚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에서 전쟁을 선포할 권리는 대통령이 아닌 의회에 있는 거로 알거든요?

기자) 맞습니다. 연방 헌법은 전쟁 선포 권한을 의회에 부여했습니다. 하지만, 1991년 걸프전과 2001년 발생한 9.11 테러 이후, 2002년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 의회가 대통령의 군사행동 재량권을 넓혀줬는데요. ‘임박한 위협’에 방어할 필요가 있을 때 대통령의 판단으로 군대 동원을 비롯해 적절한 모든 수단을 쓸 수 있게 한 조치, 바로 무력사용승인권한(AUMF)을 대통령에게 부여한 겁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제 의회가 대통령에게 부여했던 이 권한을 다시 거둬들이려고 하는 거군요?

진행자) 맞습니다. 의회의 이런 움직임은 지난 수년간 계속돼 왔는데요. 의회가 AUMF를 통과만 시키고, 폐지하지 않음으로써 전쟁과 관련해 너무 많은 권한을 백악관에 넘겼다는 주장이 제기됐고요. 무엇보다 ‘끝없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겁니다. 그간 AUMF를 폐지할지 그대로 유지할지 의견이 분분했는데요. AUMF 를 폐지하는 법안이 발의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진행자) 앞서 발의된 관련 법안은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기자) 하원은 지난 2021년 6월, 지난 2002년에 대통령에 부여한 이라크 일대 AUMF를 폐지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68표, 반대 161표로 가결했습니다.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 대통령의 독자적인 판단으로 무력 갈등을 증폭하는 일을 막기 위해 나온 조처였는데요. 하지만, 당시 상원의 문턱을 넘지는 못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법안이 통과할까요?

기자)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성명을 내고, AUMF 폐지 법안을 상원에 상정해 빨리 통과시킬 수 있도록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과 협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 지도부는 AUMF 폐지와 관련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여러 알약이 포장되어 있는 모습. (자료 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은 미국의 보건당국의 정책 발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기자) 네, 미 보건후생부가 지난 9일 제약 산업과 관련한 신규 정책 초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신규 정책의 핵심은 미국의 약값 인상 제어인데요. 핵심은 오는 2025년부터는 약값을 과도하게 인상하는 제약 업체에 대해서는 벌금까지 부과하겠다는 겁니다. 보건후생부는 이런 조치가 지난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내용 알아볼까요?

기자) 보건후생부가 발표한 이번 정책의 정칙 명칭은 '메디케어 처방약 인플레이션 리베이트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의 보험청인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국(CMS)'이 그 시행을 맡게 되는데요. 앞으로 제약 업체가 처방 약의 가격을 인상할 때, 그 인상분이 물가 인상률을 넘게 되면 그 차액을 정부의 의료보험인 '메디케어'에 리베이트, 즉 환불해야 한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진행자) 이번 정책 초안에 대한 정부의 입장 발표가 있었나요?

기자) 네, 하비에르 베세라 보건후생부 장관은 성명에서 "미국인들이 다른 나라 국민들보다 같은 약을 두 배에서 세 배나 더 비싸게 주고 살 필요가 없다"면서 이번에 발표된 정책의 필요성을 설명했습니다. 베세라 장관은 이어 "바이든 행정부는 의료 비용을 낮추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인플레 감축법'을 통해서 그 결과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리베이트를 내라는 것은 업체 측에서 자발적으로 그 차액을 내도록 한다는 건데요. 만약, 업체 측에서 이를 지키지 않게 되면 어떻게 되나요?

기자) 이 경우 벌금을 물게 되는데요. 벌금 액수는 내야 할 리베이트 금액의 125%에 달할 것이란 설명입니다.

진행자) 처방 약 가격이 인상률이 얼마나 높길래 정부가 나서서 이를 제어하려고 하는 거죠?

기자) '로이터' 통신은 지난 2019년을 예로 들어서 설명했는데요. 지난 2019년부터 2020년 1년 사이 미국의 전반적인 물가 상승률은 1.4%였습니다. 이에 반해, 메디케어 보험에 적용되는 처방 약 3분의 1의 가격은 이 기간 7.5% 이상 올랐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처방약 가격은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비싼가요?

기자) 민간 재정 연구 기관인 '피터슨재단'이 지난해 미국의 처방전 약값 관련한 자료를 발표했는데요. 이 재단은 지난 2019년 기준, 미국인 1인당 처방전 약값 지출액은 약 960달러로 다른 선진국 평균인 약 470달러의 2배가 넘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다음으로 약값 지출을 많이 하는 나라는 독일이었는데요. 금액은 1인당 약 770달러로 미국보다 20%나 더 낮은 수준이라고 이 재단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처방 약 가격이 이렇게 비싼 것은 어떤 이유죠?

기자) 피터슨재단은 미국 제약회사가 만든 '브랜드 의약품'이 약 값 인상을 견인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재단 설명에 따르면, 전체 의약품 소비에 브랜드 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도 채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복제약'이 차지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비용 측면을 보면 브랜드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80%가 넘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발표된 정책, 앞으로의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정부는 오는 3월 11일까지 이번 정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수정안에 반영한다는 계획인데요. 이후 정책 수정안은 올해 말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