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 트럼프 문건 특별조사관 승인 항소 방침...백악관, 빅테크 개혁 6대 원칙 발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 압수 문건에 대한 특별조사관 임명을 승인한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연방 법원 건물 앞에 경찰관들이 서 있다.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법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 압수 문건에 대한 특별조사관 임명을 승인한 법원 결정에 항소할 방침을 밝혔습니다. 백악관이 거대 IT기업 개혁을 위한 6대 원칙을 발표했습니다. 이어서, 워싱턴 D.C. 시장이 남부 국경에서 버스로 이송된 이주자가 급증하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연방 법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 압수 문건과 관련한 법원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법무부는 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자택에서 압수한 자료에 대한 특별조사관 임명을 승인한 법원의 판결에 항소하기로 결정하고, 법원에 항소 통지(Notice of Appeal)를 제출했습니다. 법무부는 제11 연방 항소법원에 정식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법무부는 항소와 별도로 특별조사관 임명을 승인한 에일린 캐넌 플로리다주 연방 지방 법원 판사에게 특별조사관이 임명될 때까지 압수 문건 검토를 금지한 결정을 유예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연방 법무부가 왜 이런 대응에 나서는지, 그 이유도 밝혔습니까?

기자) 법무부는 법원의 판결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사가 방해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법무부는 “수사를 유지하지 않으면 정부와 대중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부분적으로 FBI의 조사를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캐넌 판사에게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법무부는 지금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국가 기록물을 취급하는 데 있어 불법행위가 있었는지를 조사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법무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임기가 끝났을 때 대통령기록법에 따라 백악관 관련 문건을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 반환하지 않고 플로리다 자택으로 가져가는 과정에서 ‘방첩법’ 등 3가지 연방법을 위반한 혐의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그리고 해당 수사의 일환으로 지난달 8일 마라라고 자택을 압수 수색해 100건 이상의 기밀 문건을 찾아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압수 문건들을 독립적으로 검토할 특별조사관 임명을 요구한 거고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FBI의 수사가 정치적인 목적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특별조사관이 임명돼 ‘행정 특권’에 따라 수사에서 배제할 수 있는 문건을 찾아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무부는 이미 압수 문건 검토가 끝났고 ‘변호인-의뢰인 간 특권’에 따라 수사에 포함하지 않을 문건도 찾아냈다며 특별조사관 임명에 반대했는데요. 하지만 캐넌 판사는 지난 5일 절차의 진실성을 보장하기 위해 특별조사관을 지명할 필요가 있다고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법무부가 특별조사관 지명에 반대하는 이유, 좀 더 알아볼까요?

기자) 네, 법무부는 100건 이상의 기밀문건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은 문서에 대한 기밀 분류 심사와 국가 안보 평가를 저해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법무부는 캐넌 판사의 명령이 있기 전 FBI는 정보 당국의 검토와 평가를 위해 정보기관 담당자와 적절히 조율하고 있었지만, 범위가 불확실한 캐넌 판사의 명령으로 인해 정보기관의 평가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특별조사관을 지명하더라도 FBI의 부분적인 조사는 계속돼야 한다는 게 법무부의 주장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법무부는 또 기밀 문건을 정부가 수사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금지하면서, 특별조사관에 해당 문건을 볼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건 ‘오류’라고 지적했습니다. 법무부는 “행정 특권에 대한 잠재적 주장으로 행정부가 해당 기밀 문건을 검토하고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법무부가 이렇게 계속 부분적 조사를 이어가겠다는 요청에 대해 캐넌 판사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캐넌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 다음 주 월요일, 그러니까 12일 10시까지 법무부의 조처에 대한 대응을 내놓으라고 명령했습니다. 캐넌 판사는 또 트럼프 전 대통령 측과 법무부 양측에 특별조사관 후보들을 제안할 때도 법무부의 이런 요청을 고려하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가 법적 처벌에 직면한 소식도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사로 불린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가 8일 법원에 출두해 미 남부 국경 장벽 건설 기금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배넌 씨가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를 받는 건지 알아볼까요?

기자) 배넌 씨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 사이에 장벽을 건설하기로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획을 완성하기 위해 홈페이지를 개설해 기부금을 모금했었습니다. 하지만 뉴욕 맨해튼 지방검찰은 배넌 씨가 수십만 달러를 제3의 단체에 송금해 다른 두 사람과 함께 기부금을 빼돌렸다고 지적했는데요. 맨해튼 검찰은 배넌 씨를 자금 세탁과 음모,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배넌 씨가 해당 사안으로 기소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요?

진행자) 네, 지난 2020년, 뉴욕 연방 지방법원이 배넌 씨를 같은 이유로 기소했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직전, 배넌 씨의 연방 범죄 혐의에 대해 사면 조치하면서 해당 사건은 공소 기각됐습니다. 하지만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방 검사는 배넌 씨가 연방 범죄 혐의는 사면됐지만, 수백 명의 맨해튼 주민들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였기 때문에 배넌 씨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같은 혐의로 주 검찰 차원의 기소가 또 이뤄진 거군요?

진행자) 맞습니다. 그런데 배넌 씨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해 기소된 사안은 또 있습니다. 작년 1월 6일 의사당 난입 사건을 조사 중인 하원 특별 조사 위원회의 소환에 불응하면서 배넌 씨는 의회 모독죄로 기소된 바 있습니다. 하원 특위는 배넌 씨가 의사당 난입 사건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선동했으며, 사건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었다고 보고 소환을 추진했었는데요. 지난 7월 배심원단은 배넌 씨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습니다.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백악관 전경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백악관이 대형 IT 기업들과 관련한 새로운 원칙을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은 8일 거대 IT 기업 플랫폼을 개혁하기 위한 6대 원칙을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은 이날 백악관에서 관련 회의를 연 후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경쟁 및 기술 플랫폼 책임 강화’라는 제목의 개혁 방침을 내놓았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이 이런 새로운 원칙을 내놓은 배경도 밝혔습니까?

기자) 네, 백악관은 “중소기업과 기업가들이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이들 원칙은 행정부의 수개월 간의 노력과 이해당사자들의 협력으로 이뤄낸 정점이라고 밝혔는데요. 이어 “기술 기업들의 의견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이날(8일) 회의에 어떤 사람들이 참석했습니까?

기자) 백악관 고위 당국자들과 칼 라신 워싱턴 D.C. 법무장관, 또 여러 기술 전문가들이 참석했습니다. 백악관은 회의 참석자들이 반독점과 개인정보 보호를 비롯해 여러 기술 정책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날 회의 이후 발표된 6대 원칙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볼까요?

기자) 6가지 원칙은 기술 분야의 경쟁 촉진, 연방정부의 강력한 개인정보 보호 채택, 어린이 개인정보와 온라인 보호 강화, 거대 IT 기업을 위한 특별한 법적 보호 폐지, 알고리즘과 콘텐츠 중재 결정에 있어 투명성 증대와 알고리즘 차별 종식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알고리즘이란 어떤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입력된 자료를 토대로 원하는 결과를 유도해 내는 방법을 뜻하는데요. 인터넷 업체들은 알고리즘을 이용해서 인터넷 이용자의 흥미를 끌 만한 정보나 광고를 선정합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이렇게 기술 업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백악관은 “기술 플랫폼의 부상으로 새롭고 어려운 도전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해로운 온라인 문화와 연계된 비극적인 폭력 행위나 정신 건강 악화 그리고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인들의 기본권이 기술 플랫폼의 부상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연방 의회에서도 IT 대기업들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있다고요?

기자) 네, 의회 내 초당파 의원 그룹이 메타플랫폼의 페이스북과 애플, 알파벳의 구글 그리고 아마존 등 4개 거대 IT 기업을 규제하기 위해 독점금지법안을 마련했습니다. 해당 법안은 검색 기능에서 자사 서비스 우대를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의원들은 상원에서 법안이 통과하기 위해 필요한 60표를 확보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아직 표결 일정은 잡히지 않았습니다.

뮤리엘 바우저 미국 워싱턴 D.C. 시장.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워싱턴 D.C. 시장이 최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8일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 D.C. 시장이 텍사스와 애리조나 등 미 남부 국경을 넘은 이주자들이 몰려드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공공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바우저 시장은 비상사태 선포와 더불어 이들 이주자의 수용과 정착을 도울 담당 부서도 신설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워싱턴 D.C.는 남부 국경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떻게 남부 국경을 넘은 이주자들이 D.C.로 몰려드는 겁니까?

기자) 국경지대 주지사들이 이들 이주자를 버스에 태워 워싱턴 D.C.로 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지난 4월 이후 7천900명이 넘는 이주자들을 버스에 태워 워싱턴 D.C.로 보냈고요. 애리조나 주지사가 보낸 이주자도 1천700명에 달합니다.

진행자) 이들 주지사가 왜 국경을 넘은 이주자들을 워싱턴 D.C.로 보내는 건가요?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의 이민 정책에 대한 반발입니다. 공화당 소속인 애벗 주지사는 앞서 행정부의 정책 실패로 남부 국경을 넘는 이들이 급증하는 데 대한 책임을 본인들이 질 수 없다며, 이주자들을 버스에 태워 수도인 워싱턴 D.C.로 보내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텍사스주는 워싱턴 D.C. 외에 민주당 출신 시장이 있는 뉴욕시에도 2천200명을, 시카고에는 300명의 이주자를 버스에 태워 보냈습니다.

진행자) 버스로 이송된 이주자들을 수용하고 있는 시장들은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이들 시장은 공화당 주지사들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주자들을 버스에 태워 보내고 있고 또 인도적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바우저 시장 역시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이주자들을 버스에 태워 보내는 것은 ‘정치적 보여주기’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워싱턴 D.C.는 국경지대에서 온 이주자들을 관리하기 위해 새로운 부서도 신설한다고요?

기자) 네, 바우저 시장은 ‘이주서비스국(Office of Migrant Services)’을 신설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를 위해 1천만 달러를 투입할 예정으로, 관련 예산은 차후 연방 정부로부터 상환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바우저 시장은 성명에서 “우리는 D.C.의 가치를 충실히 지키고 있으며, 온정 있고, 일관되며, 잘 조율된 대응을 하기 위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워싱턴에 도착한 남부 국경 이주자가 거의 1만 명에 육박하고 있는데, 이 사람들이 다 D.C.에 정착하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워싱턴 D.C.에 도착한 이주자의 85%~90%는 며칠 내, 빠르면 몇 시간 내에 다른 최종 목적지로 이동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바우저 시장은 현재 약 94가정이 워싱턴 D.C.의 호텔과 보호 시설에서 머물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로이터 통신은 워싱턴에 도착한 이주자들이 영구적인 거주지를 찾거나 의료 서비스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D.C. 시장이 비상사태까지 선포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바우저 시장은 “국경의 상황은 나아지고 있지 않고,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올가을에 남부 국경을 넘는 사람이 급증해 텍사스주와 애리조나주에서 수백 대의 버스가 추가로 워싱턴 D.C.에 도착할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우저 시장이 연방 정부 차원의 도움을 요청한 적은 없습니까?

기자) 바우저 시장은 이주자 수용을 위해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 국방부에 주 방위군 지원을 요청했지만, 두 차례 모두 거절당했습니다. 국방부의 켈리 불리너 홀리 사무국장은 당시 바우저 시장에게 서한을 보내, D.C. 주 방위군이 이민자들을 지원하는 훈련은 받지 않으며, 관련 활동은 군인들의 준비 태세를 저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