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공화당 하원의장 후보로 나섰던 짐 조던 의원이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9명의 공화당 의원이 새 후보에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공화당은 23일 오후 후보자 정견 토론회를 개최한 뒤 24일 새 후보를 선출할 예정입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 국토안보부가 반유대주의나 이슬람 혐오 관련 증오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며 주의보를 내렸습니다. 미국의 10년 만기 채권 수익률이 16년만에 처음 5%를 돌파했다는 소식,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먼저 미 의회 하원의장 선출 관련 소식 보겠습니다.
기자) 네, 지난주 하원의장 선출과 관련해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공화당에서는 짐 조던 의원이 후보로 나섰는데요. 3차 투표까지 진행했지만 당내 지지를 얻지 못하고 과반수 확보에 실패해 의장 선출이 불발됐습니다. 이에 조던 의원이 전격적으로 후보에서 사퇴했습니다.
진행자) 조던 의원이 후보에서 사퇴한 것은 공화당 의원들이 이를 요구했기 때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3차 투표 후 조던 의원은 자신에 대한 신임을 묻는 당내 비밀투표를 실시했는데요. 여기서 112명이 조던 의원에 반대해 결국 사퇴하게 됐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에서는 벌써 두 번째 후보 사퇴죠?
기자) 맞습니다. 케빈 매카시 전 의장이 지난 3일 해임된 뒤 공화당 후보로 선출된 의원은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공화당 대표였습니다. 하지만 당내 지지를 확보하지 못해 선출 하루 만에 후보에서 사퇴했고요. 이어 후보로 선출된 조던 의원은 의장 선출을 자신했지만 결국 사퇴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에서 하원의장 후보 도전 의사를 밝힌 의원들이 누구인가요?
기자) 네, 후보 신청 마감은 지난 22일 정오까지였는데요. 9명이 하원의장 후보에 도전장을 냈습니다. 면면을 보면 이렇습니다. 톰 에머, 케빈 헌, 바이런 도널즈, 조디 애링턴, 오스틴 스콧, 피트 세션스, 마이크 존슨, 잭 버그먼, 댄 뮤저 이렇게 9명입니다.
진행자) 공화당 내에서 요직을 맡고 있는 의원들은 누구인가요?
기자) 톰 에머 의원은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로 하원 공화당 내 서열 3위입니다. 에머 의원은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하원의장으로 일할 기회를 얻게 되면 팀워크와 소통, 존중의 문화를 강조할 것"이라면서 자신은 공화당원 모두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헌 의원은 공화당 내 가장 많은 의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연구위원회 위원장인데요. 동료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성공의 경험이 있는 검증된 다른 유형의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며 후보로 나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단합해야 하고 이를 신속히 이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최근 공화당 내 강경파 의원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여기에 소속된 의원도 이번 후보자 명단에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즈 의원이 프리덤 코커스에 소속돼 있습니다. 도널즈 의원은 후보 도전 의사를 밝히면서 국경 강화와 책임 있는 예산 지원, 보수적 비전 추진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프리덤 코커스가 주목받은 것은 소속 의원들이 지금의 하원의장 공석 사태를 만들었기 때문인데요. 맷 게이츠 의원이 단독으로 하원의장 해임결의안을 발의하고 8명의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이 이에 동조하면서 결국 하원의장이 해임됐습니다.
진행자) 3주 가까이 하원의장 공석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매카시 전 의장이 공화당의 단합을 촉구하고 나섰군요?
기자) 네, 매카시 전 의장은 22일 'NBC' 방송에 출연해 현재 이어지는 공화당의 혼란에 "당혹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매카시 전 의장은 특히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중동에 파견된 미군이 임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걱정하는 상황에서 공화당이 후보 선출과 관련한 논의를 하고 있는 것을 상상이나 할 수 있느냐며 당의 단합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매카시 전 의장이 9명의 의원 가운데 누구를 지지하는지도 밝혔나요?
기자) 매카시 전 의장은 앞서 스컬리스 의원이 후보로 됐을 당시에는 스컬리스 의원을, 그리고 조던 의원이 후보가 됐을 때는 조던 의원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9명의 후보가 쏟아진 현재 상황에서는 에머 의원을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하원의장 후보 지지와 관련해 주목받는 또 한 명의 인물이 있죠. 바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인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에도 자신의 입장을 밝혔나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서는 조던 의원을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조던 의원의 후보 사퇴 이후에도 자신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변에 자신은 에머 의원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들어 자신이 잇따라 기소되는 상황에서 에머 의원이 자신을 적극 방어하지 않았고, 2021년 1월 6일 의회 난입 사건과 관련해서도 자신을 비판했던 점을 들며 이같은 입장을 전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일정은 어떻게 되죠?
기자) 현재 임시 하원의장을 맡고 있는 패트릭 맥헨리 의원은 23일 오후 6시 반 후보 정견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공화당은 다음날 하원의장 후보 경선 투표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최근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력 충돌과 관련해 미 국토안보부가 주의보를 발표했군요?
기자) 네, 국토안보부는 22일 발표한 주의보를 통해 중동에서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사이의 무력 충돌과 관련해 미국 내 증오범죄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떤 증오범죄를 말하는 거죠?
기자) 중동의 갈등 상황이 미국 내에서 반유대주의, 혹은 이슬람 혐오에 영향을 미쳐서 유대인이나 이슬람권 아랍인 등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가 늘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최근의 사례를 살펴볼까요?
기자) 지난 14일, 시카고에서 70대 남성이 자기 집에 세들어 살던 팔레스타인 출신 여성과 여성의 여섯 살 아이를 흉기로 공격해 아이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 증오범죄 혐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반대의 경우도 있죠?
기자) 맞습니다. 유대인을 노린 위협도 계속되고 있는데요. 지난 7일 이후 미국 펜실베이니아와 로드아일랜드, 매사추세츠주 등에 있는 유대교 회당에 폭탄테러 위협이 가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21일에는 미시간주의 한 유대교 회당 회장이 자택에서 살해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국토안보부가 특히 주의를 당부한 장소가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대인이나 이슬람 예배 장소, 시위 장소, 미군 시설 등이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국토안보부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동에서의 무력 충돌에 대해 미국인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요?
기자) 최근 여러 기관에서 이와 관련한 여론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데요. 미국인들은 대체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버드대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84%가 이스라엘을 지지한다고 답했고요. 하마스를 지지한다는 응답률은 16%에 그쳤습니다. 미 공영 라디오 방송 'NPR'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분의 2가 미국이 공개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반면에 어떤 조사에서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해 과도한 지지에 나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미국인들이 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CBS' 뉴스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 4명 중 1명은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나 행동이 이스라엘에 대한 너무 과한 지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조사에서는 또 응답자의 과반수인 52%가 미국이 이스라엘에 무기 등 지원 물자를 보내면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끝으로 미국 경제 소식 한 가지 살펴보죠.
기자) 네. 미국의 10년 만기 채권 수익률 상승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 19일,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 5%를 넘기며 최고치를 찍었는데요. 23일 오전에도 장중 한 때 5.02%를 찍는 등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참고로 코로나 팬데믹 초기인 2020년 4월경,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5%에 불과했고요. 지난 1월에는 3.5% 선이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국채 수익률이 높아진다는 것, 어떤 의미입니까?
기자) 국채 수익률이 높아지면, 미 연방정부는 물론 채무가 있는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진다는 뜻입니다. 먼저 국채라는 것은 연방정부가 정부의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을 말하는데요. 연방정부가 이렇게 채권을 발행해 돈을 빌리는데, 수익률이 높게 책정되면 정부 입장에서는 대출 이자율이 높아지니까 결국 돈을 빌리는 데 더 큰 비용이 든다는 소리입니다. 현재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33조 달러에 달하는데요. 미 의회예산국(CBO)은 2029년께 정부 부채에 대한 이자만 1조 1천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일반 소비자들의 부담도 커진다고요?
기자) 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주택담보 대출, 이른바 ‘모기지’ 대출과 자동차 대출, 학자금 대출 이자율 등의 주요 지표인데요. 그러니까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오르면, 채무가 있는 소비자들이 감당해야 할 대출 이자율도 함께 오르게 되는 겁니다. 일례로, 10월 중순 기준, 30년 만기 모기지 이자율이 8%로 올랐는데요. 이는 2000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진행자) 주식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투자자에 따라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 영향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장기 국채는 변동성이 적어 세계 최대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있는데요. 안전자산인 국채 수익률이 5% 가까이 높아지면 안전한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은 굳이 고위험 시장에 투자할 이유가 없어지게 됩니다. 반면 더 높은 수익률로 안전자산을 확보하기 원하는 투자자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채권 수익률이 높을수록 주식 시장은 어려워 집니다. 주가가 하락하면 기업이 근로자를 해고하는 상황을 촉진할 수 있고,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최근 왜 이렇게 오른 겁니까?
기자)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분쟁으로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졌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또 최근 발표된 미국의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왔지만 최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여전히 강경한 발언을 한 것이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파월 의장이 어떤 발언을 했습니까?
기자) 파월 의장은 미국의 물가상승,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고 말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지난 19일, ‘뉴욕경제클럽’에서 행한 연설에서, 장기 금리가 오르면 성장을 둔화시키고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그것이 바로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다만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이 설정한 2%보다 여전히 높고, 현재 금리가 너무 높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혀 당분간 고금리가 유지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