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2021 한반도 키워드’…“코로나·셀프 고립·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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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북 관계 등 2021년 한반도 정세를 상징하는 키워드로 코로나 봉쇄와 고립, 통제, 정체, 과거 회귀 등을 꼽았습니다. 특히 북한 지도부가 코로나 등을 이유로 국경을 봉쇄하고 대화를 거부한 채 스스로 고립과 통제를 강화한 데 대한 비판이 많았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영상편집: 강양우)
전직 관리 등 미국의 주요 한반도 전문가들에게 2021년 한반도 정세를 상징하는 ‘키워드’를 물었습니다.

가장 많이 입에 오른 단어는 ‘코로나’와 함께 북한 지도부 스스로 고립을 자초했다는 ‘셀프 고립’, ‘봉쇄’, ‘통제’와 ‘무책임’ 그리고 ‘전략적 인내’ 등 미국의 정책이 과거로 회귀했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캐슬린 스티븐슨 전 주한미국대사는 북한 정권의 코로나 관련 봉쇄 정책이 수년간의 어떤 제재보다 강력한 ‘스스로의 고립’을 자초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수 김 전 중앙정보국 CIA 분석관도 북한이 전면적으로 폐쇄되고 정체된 상태에서 유일하게 진전을 이룬 것은 핵무기 프로그램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로버트 매닝 전 국무부 정책자문관은 올해 북한 정권이 외부적으론 국경을 ‘폐쇄’하고 내부적으론 사회적 통제와 억압을 강화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도 김정은이 계속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 행동하지 않았고, 북한 주민의 안위보다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은 우선시했으며, 미-한 동맹의 분열을 모색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앤드류 여 한국석좌 역시 김정은 정권이 권위주의 통제를 강화하고 시장을 단속하는 등 북한 사회를 정체시켰고,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도 김정은이 외부정보 유입을 통제하며 코로나를 정치 무기화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는 과거 회귀나 현상 유지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이어졌습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선임국장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옛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 ‘백투더퓨처(Back To The Future)’, 즉 회귀했다고 비판했고,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익연구소 한국담당 국장은 올해 워싱턴에서 북한 문제는 ‘잊혔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때 북한 문제가 우선순위로 주목받았던 것과 달리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과거처럼 관심을 덜 받는 상황을 지적한 겁니다.

미국 국무부는 최근 ‘전략적 인내’ 회귀 지적을 반박하며 실용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민간단체인 외교정책포커스의 존 페퍼 소장은 대안 제시가 없었다며 전략적 인내로 돌아간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교착 상태의 원인으로 미국과 북한 모두 상대방의 입장을 바꾸도록 강요할 능력이나 의지도 없었다고 지적했고,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의 마이클 그린 부소장은 청와대와 백악관 모두 ‘종전선언’이 야기할 북한 지도부의 일방적 군축 요구, 동맹국들의 신뢰 약화 우려를 간과한 채 순진한 접근을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평가보다 ‘희망’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희망으로 북한과 관여하는 노력을 다시 강화하는 한편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어떤 압력이나 전략에도 절대 굴복하지 않길 희망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