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금융 사기' 민사 증언 위해 뉴욕 도착...미 항소법원, 낙태약 제한적 승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 레티샤 제임스 뉴욕 법무장관이 제기한 민사소송 관련 증언을 위해 트럼프타워를 나서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주 법무장관이 제기한 탈세∙금융사기 소송 관련 증언을 위해 뉴욕에 도착했습니다. 제5연방 항소법원이 경구용 낙태약 ‘미페프리스톤’ 사용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어서, 미 환경보호청에서 배기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전기차 관련 새 규정을 담은 제안서를 발표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뉴욕에 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12일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이 제기한 소송에서 증언하기 위해 뉴욕 맨해튼에 도착했습니다. 13일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밝힌 내용인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 플로리다주 ‘마라라고’에 있는 자택에서 거주 중인데 뉴욕에 온 겁니다.

진행자) 뉴욕주 법무장관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언제 소송을 제기한 겁니까?

기자) 제임스 법무장관은 지난해 9월, 트럼프 전 대통령과 3명의 성인 자녀, 즉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씨, 차남 에릭 트럼프, 장녀 이방카 트럼프 씨를 상대로 뉴욕주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제임스 법무장관이 이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뉴욕주 검찰은 트럼프 일가가 금융권 대출과 보험 적용에서 유리한 조건을 얻기 위해 자산 가치를 부풀리고 또 반대로 탈세를 위해선 자산 가치를 줄이는 수법으로 광범위한 금융 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제임스 법무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2억5천만 달러의 부당이득 환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에 온 이유가 증언 때문이라고 했는데 증언은 언제 하는 겁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에 제임스 법무장관을 만나 ‘데포지션(deposition)’이라는 절차를 밟게 됩니다. ‘증언녹취’로 번역할 수 있는 데포지션은 민사소송의 한 절차로, 증인에게 진실만을 말하겠다는 선서를 요구한 후 그 증언 내용을 녹취하는 겁니다. 증언녹취를 통해 해당 소송에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게 되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증언녹취에 나선 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작년 8월에도 증언녹취에 나섰는데, 당시 제임스 법무장관의 질문에 ‘수정헌법 5조’ 권한을 언급하며 400회 넘게 답을 거부한 바 있습니다. 수정헌법 5조는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이번 두 번째 증언녹취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임스 법무장관의 질문에 답을 할까요?

기자) 그건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13일 트루스소셜에 “마침내 내가 얼마나 위대하고 수익성 높고 가치 있는 회사를 건설했는지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의 사업체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부동한 자산 중 일부”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욕주 맨해튼 지검으로부터 기소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해당 기소와 이번 뉴욕주 검사의 민사소송은 완전히 별개입니다. 앞서 지난달 30일 맨해튼 지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을 위해 3명에게 돈을 지불하고 회계장부를 조작했다며 총 34개 혐의를 적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했는데요.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형사 기소되는 불명예를 안은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형사 기소된 것과 관련해서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이 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12일 마이클 코언 씨를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코언 씨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 개인 변호사로서 성추문 입막음 의혹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고요. 맨해튼 대배심에서 증언하기도 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 법무팀은 12일 플로리다 남부지방법원에 소장을 내고 코언 씨에게 최소 5억 달러의 배상금을 청구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코언 씨에게 왜 이런 요구를 한 겁니까?

기자) 법무팀은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이자 직원으로 일한 코언 씨가 여러 계약을 위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코언 씨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해를 줄 수 있는 허위 정보를 유포하고 ‘변호사-의뢰인 간 특권’을 위반했다 주장했는데요. 이 특권은 변호사가 의뢰인과 나눈 정보는 공개하지 않고 비밀로 한다는 원칙입니다.

진행자) 코언 씨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해 어떤 증언을 했었습니까?

기자) 코언 씨는 자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하는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 씨에게 13만 달러를 건넸다고 증언했습니다. 코언 씨는 이후 ‘트럼프재단’으로부터 돈을 변제받은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코언 씨는 해당 의혹과 관련해 연방 법원으로부터는 이미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진행자) 코언 씨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코언 씨 변호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법 체계를 코언 씨에 대한 괴롭힘과 협박의 형태로 또다시 이용하고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해당 소송에 대해 “경박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여러 소송과 재판을 직면한 트럼프 전 대통령, 차기 대선 출마를 이미 선언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따라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맨해튼 지검의 기소를 민주당 소속인 검사장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차기 대선을 방해하려는 의도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2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유죄가 확정되면 2024년 대선을 포기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며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뉴올리언스에 위치한 제5 연방 항소법원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지금 미국에서 경구용 낙태약을 둘러싸고 법정 다툼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낙태약을 제한적으로 승인한다는 결정이 나온 곳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남부 뉴올리언스에 있는 제5항소법원은 12일, 경구용 낙태약인 '미페프리스톤'의 사용 승인을 취소한 하급 법원의 결정을 일부 보류했습니다. 항소법원은 미페프리스톤을 일단 사용할 수 있다고 결정했는데요. 하지만, 여성이 직접 병원을 찾아야 약을 받을 수 있는 등 상당한 제한을 뒀습니다.

진행자) 해당 결정이 어떻게 해서 나오게 된 건지 과정을 좀 살펴볼까요?

기자) 앞서 지난해 11월, 낙태를 반대하는 단체들이 미 식품의약국(FDA)을 상대로 소송을 내면서 시작됐습니다. 이들은 소송을 진행하면서 FDA가 지난 2000년, 이 약의 사용을 승인할 때 약품 사용 안정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는데요. 지난 7일, 텍사스주 연방 지방법원의 매튜 캐스머릭 판사가 낙태 반대 단체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미페프리스톤에 대한 FDA의 사용 승인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결국 항소 법원까지 올라갔군요?

기자) 네, 캐스머릭 판사는 항소법원이 개입할 시간을 1주일 주면서 미페프리스톤 금지 명령을 14일에 발효한다고 밝혔는데요. 바이든 행정부와 미페프리스톤 제약사인 ‘단코연구소’가 지난 10일 하급 법원의 결정을 막아달라며 항소 법원에 긴급 청원을 한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번 항소법원 결정으로 이전처럼 미페프리스톤을 사용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여러 제한 조건이 붙었습니다. 일단, 이번 결정은 항소가 진행되는 동안에만 사용이 승인됩니다. 일종의 예비 명령으로 항소 법원의 최종 결정이 나오면 또 바뀔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미페프리스톤이 임신 7주까지만 사용이 승인되는데요. 원래 임신 10주까지 사용할 수 있었지만, 기준이 더 엄격해진 겁니다. 그리고 미페프리스톤은 우편으로 받을 수 있는 약이지만, 이번 결정으로 이제 여성이 직접 의사를 만나야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는 뭐라고 하면서 미페프리스톤 사용 승인 복구를 요청했습니까?

기자) 법무부는 소장에서 “의약품의 안정성에 대한 법원 자체의 잘못된 평가에 기초해 지방법원이 FDA의 미페프리스톤 승인을 차단하고 또 환자들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에 대한 접근을 박탈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페프리스톤은 지난 수십 년간 여성들이 사용해온 약임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페프리스톤이 어떤 약인가요?

기자) 미페프리스톤은 임신 10주 차나 이보다 이전 시기에 임신을 중단하기 위해 사용하는데요. 의료진 처방에 따라 안전하게 복용하면 수술받지 않고 낙태할 수 있습니다. 미페프리스톤 복용 후 24∼48시간 안에 자궁 수축을 유도하는 또 다른 약물인 ‘미소프로스톨’을 복용하면 낙태 성공률이 높아지는데요. 미페프리스톤만 단독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진행자) 낙태약을 둘러싼 이런 법정 공방이 이어지면서 일부 주들은 낙태약 확보에 나섰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영방송 ‘NPR’은 민주당 주지사가 있는 일부 주들은 낙태 약물을 비축하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법원의 결정으로 약물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질 경우를 대비한 조처라는 설명인데요. 매사추세츠주와 워싱턴주는 미페프리스톤을, 뉴욕주와 캘리포니아주는 수만 회분의 미소프로스톨을 비축했다고 합니다. 낙태는 미국에서 보수와 진보 진영 간의 의견이 확연히 갈리는 사안인데요. 기독교와 보수 쪽에서는 태아를 생명으로 보고 낙태를 반대하고요. 민주당 등 진보 쪽에서는 낙태를 여성이 선택할 수 있는 권리로 보며 낙태권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디트로이트 시내에서 전기자동차를 충전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에서 자동차 배출가스를 제한하기 위한 새로운 규정이 공개됐다고요?

기자) 네, 미 환경보호청(EPA)은 12일 청정 차량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기후 위기를 해결할 새로운 ‘차량 배출 규정에 관한 연방 제안서’를 발표했습니다. EPA는 이 제안서가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기반으로 한 국내 제조업 투자를 포함해 청정 차량 생산에 대한 급진적 발전과 투자를 기반으로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 변화 대응 과제를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제안서가 그동안 연방 정부가 자동차에 적용해왔던 규정보다 더 엄격한 환경 기준을 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EPA의 제안서에 담긴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선, 미 자동차 제조업체는 향후 10년 내로, 그러니까 2032년까지 새로 제조되는 경차의 3분의 2를 전기차로 생산해야 합니다. 67%에 달하는 수준인데요.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2030년까지 신차의 50%를 전기차나 하이브리드로 생산해야 한다는 목표를 설정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환경보호청장은 이와 관련해 뭐라고 발언했습니까?

기자) 네, 마이클 리건 환경보호청장은 “자동차와 트럭에 대한 가장 야심 찬 공해 규정”이라고 이번 제안을 평가했습니다. 다만 리건 청장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휘발유 차량의 판매 종료 날짜 설정을 지지하지는 않는다고 밝히며, 이번 제안은 “성과 기반의 규정”일 뿐 “전기차에 대한 지령”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 제안서 기준을 따를 경우 어떤 효과를 예상할 수 있습니까?

기자) EPA는 미 전역에서도 특히 대기 오염이 심각한 지역의 대기질을 개선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와 더불어 2055년까지 거의 100억 톤의 이산화탄소(CO2) 배출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는 지난해 미국 CO2 총배출량의 두 배가 넘는 양입니다. 또 이러한 새로운 표준을 충족하는 차량을 운행하면, 약 200억 배럴 석유 수입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를 줄일 수 있고요. 소비자들은 차량 한 대를 유지하는 동안 평균 수천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EPA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전기차 생산의 가장 핵심 중 하나가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내 전기차 시장을 강화하고 주요 원자재 공급망에 대한 자동차 산업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왔는데요. 앞서 2022년 국제에너지기구(IEA) 전문가는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는 과정이 작은 일은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현재 전기차의 주요 부품인 리튬 이온 배터리의 75%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작년 기준 IEA에 따르면, 미국은 세계 전기차 생산의 1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천연자원보호협회(NRDC)의 루크 토나첼 청정 차량 부문 국장은 미국이 국내 생산과 우호국 수입을 중심으로 전기차 공급망을 구축하는 일은 “야심 차지만 달성 가능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이와 관련해 자동차 업계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자동차협회(AAI)의 존 보젤라 회장은 자동차 시장과 산업에서 “이처럼 규모가 크고 전례 없는 변화가 성공하기 위해선 모든 것이 제대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전기차 충전 시설과 공급망, 현대 설비의 복원력(grid resiliency), 저탄소 연료 및 주요 광물의 사용 가능성 등 차량의 외부 요인이 관건이라고 말했는데요. 이 외부요인에 따라 EPA 제안한 규정을 달성할 수 있을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보젤라 회장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EPA가 발표한 제안서가 공식화되기 위해선 어떤 절차를 거치게 되나요?

기자) 네, EPA의 제안서는 연방 관보에 게시되어 공개 검토 및 여론 수렴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EPA는 이어 대중과 모든 이해관계자 참여를 위해 노력할 뜻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