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제약회사 모더나가 미 보건당국에 6세 미만 어린이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에 대한 긴급 사용 승인을 요청했습니다. 오클라호마주에서 임신 6주가 지나면 낙태를 금지하고 낙태 관련 민간 소송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지난 1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제약회사 모더나가 가장 어린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승인을 신청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모더나가 28일, 미 식품의약국(FDA)에 6세 미만 어린이용 코로나 백신에 대해 긴급 사용 승인을 요청했습니다. 미국에서 5세 이하 어린이에 대한 코로나 백신 신청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미국에선 현재 5세~11세 연령을 대상으로 화이자-바이오앤테크 사의 백신이 긴급 승인된 상황으로, 만약 모더나 사의 이번 요청이 승인되면 미국에선 백신 접종이 전 연령대로 확대됩니다.
진행자) 6세 미만이면 영유아들이 대상이 되는 건데, 접종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 겁니까?
기자) 모더나는 FDA에 25㎍ (마이크로그램)을 두 차례 접종하는 방식을 제안했는데요. 성인이 한 번에 맞는 투여량의 1/4수준입니다. 모더나사는 접종 대상 연령이 어린 만큼 부작용 사례가 크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모더나의 최고 의료 책임자인 폴 버튼 박사는 코로나 백신을 맞고 고열을 보인 어린이 비율은 다른 백신보다 낮다고 밝혔습니다. 모더나사가 지난달 발표한 임상 시험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백신을 맞고 열이 40도 이상 오른 아이들은 0.2%에 불과했습니다.
진행자) 백신의 효과는 어느 정도 입증됐을까요?
기자) 모더나는 생후 6개월~5살까지 어린이 6천70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했는데요. 이들 아이에게 25㎍ 용량의 백신을 두 차례 맞혔더니, 성인과 비슷한 면역 반응을 나타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생후 6개월에서 2세 미만 아동에게서는 51%의 예방효과를 보였고, 2세~5세 어린이에게서는 37%의 효과를 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수치상으로 봤을 때는 그렇게 예방 효과가 커 보이진 않네요?
진행자) 네, 하지만 전염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기승을 부리던 시점에 나온 데이터이기 때문에 앞서 다른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백신 승인 신청 때보다 면역력이 약하게 나타난 것이라는 게 모더나 측의 설명입니다. 버튼 박사는 성인들도 부스터샷을 맞지 않았다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백신의 효능은 이 정도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예방효과가 그렇게 높지 않다면 부모들이 망설이지 않을까요?
기자) 네. 그런 우려도 있는데요. 하지만 보건 전문가들은 백신 효과가 기대 이하라고 하더라도, 백신은 영유아를 코로나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버튼 박사는 ‘AP’ 통신에 “2차례 접종되는 어린이 코로나 백신은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시간이 되면 아이들에게 추가 접종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여기에 대비서도 작업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백신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어린이 인구가 어느 정도 되나요?
기자) 미국에서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6세 미만 어린이 인구는 1천 800만 명에 달합니다.
진행자) FDA가 언제쯤 백신 승인 여부를 결정할까요?
기자) 모더나사는 다음 달 9일까지 관련 데이터 제출을 마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FDA는 모더나사가 데이터 제출을 완료하는 대로 최대한 빨리 움직이겠다고 밝혔습니다. FDA가 승인하면 그다음으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승인 절차를 밟게 되는데요. CDC는 백신이 모든 영유아에게 필요한지, 아니면 코로나 고위험군에 있는 영유아에게만 필요한지 결정하게 됩니다.
진행자)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모더나사의 백신은 성인 대상 백신만 있죠?
기자) 네, 하지만 모더나사의 대변인은 6세∼11세용 코로나 백신과 12세∼17세용 백신에 대해서도 긴급 사용 승인을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2주 안에 해당 연령대에 관한 추가 보충 자료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또 다른 백신 제조사인 화이자사는 영유아용 백신 개발을 안 하고 있습니까?
기자) 화이자사도 조만간 생후 6개월~4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백신 긴급 승인 신청을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화이자의 경우 모더나와 백신 접종 방법에 있어 차이를 보이는데요. 모더나가 성인 용량의 ¼를 두 차례 접종하는 것과 달리, 화이자사는 성인 용량의 1/10을 세 차례 투여하는 방식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연령대는 같은데, 접종 방식에서 차이가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따라서 앤서니 파우치 백악관 수석 의료보좌관은 두 가지 백신의 이점을 직접 비교하고 또 사람들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FDA가 모더나와 화이자사의 백신 승인 검토를 동시에 검토할 것을 제안했는데요. 그럴 경우 화이자사가 백신 승인 신청을 낼 때까지 모더나 백신에 대한 승인 검토는 연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파우치 백악관 수석 의료보좌관은 미국이 이제 코로나 팬데믹 국면에서 벗어났다고 밝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파우치 보좌관은 최근 ‘PBS’ 방송에 출연해 “미국은 확실히 팬데믹 단계를 벗어났다”라고 밝혔습니다. “하루에 90만 명의 신규 환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수십만 명의 입원 환자와 수천 명의 사망자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우리는 현재 확산이 낮은 수준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후 ‘워싱턴포스트’ 신문에, “전 세계적으로는 팬데믹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데는 의심이 여지가 없다”라고 밝혔는데요. 이어 “우리는 여전히 팬데믹을 경험 중”이라며 코로나가 종식이 된 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 남부 오클라호마주가 매우 엄격한 낙태법을 통과시켰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클라호마주 의회가 28일 두 건의 낙태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일명 ‘오클라호마 심장박동법안’으로 불리는 주 상원 법안 1503호와 주 하원 법안 4317호가 이날 상원을 통과했는데요. 만약 주지사가 이 두 법안에 서명하면 오클라호마주는 미국에서 가장 엄격한 낙태법을 갖게 됩니다.
진행자) 두 가지 법안,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알아볼까요?
기자) 우선, 심장박동법안은 태아의 심장이 감지되는 임신 6주가 지나면 낙태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임신 6주는 많은 여성이 자신의 임신 여부를 알아채지 못하는 시기로 매우 초기 단계인데요. 의료상의 응급상황이 아니라면, 6주가 지난 후 낙태는 전면 금지합니다.
진행자) 또 다른 법안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하원 법안 4327호는 낙태 시술자를 대상으로 일반 주민이 민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직접적으로 낙태를 시술한 사람은 물론이고, 낙태를 권유한 사람, 낙태를 돕거나 금전적인 지원을 한 사람까지 모두 소송 대상이 되고요. 이들에게 법정 손해배상금으로 최소한 1만 달러를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법안은 의료적 응급상황과 강간, 또는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이 아닌 경우 어느 시점에서든 낙태를 금지하고 있는데요. 이 법안은 상원에서 개정됐기 때문에 주지사의 서명을 받기 전에 하원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두 법안의 내용을 들어보니까 어디선가 들어본 내용 같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텍사스주의 낙태 제한법과 내용이 상당히 비슷합니다. 오클라호마주가 텍사스주의 낙태법을 토대로 했기 때문인데요. 작년 9월 시행에 들어간 텍사스주 낙태법은 낙태 허용 시점을 임신 6주로 정하면서 미국에서 가장 엄격한 낙태 기준을 제시했고요. 또 주민들이 낙태 시술자에 대해 직접 소송을 제기하고 승소하면 1만 달러의 보상금도 받도록 해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법의 시행을 두고 텍사스주 정부를 대상으로 한 낙태 옹호 단체와 연방 정부의 소송이 잇따르면서 미 연방대법원에도 두 차례나 올라갔는데요. 하지만 보수 성향 우위인 연방대법원은 텍사스주 낙태법의 시행을 유지하도록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텍사스주의 낙태법이 시행에 들어간 후, 낙태를 반대하는 공화당이 주도하는 주들을 중심으로 유사한 입법 움직임이 이어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주지사가 있는 아이다호주도 지난달 임신 6주가 지나면 낙태를 금지하는 법을 제정했고요. 오클라호마주도 앞서 지난달 낙태를 강력하게 제한하는 법안을 이미 통과시켰는데, 이번에 두 가지 관련 법안이 더 나오게 된 겁니다.
진행자) 오클라호마주가 앞서 통과시킨 법안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낙태를 중범죄로 간주해 최고 10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해당 법안은 산모의 생명이 위험할 때만 낙태를 인정하고요. 그 외에는 어떤 이유에서든 낙태를 시행한 사람은 최대 징역 10년형과 10만 달러의 벌금형에 처하는데요. 처벌은 낙태 시술을 받은 여성이 아닌 낙태를 집도한 의사가 받게 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낙태를 더 어렵게 하는 법안들이 28일 또 통과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줄리 대니얼스 오클라호마주 의회 상원의원은 “낙태법안의 목적은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을 보호하는 데 있다”며, “따라서 제한된 예외 상황을 제외하곤 낙태가 금지된다”라고 밝혔습니다. 같은 공화당 소속인 케빈 스팃 오클라호마 주지사는 낙태 제한법이 자신의 책상에 올라오면 서명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주지사가 서명하면, 해당 두 법은 즉각 효력을 갖게 됩니다.
진행자) 오클라호마주의 낙태 제한법이 제정된 데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공화당을 비롯한 낙태 반대 단체들은 환영하는 반면, 낙태 옹호 단체들을 반발했습니다. 낙태를 지원하는 ‘가족계획협회’를 비롯한 낙태 옹호 단체들은 28일 오클라호마 법원에 즉각 소송을 제기하고 새로운 낙태법안의 시행을 막아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낙태 관련 법안이 요즘 미국에서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연방대법원에도 낙태법이 올라가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임신 15주 이후로는 거의 모든 낙태를 금지한 미시시피주의 낙태법 관련 소송을 연방대법원이 다루고 있습니다. 이번 회기가 끝나는 6월 이전에 대법원의 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현재 연방대법원이 보수 성향으로 기울어진 가운데, 미국에서 사실상 낙태를 허용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50년 만에 뒤집힐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 1분기 미국의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군요?
기자) 네, 상무부는 28일 발표에서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2022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1.4%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1분기에 마이너스 경제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나요?
기자) 아닙니다. 이번 발표는 전망치에서 벗어난 겁니다. '로이터' 통신은 전문가들 전망을 집계해 이번 1분기 성장률이 1.1%일 것으로, 그리고 '다우 존스'는 1%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번 수치는 특히 바로 앞선 지난해 4분기 성장률과 비교할 때 큰 차이를 보입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6.9%였습니다.
진행자)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 얼마 만이죠?
기자) 네, 이번 발표 이전에 마지막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20년 2분기입니다. 당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극심한 시기로 성장률이 무려 -31.4%를 기록했습니다. 이후 3분기에 바로 33%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며 가파르게 반등한 뒤 6분기 연속으로 플러스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진행자) 미국 경제 성장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게 된 것은 어떤 요인 때문이라는 분석인가요?
기자) 주요 원인으로는 무역 적자가 꼽힙니다. 상무부의 무역수지 자료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의 상품 무역 적자는 앞선 달에 비해 17.8% 증가한 1천 250억 달러를 기록, 역대 최대 폭을 갈아치웠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이 같은 무역적자가 전체 GDP를 3.2%P 끌어내렸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또 다른 요인은 어떤 것들이 있죠?
기자) 네. 민간 부문 재고 투자 감소도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특히 지난해 말 경제 성장률을 이끈 분야가 바로 재고 투자였는데요. '로이터' 통신은 재고 투자 감소가 전체 GDP 성장률에서 0.84%P 하락을 야기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밖에도 정부 지출 감소,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인플레이션, 그리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도 모두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1분기 경제 성장률 발표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혔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은 코로나 팬데믹을 비롯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 현상 등에 의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럼에도 소비자 지출과 사업 투자 등이 증가했다며 미국의 경제는 역사적인 도전 앞에 지속적으로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했듯이 일부 경제 분야에선 긍정적인 지표가 나타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먼저 미국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등 가장 중요한 축을 맡고 있는 분야가 소비자 지출인데요. 지난해 4분기 소비자 지출이 2.5% 증가한 뒤 올해 1분기에는 2.7% 올라 0.2%P 올랐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부분을 차후 경제 성장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지난 23일까지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8만 건을 기록했고 실업률 역시 지난 3월 3.6%를 기록하는 등 노동 시장의 상황이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발표는 최종 발표는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 성장률은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로 3차례 나눠 발표되는데요. 이날 발표는 속보치로, 향후에 수정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올해 미국의 경제 성장률에 대한 전망은 어떻죠?
기자) 3%대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인데요. S&P 글로벌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서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당초 예상했던 3.9%에서 3.2%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그리고,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에서 미국은 선진국 국가들의 평균인 3.3%보다 0.4%P 높은 3.7%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