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역사상 첫 여성 무슬림 연방 하원의원으로 주목받았던 일한 오마르 의원이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제명됐습니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 시절 남부 국경을 통해 불법 입국했다 부모와 격리된 아동 약 700명이 부모와 상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서, 지난 1월 신규 고용 건수가 50만 건을 넘겼고, 실업률은 3.4%로 5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연방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제명되는 의원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네소타주를 지역구로 하는 민주당 소속 일한 오마르 의원인데요. 오마르 의원을 외교위에서 제명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2일 하원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의원들 간의 격렬한 토론 끝에 찬성 218표, 반대 211표로 결의안이 통과했는데요. 공화당에선 기권 한 명을 빼고 전원 찬성했고요. 민주당 의원들은 전원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진행자) 오마르 의원을 외교위에서 제명하는 결의안이 나온 이유가 뭔가요?
기자) 오마르 의원이 몇 년 전 반유대주의적인 발언을 하고 또 미국과 이스라엘을 하마스, 탈레반과 동급으로 놓고 말한 것이 문제가 됐습니다. 결의안은 “오마르 의원은 자신의 말로 인해 국제적 중요성과 국가 안보 문제와 관련해 의회를 대변하는 외교위 의원의 자격을 상실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오마르 의원이 문제의 발언은 한 것은 몇 년 전인데 왜 지금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겁니까?
기자) 작년 중간선거를 통해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하게 되면서 공화당 주도로 결의안이 마련된 겁니다. 공화당 소속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결의안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밝힌 입장을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 “The American military was equal to Hamas and the Taliban…regard to the 9/11 terror attacks that “something happened that day.”
기자) 오마르 의원은 미군을 하마스, 탈레반과 동일시 했고 미국이 탈레반의 공격을 받은 9.11테러에 대해 ‘그날 어떤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며, 하원 외교위 소속 의원으로서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냐는 겁니다. 또 오마르 의원은 이 발언에 앞서 미국인을 ‘벤저민 베이비’라고 표현했다며 이 역시 문제가 되는 발언이라고 매카시 의장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오마르 의원의 발언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는지 들어볼까요?
기자) 오마르 의원은 지난 2019년, 처음 의회에 입성한 후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의원들이 돈에 의해 움직인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친이스라엘 로비 단체인 ‘미국이스라엘공공정책위원회’(AIPAC)를 겨냥해 “문제는 모두 벤저민 베이비”라고 썼는데, 미국 100달러 지폐에 벤저민 프랭클린 초상화가 그려져 있는 것을 빗대서 쓴 글이었습니다. 오마르 의원은 또 ‘누가 이스라엘을 지지해달라고 의원들에게 돈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미국이스라엘공공정책위원회”라고 적었습니다. 이런 발언에 대해 당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냈고요. 오마르 의원은 이후 트위터에 사과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매카시 의장이 문제 삼은 발언이 또 있죠? 미국과 하마스를 동일시 한 발언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지난 2021년, 오마르 의원은 트위터에 미국·이스라엘·하마스·탈레반이 저지른 상상하기 힘든 잔혹한 행위를 봤다며 반인륜적 범죄에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적었는데요. 그러자 미국과 이스라엘을 테러 단체와 동일시했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오마르 의원은 또 미국-이슬람 관계 위원회 행사에서 9·11테러를 언급하며 ‘일부 사람들이 어떤 일을 했다’고 말했는데요. 전대미문의 테러 공격으로 약 3천 명의 무고한 생명이 희생된 사건에 대해 이런 식으로 표현한 것을 두고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이런 발언이 결국 외교위 제명으로 이어졌는데, 오마르 의원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오마르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자신에 대한 결의안은 ‘누가 미국인이 될 수 있느냐에 대한 것’이라며, 아프리카 무슬림 이민자 출신인 자신이 표적이 된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녹취: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 “"My voice will get louder and stronger! My leadership will be celebrated around the world, as it has been!”
기자) 오마르 의원은 이어 “나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강해질 것”이며 “지금까지 그래왔듯 나의 리더십은 전 세계에서 기념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오마르 의원은 미 연방 하원의원으로 당선될 때부터 화제가 됐던 인물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8년 중간선거에서 미 역사상 첫 여성 무슬림 연방 하원의원 2명이 탄생했는데, 그 가운데 한 명이 오마르 의원이었습니다. 오마르 의원은 소말리아 이민자 가정 출신인데요. 이슬람 여성들이 머리를 가릴 때 쓰는 히잡을 쓰고 의정 활동을 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의원들이 전원 반대표를 던졌는데요. 여전히 오마르 의원을 지지하고 있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표결 결과에서 알 수 있듯 이날(2일) 표결은 당적에 따라 정확히 양분됐고요. 민주당 의원들은 오마르 의원이 의회에 가져온 영향을 옹호하며 외교위 제명에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특히 흑인과 중남미계, 진보 성향의 의원들은 공화당이 오마르 의원에 대해 인종차별적인 공격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2019년 오마르 의원과 함께 첫 여성 무슬림 의원으로 의회에 입성한 라시다 탈리브 의원은 눈물을 흘리며 “우리나라가 당신을 실망시킨데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정치적 복수’라는 주장도 나왔다고요?
기자) 네,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대표는 오마르 의원이 실수한 적도 있고 반유대적 비유를 사용했다고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이날(2일) 표결은 “책임에 관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 보복에 관한 것”이라고 비판했는데요. 하원은 2년 전, 민주당이 다수당이던 시절에 극우 성향의 공화당 의원인 마저리 테일러 그린 의원과 폴 고사 의원을 상임위에서 제명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의원들은 어떤 입장을 보였습니까?
기자)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오마르 의원이 하원에 불명예를 안겼다”는 결의안에 동조하며, 외교위 활동에 부적합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이클 게스트 공화당 의원은 “공화당과 민주당을 막론하고 외교위에서 활동하고자 하는 의원들은 국제적 민감성과 국가 안보 우려 때문에 최고의 행동 기준을 따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전임 행정부에서 부모와 분리된 불법입국 아동들 상당수가 가족과 재회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남부 국경을 넘은 후 부모와 강제로 분리된 아동들의 ‘가족 재결합’을 위해 마련된 정부 ‘테스크포스’를 통해 약 700명의 아동이 가족과 상봉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2일, 테스크포스 발족 2년을 맞아 이같이 밝히고, 모든 격리 아동이 부모와 재회할 때까지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전임 행정부에서 아이들이 왜 부모와 분리된 겁니까?
기자)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른바 ‘무관용’ 이민 정책이 시행됐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 이민을 줄이기 위해 미국 남서부 국경을 넘은 불법 입국자들은 모두 불법 월경 혐의로 형사 기소한다는 방침을 세웠는데요. 형사 기소되는 사람은 보통 구치소로 가게 되죠. 하지만 아이는 죄가 없으니까 구치소에 함께 보내지 않고 격리하게 된 겁니다.
진행자) 격리된 아이들은 어디로 갔나요?
기자) 일단 별개 보호 시설로 보내진 후 그 뒤 친척이나 위탁 가정을 찾아서 맡기게 됐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들어 무관용 정책으로 형사 기소되는 불법 이민자들이 늘어나면서 부모와 격리되는 아이들도 급증했고요. 해당 정책에 대한 비판의 여론도 커졌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는 정책이 바뀌었나 보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1년 취임 첫날, 무관용 이민정책으로 분리된 가족들을 재결합하는 행정명령을 내렸고요. 이에 따라 관련 테스크포스도 꾸며지게 된 겁니다.
진행자) 무관용 정책으로 부모와 격리된 아이들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국토안보부가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지난 2017년~2021년까지 8천880여 명의 아이들이 가족과 헤어졌습니다. 그 가운데 약 74%가 가족과 재회했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약 1천 명의 어린이는 아직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토안보부는 또 아동 148 명은 현재 부모와 재회하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테스크포스가 어떤 식으로 가족의 재회를 돕는 겁니까?
기자) 자녀와 분리된 가족들은 정부 웹사이트에 가족 재회 서비스에 등록할 수 있습니다. 사이트에 등록하면 보건 관련 서비스뿐 아니라 ‘인도적 임시 입국 허가’ 신청 절차 등의 도움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재회한 아동 중에는 몇 년 만에 부모를 만나는 경우도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은 2일 기자들에게, 13살 때 부모와 분리돼 16살에 다시 어머니와 재회한 10대 소녀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이 소녀는 아직도 왜 자신이 어머니와 떨어져 있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그러면서 정부는 현재 가족 분리가 초래한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 1월 신규 고용 건수가 발표됐군요?
기자) 네, 노동부는 3일 발표에서 지난 1월의 비농업 부문에서의 신규 고용 건수를 발표했습니다. 노동부가 집계한 신규 고용 건수는 무려 51만7천 건인데요. 이는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경제 전문가들의 전망인 18만5천 건의 3배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으로 깜짝 놀랄 만한 실적을 기록한 겁니다. 그리고 앞선 12월의 신규 고용 건수인 26만 건 보다도 두 배 가까이나 많은 수치입니다.
진행자) 이렇게 높은 고용 실적은 얼마 만인가요?
기자) 지난해 7월에 53만 7천 건을 기록한 이후 6개월 만에 50만 건을 넘었습니다. 지난해 2월에 71만4천 건의 신규 고용이 이뤄진 것을 포함해 일 년 사이 3번째로 높은 기록입니다. 지난 2022년 한 해의 월간 평균 신규 고용 건수는 40만 건으로, 지난 1월에는 이보다 10만 건 이상 많은 고용이 이뤄졌습니다.
진행자) 신규 고용 세부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네, 신규 고용을 주도한 부문은 레저와 접객업입니다. 이 부문에서 이뤄진 신규 고용은 12만8천 건입니다. 특히 9만9천 건은 레스토랑과 바에서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이 부문에서의 고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이전보다는 여전히 50만 건 가까이 낮은 수준입니다. 다음으로 많은 고용이 이뤄진 부문은 전문 및 비즈니스 서비스로 여기서 8만2천 건의 신규 고용이 이뤄졌고요. 정부 고용도 7만4천 건 있었습니다.
진행자) 실업률도 함께 공개됐죠?
기자) 맞습니다. 노동부가 밝힌 지난 1월의 실업률은 3.4%입니다. 이 역시 시장의 전망치였던 3.6%보다 낮은 건데요. 전월 3.5%에서 0.1%P 떨어졌습니다. 1월의 실업률은 지난 1969년 5월 이후 5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진행자) 이에 앞서 기업의 고용 건수도 발표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노동부는 지난 1일에는 기업의 구인 건수를 집계해 발표했는데요. 이에 따르면 1천100만 개의 일자리가 열려 있습니다. 실업자 한 사람당 일자리는 1.9개가 열려있는 겁니다. 노동 시장 관련 자료를 종합해 보면, 미국의 노동 시장이 여전히 과열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노동 시장 관련한 자료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데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이를 유심히 들여다보겠죠?
기자) 맞습니다. 연준의 목표는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인데요. 현시점에서 연준의 최고 목표는 물가 안정입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극심한 물가 상승이 다소 진정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인데요. 연준의 입장에서는 최근 지속되고 있는 이러한 노동 시장 과열 양상이 반갑지 않은 소식입니다. 노동 시장 과열이 급여 인상을 야기하고 이것이 다시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연준은 최근 기준금리를 발표했죠?
기자) 맞습니다. 연준은 지난 1일 기준금리를 0.25%P 올렸습니다. 지난해 연속 네 번 0.75%P 올린 것과 비교해 보면 속도 조절이 이뤄진 건데요. 경제 전문가들은 이같은 노동 시장의 과열 양상으로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일자리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결국 지금의 실업률에서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비영리 민간 경제조사기관인 '컨퍼런스보드'는 올해 미국의 실업률이 4.5%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현 수준에서 1%P 올라가는 건데요. 이 기관은 그러면서 올해 상반기 실업 건수가 90만 건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