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오늘은 18일에 막을 내린 공화당 전당대회 소식 자세히 알아보고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이 항소 법원에서 또다시 가로막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진행된 공화당 전당대회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전당대회 마지막 날 공화당의 대선 후보가 공식 발표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 넷째 날이자 마지막 날인 18일,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을 공식 수락했습니다.
[녹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I accept your nomination.”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오늘 저녁 자신감과 힘,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여러분 앞에 섰다”며 “4개월 후 우리는 놀라운 승리를 거둘 것이고,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4년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함께 모든 인종과 종교, 피부색, 신념을 가진 시민을 위한 안전과 번영, 자유의 시대를 열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설하는 모습을 보면 강하고 뭔가 공격적인 느낌을 주기도 했거든요? 이날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은 어땠습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90여 분간 이어졌는데 평소와 비교하면 부드럽고 차분한 분위기였습니다. 전당대회 직전인 지난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하던 중 총격범이 쏜 총알이 오른쪽 귀 윗부분에 스쳤는데요. 이날(18일) 연설을 시작하며 자신에 대한 암살 시도 사건이 일어난 뒤 미국 국민들이 보여준 사랑과 지지에 먼저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오른쪽 귀에 네모난 모양의 붕대를 붙인 채 등장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당시 상황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목소리 들어보시죠.
[녹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Wow, what was that? “It can only be a bullet --- and I pulled up my hand and it was covered with blood.”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격 직후 속으로 “이게 뭐지? 총알일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했다는 건데요. 그리고 오른손을 귀로 가져갔고 곧 손이 피로 물들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지막 순간에 머리를 움직이지 않았더라면 총에 맞아 오늘 밤 여기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격 후 무대 위로 달려온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매우 용감했다”며 감사를 전했고요. “하나님의 은혜로 이 대회장에서 여러분 앞에 서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 사건이 있은 후 원래 준비돼 있던 연설 내용을 고친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역시나 피격 관련 이야기가 포함됐네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우리 사회의 불화와 분열은 반드시 빠르게 치유돼야 한다”며 화합도 강조했는데요. “나는 절반의 미국이 아닌 모든 미국인의 대통령이 되기 위해 출마한다”며 절반을 위해 이기는 것은 승리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끝까지 이런 온화한 기조를 이어갔나요?
기자) 의제에 관해 이야기할 때는 단호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멕시코와의 맞닿은 미국 국경을 불법으로 넘는 이주자들이 미국을 ‘침략’하고 있다며 비난했는데요. “국경을 폐쇄하고 장벽을 완성해서 불법 이주 위기를 끝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We want people to come into our country, but they have to come into this country legally.”
기자)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기를 원하지만, 그들이 합법적으로 이 나라에 들어와야 한다”는 겁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남부 국경에서 일어난 거대한 침략으로 미국 지역 사회에 범죄와 빈곤, 질병, 파괴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런 불법 이민 위기를 가져왔다며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 정부에 대해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은 거의 언급하지 않았지만,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은 쏟아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 행정부가 들어선 후 미국이 쇠퇴하는 국가가 되고 있다며 저소득, 노동자 가정의 소득이 황폐해졌고 인플레이션 위기가 초래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약속한다며, “나는 파괴적인 인플레이션 위기를 즉시 끝내고 이자율을 낮추고, 에너지 비용을 줄일 것이다. 시추도 시작할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 현재 여러 차례 형사 기소되고 재판도 받고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나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34건의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게 된 이유는 바이든 행정부가 사법 시스템을 무기화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자신이 패배한 2020년 선거에서 민주당이 부정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대외 정책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어떤 생각을 밝혔습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외교, 안보에 있어서 ‘미국 우선주의’가 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 내용 들어보시죠.
[녹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 growing specter of conflict hangs over Taiwan, Korea and the Philippines, and all of Asia. Our planet is teetering on the edge of World War III. This will be a war like no other because of weapons.”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 유럽과 중동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타이완과 한국, 필리핀 그리고 아시아 전역 위에 커지고 있는 충돌의 망령이 떠돌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구는 제3차 세계대전의 벼랑 끝에 위태롭게 서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과 더불어 “현 정부가 일으킨 모든 국제적 위기를 종식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자신이 백악관으로 돌아가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도 잘 지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우선주의라면 경제적으로도 미국을 우선하겠다는 계획이 포함되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른 나라가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산 제품 생산을 늘려 수십만 개의 일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동맹국이 수년간 미국을 이용했다며, 자신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으로 대체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민들을 위해 팁에 대한 세금을 없애는 등 대규모 세금 감면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이번 대선의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인 낙태와 지난 2021년 1월 6일 발생한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수락 연설 내용 들어봤는데요. 연설에 대한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앞서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 후 연설에서 국가적인 화합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국민 화합이나 단합 등의 메시지는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연설 초반에 단합을 호소하긴 했지만, 이후 현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날 선 비판이 이어졌고, 연설의 최우선 주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기간 줄곧 강조해 온 불법 이민 문제였다고 언론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전당대회 마지막 날 트럼프 전 대통령 수락 연설 외에 다른 순서들도 있었죠?
기자) 네, 전당대회 마지막 날 주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구호이기도 한 ‘미국을 다시 한번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Once Again)’였는데요. AP 통신은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암묵적인 비난 속에 강인함과 남성성을 보여주도록” 구성된 듯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찬조 연설자들이나 공연자들을 보면 그런 인상을 느낄 수 있었다고요?
기자) 네, 록 가수인 키드 락 씨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 후 외친 “싸워라! 싸워라!”라는 후렴구가 있는 노래를 부르며 청중들의 호응을 자아냈고요. 유명 프로 레슬링 선수인 헐크 호건 씨는 “나는 연예인으로서 정치에 관여하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더 이상 침묵을 지킬 수 없다”며 연단 위에서 자신이 입고 있던 티셔츠를 손으로 찢어 “미국을 위대하게”라고 글자가 쓰인 빨간색 티셔츠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끝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소개한 사람은 격투기 단체 UFC의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나 화이트 씨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이번 전당대회 기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거든요? 멜라니아 여사가 마지막 날에는 등장했습니까?
기자) 네, 공화당을 상징하는 붉은색 옷을 입고 연단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연설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또 지난 2020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소개한 딸 이방카 트럼프 씨도 행사장에 등장하긴 했지만 역시 연설을 하진 않았습니다. 전당대회 마지막 순간, 수많은 풍선이 천정에서 떨어지고 청중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공화당의 큰 축제였던 전당대회는 마무리됐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은 이렇게 축제의 분위기 속에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식 대선 후보로 지명했는데요. 민주당 상황도 볼까요?
기자) 민주당은 현재 공화당과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17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격리에 들어갔고 선거 운동은 중단된 상황입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후보 사퇴 요구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대선 후보 TV 토론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인지력 문제가 부각되면서 여러 민주당 의원이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요구했었죠. 그래도 민주당 지도부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었는데 최근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변화가 있는 걸까요?
기자)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대표가 사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재선 도전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고 합니다. 대선에서 패할 경우 의회 상하원도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앞서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에 이어 민주당 유력 인사인 애덤 쉬프 의원도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 선거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줄곧 대선 완주 의사를 밝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하지만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동료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고, 이들의 우려 표명에 물러설 조짐을 보인다고 언론이 전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주말에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데요. 만약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사퇴를 결정할 경우, 대체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고요. 아니면 민주당이 공개 전당대회를 통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나 그레첸 위트머 미시간 주지사 등 여러 후보들 가운데 한 명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이 법원에서 제동이 걸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제8순회 항소법원이 18일 바이든 행정부의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에 대해 집행정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앞서 공화당이 주도하는 7개 주가 제기한 시행 보류 요청을 법원이 받아들인 겁니다.
진행자) 공화당 주들이 이의를 제기한 바이든 행정부의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이 어떤 내용이죠?
기자)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 8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SAVE(The Saving on a Valuable Education)’라는 프로그램입니다. SAVE는 대출자의 소득과 가족 규모 등에 따라 대출 상환액이 결정되는 소득 기반 대출 상환 조정 프로그램인데요. 자격을 갖춘 경우, 매월 상환액을 낮추어 주고요. 남은 대출 원금이 1만 2천 달러 이하이면서 10년 이상 부채를 갚은 사람들에게는 남은 채무를 탕감하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결정이 항소 법원에서 나왔다면, 하급법원에서 이미 다뤄졌다는 말이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6월 캔자스주와 미주리주 연방 법원이 각각 SAVE 계획의 시행을 가로막았습니다. 당시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연방 지법의 존 로스 판사는 연방 교육부가 권한을 초과했다고 지적하며 추가 대출 면제를 승인하지 못하게 판결했는데요. 하지만 당시 계획 전체를 차단하지는 않았습니다. 이에 앤드루 베일리 미주리주 법무장관을 비롯한 공화당 주 법무장관들이 SAVE 계획의 나머지 부분까지 시행을 막아달라고 연방법원에 요청한 겁니다.
진행자) 그리고 미주리주 항소 법원이 결국 이들 주의 손을 들어준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베일리 법무장관은 18일 소셜미디어 X 올린 글에서 이번 판결은 미국인에게 큰 승리라며,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이 시행됐다면 “미국인 노동자들에게 아이비리그 빚 5천억 달러를 안겨주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공화당은 국민의 세금으로 대학 교육을 받은 대출자들의 빚을 갚아줄 수 없다는 입장인데요. 특히 바이든 행정부의 이런 대출 탕감 계획은 대선을 앞둔 선심성 공약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연방 교육부는 법원 결정에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교육부 대변인은 이번 판결의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며 “계속해서 세이브 계획을 적극적으로 옹호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항소 법원에서 가로막힌 SAVE 계획 말고도 바이든 행정부가 내놓은 학자금 탕감 계획이 또 있지 않았나요?
기자) 네, 정부는 앞서 4천300억 달러 규모의 학자금 대출 프로그램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연간 개인 소득이 12만 5천 달러, 부부 합쳐서 25만 달러 미만일 경우, 1만 달러까지 학자금 대출을 탕감해 주고, 일부 저소득층의 경우 최대 2만 달러까지 탕감해 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연방 대법원은 지난해 6월, 해당 계획은 행정부 권한을 넘어선 정책이라고 지적하며 무효로 한 바 있습니다. 그러자 바이든 행정부가 SAVE라는 새로운 정책을 다시 내놓은 거죠.
진행자) 하지만 새 정책마저 항소법원에서 가로막힌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항소 법원의 시행 정지 명령이 나온 날 바이든 대통령은 12억 달러 규모의 추가 학자금 탕감 계획을 또 발표했습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공공부문 근로자에 대한 학자금 대출 탕감(PSLF)’을 통해 3만5천 명의 학자금 부채를 취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교사나 간호사, 법 집행 요원 등 공공 서비스 종사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계획인데요. 백악관은 다양한 정부의 학자금 탕감 혜택을 받게 된 전체 미국인 수는 476만 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