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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법정모독죄' 하루 1만 달러 벌금...미 코로나 치료제 보급 확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 오하이오주 델라웨어 카운티에서 유세 지원 연설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 오하이오주 델라웨어 카운티에서 유세 지원 연설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뉴욕주 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법정모독죄를 적용하고 하루 1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백악관이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보급을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20년 어린이와 청소년 사망 원인 1위가 총기 사고로 인한 사망이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거액의 벌금을 물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뉴욕주 법원이 25일, 뉴욕주 검찰의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법정모독죄를 적용하고, 자료를 낼 때까지 하루 1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진행자) 법원이 이런 판결을 하게 된 배경이 있겠죠?

기자) 네, 앞서 이달 초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주 검찰이 요청한 사업 관련 서류를 법원이 제시한 3월 31일까지 제출하지 않았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법원 명령 준수를 강제할 수 있는 충분한 액수의 벌금’을 부과해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었는데요. 법원이 제임스 장관의 요청을 받아들인 겁니다.

진행자) 법원이 뭐라고 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벌금을 부과했습니까?

기자) 뉴욕 맨해튼 법원의 아서 엔고론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거듭해서 자료 제출 약속을 어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엔고론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당신이 사업을 중시하는 걸 알고 있지만, 나도 내 일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라며 “그래서 법정모독을 적용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뉴욕주 검찰이 지금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조사를 하고 있는 겁니까?

기자) 뉴욕주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 일가가 운영하는 ‘트럼프그룹’이 금융권 대출과 보험 적용에서 유리한 조건을 얻기 위해 자산 가치를 부풀리고 또 탈세를 위해선 자산 가치를 줄였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 중입니다. ‘트럼프그룹’의 탈세와 금융사기 의혹에 대한 조사는 지난 2019년 3월에 시작됐는데요. 관련 수사의 일환으로 제임스 법무장관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관련 자료를 요청했던 건데요. 법원은 당초 자료 제출 시한을 3월 3일로 정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요청으로 3월 31일까지 연장했었습니다.

진행자) 뉴욕주 검찰 조사에 진척은 있습니까?

기자) 네, 제임스 법무장관은 앞서 트럼프 그룹이 10년 이상 부동산 가치를 허위로 보고해 대출이나 세금 납부 때 경제적 이익을 봤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법원의 결정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변호하는 알리나 하바 변호사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법원의 판결에 정중히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소환장에 따르는 모든 서류는 몇 달 전에 법무장관에게 제공됐다”며, 항소할 뜻을 밝혔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인 제임스 법무장관의 수사에 대해 ‘정치적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해 왔는데요. 하바 변호사 역시 25일 변론에서 해당 수사는 ‘정치적 공세’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제임스 법무장관 반응도 살펴봐야죠?

기자) 네. 제임스 법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오늘, 정의가 승리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제임스 장관은 “수년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망을 피하고 자신과 사업체의 금융거래와 관련한 우리의 합법적인 수사를 중단하려 했다”라고 지적했는데요. “오늘의 판결은 누구도 법 위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항소할 뜻을 밝혔는데, 뉴욕 검찰 측은 앞으로 어떻게 나갈까요?

기자) 케빈 월러스 뉴욕주 법무부 차관은 “앞으로 강제적 조처를 실행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관련 수사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을 시사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해 뉴욕주 검찰만 조사를 벌이는 게 아니라고요?

기자) 네, 뉴욕주 검찰의 민사 조사 외에 맨해튼 검찰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동산 사기와 탈세 혐의와 관련해 형사 사건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는데요. 뉴욕 검찰 측은 지난해 맨해튼 지검과 공조해 형사 사건으로 트럼프그룹에 대한 조사를 확대할 방침임을 밝힌 바 있습니다. 맨해튼 지검의 조사 역시 민주당 소속인 앨빈 브래그 검사장이 이끌고 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맨해튼 지검의 조사에 대해서도 미국 역사상 최악의 마녀사냥이라고 반발한 바 있습니다.

'화이자'의 경구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 '팍스로비드' (자료사진)
'화이자'의 경구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 '팍스로비드'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백악관이 코로나 치료제 보급을 확대한다고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이 26일, 제약사 ‘화이자’의 경구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공급을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연방정부의 항바이러스 코로나 치료제 공급을 받는 약국들은 이번 주부터 연방 정부에 직접 치료제를 주문할 수 있는데요. 백악관은 팍스로비드가 가능한 약국의 수를 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현재 코로나 치료제는 어떻게 보급되고 있습니까?

기자) 지금은 약국이 위치한 주에 따라 상황이 좀 다릅니다. 정부가 일부 선정된 약국을 비롯해 각 주와 지역 센터로 치료제를 직접 보내고 있기 때문인데요. 현재 주민들이 팍스로비드를 받을 수 있는 곳은 미 전역에 2만 곳가량 됩니다. 하지만 이제 약국들이 정부에 직접 신청을 하면, 곧 3만 곳 이상에 보급이 가능하고 몇 주안에는 4만 곳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백악관은 전망하고 있는데요. 백악관 관계자는 26일 “더 많은 사람에게 치료제가 공급됨으로써 더 많은 생명을 살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정부가 팍스로비드 보급을 이렇게 대폭 늘리려는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네, 팍스로비드 수요가 생각보다 너무 낮기 때문입니다. 팍스로비드는 미 보건당국으로부터 처음 승인 받은 경구용 치료 알약으로 임상시험 결과 중증 위험이 큰 코로나 환자의 입원과 사망을 예방하는데 약 90%의 효과를 내는 것으로 드러나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감염 초기에 처방하지 못하면 효과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공급량이 부족하고 또 코로나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치료제가 있는데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정부가 치료제를 대량으로 구매했었죠?

기자) 네, 미국 정부는 화이자와 팍스로비드 2천만 회 분에 대한 구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팍스로비드는 한 명당 치료에 30개 알약이 들어간 코스(course)가 필요하고, 한 코스 가격은 530달러인데요. 화이자는 4월 말까지 35만 코스를 생산한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백악관이 치료제 보급을 늘리기 위해 새로운 정부 프로그램도 강화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은 이른바 ‘치료를 위한 검사(test to treat)’라는 프로그램도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사람들이 약국에서 코로나 검사를 하고 양성 판정을 받으면, 즉석에서 무료로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받게 되는 이 프로그램은 지난달 발족한 이후 현재 미 전역 2천200 곳에서 관련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요. 앞으로 1만 곳 더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주사약 형태의 코로나 치료제도 사용 연령이 확대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25일, 제약회사 ‘길리어드’의 코로나 주사약 ‘렘데시비르’의 승인 연령대를 확대했습니다. 생후 28일을 넘겼으면서 체중이 3.5㎏ 이상인 유아들도 코로나 치료를 위해 렘데시비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건데요. 이로써 렘데시비르는 미국에서 12세 미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승인받은 첫 번째 코로나 치료제가 됐습니다.

미국에서 총기난사 사건으로 희생된 어린이들을 상징하는 신발 수천 켤레가 지난 2018년 워싱턴 D.C. 연방 의사당 앞 잔디밭에 놓여있다. (자료사진)
미국에서 총기난사 사건으로 희생된 어린이들을 상징하는 신발 수천 켤레가 지난 2018년 워싱턴 D.C. 연방 의사당 앞 잔디밭에 놓여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 2020년 어린이와 청소년의 사망 원인 1위가 총기로 인한 사망 사고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시간대학교 연구진이 최근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020년 0세부터 19세까지 어린이와 청소년의 사망 원인 1위가 바로 총기 사고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사망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20년 총기 사고로 사망한 미성년자가 4천 300명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전해인 2019년보다 약 30% 늘어난 수치입니다.

진행자) 미성년자 사망 원인에서 총기 사고가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그동안 미성년자 사망 원인은 오랫동안 차 사고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20년에 처음으로 총기 사고로 인한 사망이 차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를 앞지른 겁니다. 지난 2020년 차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3천 900명이었습니다. 이번 연구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제이슨 골드스틱 미시간대 교수는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총기 사고로 인한 미성년자 사망자 발생 추세는 어떤가요?

기자) 네. 지난 1990년대부터 총기 사고로 인한 미성년자의 사망은 계속해서 2위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2013년까지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다가 2013년부터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3년 총기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10만 명당 3.5명 정도였는데 2020년에는 6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골드스틱 교수는 이는 미국 사회가 충분히 예방할 수 있음에도 미성년자를 총기 사고로부터 보호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총기 사고로 인한 사망과 관련한 내용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볼까요?

기자) 네, 총기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 증가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총기로 인한 살인 증가입니다. 지난 2019년에서 2020년 사이 30% 넘게 증가했습니다. 반면, 총기로 인한 자살은 1% 증가에 그쳤습니다. 또, 총기 구매는 18세 이상만 할 수 있음에도, 총기로 인한 사망자 대부분은 14세 이상의 청소년이었는데요. 골드스틱 교수는 청소년들이 총기를 구입하지 않지만, 이것이 청소년이 총기에 접근할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해당 연령대를 포함한 전체 인구 가운데 총기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 역시 증가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20년 미국에서 총기 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람은 4만 5천 명이 넘습니다. 이는 앞선 2019년에 비해 13% 증가한 수치입니다.

진행자) 이와 관련한 내용을 살펴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기간 총기를 소지하는 미국인들이 늘었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2월 ‘미국내과학회(American College of Physicians)’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기간 총기를 소지한 미국인이 늘었는데요. 이 결과 지난 2019년 1월부터 2021년 4월까지, 가정 내에서 총기를 접할 수 있게 된 18세 이하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수가 500만 명 더 늘어나게 됐습니다. 미국 소아과학회(AAP)는 지난해 7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코로나 팬데믹 기간 미성년자들의 총기 사고로 인한 상해가 증가했다며 이는 총기 소유 증가와 팬데믹 기간 학교 폐쇄, 그리고 감독 결여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총기 사고와 교통사고 외에 미성년자 주요 사망 원인은 또 뭐가 있나요?

기자) 네,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해 사망하는 미성년자 역시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한 부분입니다. 지난 2020년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한 미성년자는 2019년보다 무려 83% 이상 증가했는데요. 이에 따라 지난 2020년, 총기 사고와 교통사고에 이어 약물 과다복용이 사망 원인 3위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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