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각 당의 예비 선거가 시작된 가운데 네브래스카주 공화당 경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한 후보가 패하고,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후보가 승리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관련 의견문이 유출된 이후, 대법관들의 자택 앞에서 시위가 벌어져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영유아용 분유 부족 사태가 악화하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10일 미국 일부 주에서 공화당 당내 경선이 있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1월 8일에 있을 중간 선거를 앞두고 각 당의 공식 후보를 뽑는 예비선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10일엔 네브래스카주의 주지사 후보를 뽑는 경선과 웨스트버지니아주 연방 하원의원 후보를 뽑는 예비선거가 있었는데요. 공화당 경선 결과에 전국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결과가 나왔기에 주목을 받는 겁니까?
기자) 우선, 네브래스카 주지사를 뽑는 공화당 경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았던 찰스 헙스터 후보가 라이벌인 짐 필렌 후보에게 패했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헙스터 후보를 위해 지원 유세까지 펼쳤지만, 결국 패한 겁니다. 반면에 웨스트버지니아주 연방 하원의원 후보를 뽑는 공화당 경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알렉스 무니 현 의원이 승리했는데요. 무니 의원은 지난 2020년 대선이 사기였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한 의원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후보의 명암이 엇갈린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중간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예비선거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상·하원의 주도권을 탈환하기를 원하는 공화당으로서는 이번 중간선거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해 유권자들의 표를 끌어모을 수 있을지, 더 나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 출마하는 것이 승산이 있을지를 점쳐볼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 보다는 공화당의 당내 경선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를 선언한 경선 후보가 몇 명이나 됩니까?
기자) 공개 지지를 선언한 후보가 150명이 넘습니다. 지금까지 성적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이 건재하다는 평가인데요. 본격적인 예비경선 레이스는 이달 초에 시작됐습니다. 지난 3일 오하이오주에서 연방 상원의원 후보와 주지사 등을 뽑는 경선이 치러졌고, 인디애나주에서는 연방 하원의원 후보 등을 뽑는 경선이 있었는데요. 이날 경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한 후보 22명 전원이 승리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이번 네브래스카주와 웨스트버지니아에선 결과가 갈렸는데, 후보들의 면면을 좀 살펴볼까요?
기자) 네브래스카 주지사 경선에 나선 헙스터 후보는 목축 사업가로 최근 몇 주간 선두를 지켜왔습니다. 하지만 7명의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됐는데요. 본인은 의혹을 부인했지만, 지지율을 되돌리진 못했습니다. 결국 돼지 농장주이자 공화당 소속의 피트 리켓 현 주지사의 지지를 받은 필렌 후보가 공화당 주지사 후보로 선출됐고요. 필렌 후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한 캐럴 블러드 주 상원의원과 중간선거에서 맞붙게 됩니다.
진행자) 웨스트버지니아주 후보들도 살펴볼까요?
기자) 웨스트버지니아주 연방 하원의원 경선에선 현직 의원 두 명이 맞붙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무니 의원과 데이비드 매킨리 의원이 경선을 치렀는데요. 센서스 인구조사 결과 웨스트버지니아주의 인구가 감소세를 보이면서 선거구가 병합됐고요. 총 3석이었던 연방 하원 의석 수가 하나 줄어듦에 따라 두 현역 의원이 한자리를 놓고 싸우게 된 겁니다. 매킨리 의원은 자신이 지난해 의회를 통과한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법안을 지지함으로써 지역구의 기반 시설이 개선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결국 패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또 주목할 만한 예비 경선은 어디가 있습니까?
기자) 이달 안에 펜실베이니아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 조지아주에서도 연방 상원의원 후보 등을 뽑는 경선이 열리는데요. 여기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확인될지 여부가 관심사입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 큰 역할을 했던 트위터 계정이 다시 살아날 예정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소셜미디어 트위터 인수에 합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다시 복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자신을 ‘표현의 자유 절대주의자’로 표현하는 머스크 CEO는 앞서 440억 달러 규모의 트위터 인수 거래를 성사시키면서 트위터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언했었습니다.
진행자) 머스크 CEO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되살리려는 이유에 대해선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머스크 CEO는 10일 ‘파이낸셜타임스’가 주최한 행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영구 사용 정지한 것은 “도덕적으로 옳지 않고 극도로 바보 같았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계정 정지는 “이 나라의 많은 사람을 소외시켰고 트럼프의 목소리도 잠재우지 못했다”고 지적했는데요. 그러면서 계정 영구 정지는 스팸 계정 등에 대한 한해서만 내려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이 왜 앞서 영구 정지됐던 겁니까?
기자) 트위터는 지난해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건이 있고 난 뒤 폭력행위를 선동할 수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영구 정지시켰습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팔로워는 8천800만 명에 달했는데요. 트위터의 계정 영구 정지 결정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결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고요. 이후 본인이 별도로 ‘트루스소셜’이라는 소셜미디어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머스크 CEO의 발언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 언론은 머스크 CEO가 혐오 발언과 폭력 선동을 차단하려는 현 트위터 경영진의 노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머스크 CEO의 발언에 대해 사기업이 결정할 사안이라면서도 “바이든 행정부는 온라인 플랫폼이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기 원한다. 하지만, 허위 정보의 장이 돼서는 안 된다고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이달 초 연방대법관들이 낙태 보장법을 뒤집으려 한다는 의견문이 유출된 이후, 낙태 관련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심지어 대법관들 자택 앞에서도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요 ?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일, 낙태를 허용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대법원이 뒤집으려는 방침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온 후 워싱턴 D.C.에 있는 연방대법원 청사 앞에는 즉각 시위대가 몰려들었습니다. 이후 대법원 청사 앞은 낙태 찬성론자들과 반대론자들의 싸움터가 됐는데요. 사법당국은 시위대의 난입을 막기 위해 대법원 청사 주위에 3m 높이의 펜스를 세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일부 시위대가 대법관들의 자택까지 찾아가 시위를 벌이면서 시민들의 정치적 행동을 어디까지 용인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진행자) 대법관이 총 9명이지 않습니까? 모든 대법관 집 앞에 시위대가 모인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언론에 유출된 다수 의견문을 보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으려는 대법관은 클래런스 토머스, 브렛 캐버노, 새뮤얼 얼리토, 에이미 코니 배럿, 닐 고서치 이렇게 5명의 보수성향의 대법관들인데요. 이들 가운데 얼리토 대법관과 캐버노 대법관 그리고 존 로버츠 대법원장의 자택 앞에서 시위대의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진행자) 자택 앞이라면 주택가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는 말인데 시위대 분위는 어땠습니까?
기자) 시위는 평화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방 의원들은 대법관들의 안전을 매우 우려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상원은 지난 9일 연방대법원 경찰이 대법관들과 그 가족에 대한 24시간 보호를 제공하고, 또 이에 필요한 예산에 대해 만장일치로 승인했습니다. 해당 법안은 현재 하원의 처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상원에서 왜 이런 법안을 처리하게 된 걸까요?
기자)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9일 상원 회의장에서 “연방대법관을 위협해 특정한 방법으로 판결을 내리려고 하는 것은 수정헌법 1조가 보장한 언론자유나 평화로운 집회의 자유 범위를 훨씬 벗어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법치를 폭도들의 통치로 대체하려는 시도”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대법관들에 앞에서 시위하는 것이 불법입니까?
기자) 일부 학자들은 연방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1950년 법령에 따르면, 사법 행정을 방해하거나 판사나 배심원, 증인, 법원 직원에게 영향을 주기 위해 이들이 사용하는 건물이나 주거지 근처에서 피켓을 들거나 퍼레이드를 하는 것은 범죄이며 벌금과 최대 1년의 징역에 처할 수도 있다고 명시하고 있는데요. 따라서 대법관 자택 인근 시위는 불법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진행자) 또 다른 시각이 있다면요?
기자) 이런 시위가 불법이기보다는 미국적인 표현 방식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시위가 평화롭다면 괜찮다며, 자신의 뉴욕 자택 앞에서도 일주일에 몇 번씩 시위가 열린다고 말했는데요. “이게 바로 미국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아기를 키울 때 없어서는 안 되는 것 중의 하나가 분유인데요. 지금 미국에서 분유가 부족해서 부모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고?
기자) 그렇습니다. 벌써 몇 개월째 미국 상점의 진열대에서 분유 찾기가 힘들어졌습니다. 분유 공급이 큰 차질을 빚으면서 분유가 들어오는 족족 매진이 되기 때문인데요. 분유 생산 업체들이 생산을 최대한 늘리고 있지만, 수요에는 턱없이 모자라면서 분유 대란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분유 물량이 얼마나 모자란 겁니까?
기자) 소매가격 추적 회사인 ‘데이터셈블리’가 미 전역의 1만1천여 개 매장의 분유 물량을 분석한 결과를 최근 내놓았는데요. 작년 상반기만 해도 분유 품절 비율이 2%~8%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7월부터 분유가 동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는데요. 작년 11월부터 올해 4월 초까지는 품절률이 31%까지 치솟았고요. 지난 4월 24일 주간에는 전국 소매점 분유의 40%가 완전히 매진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아이오와주와 사우스다코다, 텍사스 등 6개 주에서는 분유가 50% 이상 품절됐다고 데이터셈블리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분유는 아이들의 생존과도 연관이 있지 않습니까? 어쩌다가 이렇게 분유 대란이 일어나게 된 겁니까?
기자) 몇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는데요.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인해 공급망 정체 현상이 심화하면서 분유 공급에 차질을 빚었고요. 이어 기록적인 물가상승, 즉 인플레이션에 분유 리콜사태까지 더해진 겁니다.
진행자) 리콜이라면 제품에 하자가 있어서 업체가 제품을 수거하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2월 미 식품의약국(FDA)은 미국의 주요 분유 제조사인 ‘애보트’의 분유를 먹은 뒤 박테리아 감염으로 영유아 2명이 사망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시밀락과 앨리멘텀, 엘러케어 등 애보트 사의 3개 분유 브랜드를 리콜 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진행자) 분유 공급 부족이 계속되면서 상점들도 특단의 조처에 나섰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타켓과 CVS, 월그린 등 미국의 유통업체들이 1인당 분유 구매량을 제한한다고 밝혔습니다. CVS는 성명을 내고 온라인과 매장에서 한 번에 분유를 3통 이상 구매하지 못하도록 했고요. 월그린 역시 비슷한 지침을 내놓았습니다. 또 타켓은 매장에서는 구매에 제한이 없지만, 온라인 구매 시 1인당 최대 4통까지만 구매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분유가 부족해지면 가격도 올랐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인기가 많은 분유 브랜드의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현재 최대 18%까지 올랐습니다. 하지만 가격보다 분유를 아예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이 더 문제인데요. 미국 영아협회는 성명을 내고, 분유 업체들이 생산을 최대로 늘리고 있으니 10일에서 2주 정도 먹을 정도만 분유를 비축하고 사재기는 하지 말 것을 부모들에게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 미국 정부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기자)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9일, 분유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역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키 대변인은 “FDA는 국민의 건강을 보호한다는 의무를 다하기 위해 분유 리콜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영유아에게 안전한 제품을 주는 것이 FDA의 역할이라고 밝혔는데요. 이어 “FDA 역시 재고 확보를 우선순위에 두고 분유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쉴 새 없이 일하고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