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중국에 굴복 않을 것"...미-탈레반 공식 회담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10일 타이베이에서 건국기념일 연설을 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타이완은 중국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이에 중국은 이런 발언이 타이완 독립을 선동한다고 비난했습니다. 미국과 탈레반이 공식 회담했는데요. 양측은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평가했습니다. 전력난을 겪고 있는 중국이 석탄 증산에 나섰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타이완이 중국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군요?

기자) 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은 10일 연설에서 중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10월 10일이 중국 역사에서 특별한 날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1911년 10월 10일 중국 청 왕조 붕괴의 계기가 된 신해혁명이 발생했는데요. 보통 쌍십절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타이완은 이날을 건국기념일로 삼고요. 중국은 신해혁명 기념일로 지냅니다.

진행자) 중국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말은 차이잉원 총통이 건국기념일 연설에서 한 말이로군요?

기자) 네. 수도 타이베이 중앙에 있는 총통 관저 앞에서 행사가 있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타이완군의 각종 무기도 선을 보였는데요. 차이잉원 총통은 연설에서 “타이완이 중국의 압력에 굴복할 것이라는 환상은 절대 없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압력이라면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겁니까?

기자) 네. 중국의 압력에서 가장 핵심적인 건 중국이 타이완을 무력 동원해서 통일하겠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차이 총통은 연설에서 “누구도 타이완과 관련해 중국이 제시한 길을 강제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타이완을 지키려고 국가방위력을 계속 증강하고 우리의 의지를 보여줄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중국이 실제로 군사적으로 타이완을 크게 압박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주기적으로 타이완 방공식별구역에 군용기들을 대거 진입시키는 등 군사적 압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차이잉원 총통은 이런 행위가 국가 안보와 항공기 운항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이런 상황이 “지난 72년 이래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유동적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차이이원 총통은 중국의 이런 위협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겠다고 다짐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차이잉원 총통은 또 “중국이 제시한 길은 타이완인들의 자유롭고 민주적인 생활방식뿐만 아니라 주권도 제시하지 않았다”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현 상황의 일방적인 변화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 말은 중국이 제시하는 이른바 ‘일국양제’를 염두에 둔 말인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중국은 통일하면 타이완에 일국양제를 시행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일국양제는 중국에 통합되지만, 경제나 정치는 중국 본토와 다른 체제를 인정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중국이 홍콩에 바로 이 일국양제를 적용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홍콩 내 민주화 세력을 탄압하고 정치적 자유를 크게 제한함으로써 일국양제의 목적이 크게 훼손됐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은 일국양제에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네. 타이완 내 두 주요 정당인 민진당과 국민당은 이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현재 타이완의 여당은 민진당입니다.

진행자) 차이잉원 총통 연설에 중국은 어떻게 반응했나요?

기자) 네. 중국 타이완판공실은 “이번 연설이 타이완 독립을 선동하고 도발을 부추기며, 역사와 분리되고 사실을 왜곡했다”라고 비난했습니다. 또 여당인 민진당을 겨냥해 “민진당 당국의 타이완 독립 선동은 양안 관계에서 긴장과 불안정의 근원이며 지역 평화와 안정에 위협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쌍십절을 맞아 연설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신해혁명 110주년을 맞아 지난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연설했습니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타이완과의 평화 통일을 완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이 무력통일을 언급하지는 않았습니까?

기자) 네. 이번 연설에서는 무력 사용을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타이완 통일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다시 강조했는데요. 시 주석은 “어느 누구도 국가 주권과 영토 통합성을 지키려는 중국의 견고하고 확고한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조국의 완전한 통일이라는 역사적 과업은 반드시, 그리고 분명하게 완수할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의 이번 연설이 이전에 나왔던 발언보다는 강도가 조금 낮아진 것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7월 연설에서는 타이완을 독립시키려는 어떤 시도도 분쇄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또 2019년 연설에서는 타이완에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직접 위협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정부와 중국 정부 사이 설전에 대해서 미국 정부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쪽에서는 이와 관련해서 논평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미 국무부는 중국 군용기의 타이완 방공식별구역 진입과 관련해 중국의 “도발적인 군사 행위”가 “지역 평화와 안정”을 해친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대표단이 9일 카타르 도하에서 현지 관리들을 만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과 탈레반이 회담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양측이 지난 9일과 10일 카타르 도하에서 회담했습니다. 탈레반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재집권한 이후에 미국과 공식적으로 회담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이번 회담에서 어떤 문제들이 논의됐습니까?

기자) 네.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내고 이번 회담에서 테러리즘과 안보 우려, 미국 시민과 외국인들, 그리고 아프간 협력자들의 안전한 출국, 그리고 인권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탈레반 쪽에서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코로나 백신 제공 등 인도주의적 지원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회담 뒤에 발표했는데요. 미 국무부는 이 문제를 탈레반과 협의했다고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양측은 이번 회담을 어떻게 평가했습니까?

기자) 네. 미 국무부는 솔직하고 전문적인 논의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탈레반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탈레반은 회담이 잘 됐고 솔직했다고 평가했는데요. 미국이 지난 2020년에 체결한 평화협정을 준수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담을 계기로 미국 정부가 탈레반 정부를 인정하는 쪽으로 가는 걸까요?

기자) 아닙니다. 미국 국무부는 이번 회담이 탈레반 정부를 승인하는 것은 아니라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진행자) 회담장에 올라간 현안에 대해 탈레반 쪽은 어떤 자세를 보였습니까?

기자) 네. 탈레반은 가장 중요한 현안인 아프간 내 테러리즘 재부상에 대해서는 극단주의 테러 집단들이 아프간 영토를 다른 나라들을 공격하는 데 다시 쓰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내 테러 집단에 대처하는 데 미국과 탈레반이 협력할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한 말도 나왔나요?

기자) 네. 탈레반은 수니파 무장조직 IS 등 테러 집단에 대처하는데 미국과 협력할 가능성을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레반 측은 그러면서 어느 나라도 아프간 내정에 간섭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IS와 탈레반은 같은 수니파 이슬람 조직이지만, 서로를 적으로 간주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하는 IS 지파를 IS-K(호라산) 이라고 하는데요. IS-K가 최근 아프가니스탄 안에서 자주 공격을 감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쿤두즈 지역에 있는 시아파 이슬람 사원에서 자살폭탄 공격이 발생해서 많은 사상자가 났는데, IS-K가 배후를 자처했습니다.

진행자) 과거에 탈레반이 테러조직을 보호했다가 화를 자초한 적이 있었죠?

기자) 네.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를 보호했다가 9.11 테러가 난 뒤 미국의 공격으로 권력에서 쫓겨났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후 탈레반은 20년 동안 아프간 주둔 미군과 싸웠습니다.

중국 네이멍구의 석탄발전소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 정부가 석탄을 증산하라고 명령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석탄이 많이 나오는 산시성과 네이멍구 자치구 정부가 역내 석탄 광산들에 석탄 생산을 늘리라고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광산들에 얼마나 더 석탄을 증산하라고 명령한 겁니까?

기자) 네. 네이멍구와 산시성 광산들을 합쳐서 연간 생산량을 1억6천만 t 이상 증산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산시성과 네이멍구 자치구는 각각 중국 내 1, 2위 석탄 생산지입니다.

진행자) 이 조처는 중국이 현재 겪고 있는 전력난과 관련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중국 안에서 전력 공급량이 충분하지 않아서 정전이 발생하거나 제한 송전 등이 시행되는 지역이 있습니다. 이 여파로 많은 공장이 가동을 전면 중단하거나 부분 가동하는 상태인데요. 그래서 중국 정부는 석탄 발전을 독려하기 위해 석탄을 증산하라고 명령한 겁니다. 참고로 중국에서는 여전히 석탄 발전 비중이 큰데요. 전체 발전량의 약 60%를 석탄 발전에 의존합니다.

진행자) 중국에서 전력이 모자라는 현상이 발생한 이유는 뭡니까?

기자) 네. 경제 재개에 따른 중국산 물품에 대한 해외 수요 증가, 기록적으로 오른 석탄 가격, 전력 요금 통제, 그리고 탄소 배출 규제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진행자) 방금 석탄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했는데요. 그 이유가 호주와 관련이 있죠?

기자) 맞습니다. 중국이 호주산 석탄을 많이 수입해서 쓰는데요. 호주와의 갈등으로 중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을 사실상 중단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양국 관계가 지난 몇 년 새 아주 좋지 않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임 당시 화웨이 장비 구매 금지 등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정책을 시행했는데요. 여기에 호주 정부가 적극적으로 동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두 나라 관계가 악화하기 시작했는데요. 지난 2019년 중국은 호주산 석탄을 시작으로 보리, 쇠고기, 포도주, 바닷가재 등 주요 상품에 줄줄이 고율 관세를 부과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외교-무역 분쟁으로 호주산 석탄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중국 내 석탄값이 많이 크게 올랐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 결과, 석탄 발전량이 줄어들고 그러면서 결국 전력난이 발생한 겁니다. 이렇게 사정이 급박하다 보니까 하역을 못 하고 항구에 묶여있는 호주산 석탄을 하역하는 걸 중국 정부가 비밀리에 허락했다는 보도도 나왔는데요.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석탄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수입처 다변화는 석탄을 들여오는 지역을 확대한다는 말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이제 미국이나 카자흐스탄, 러시아 등지에서도 석탄을 수입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전력난에 대응해 전기요금을 크게 올릴 방침인데요. 요금을 올려서 전기 사용량을 줄이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