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선 결과 뒤집기' 판사 기피 신청...미 학자금 대출 탕감 후속 조치 소송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일 워싱턴 D.C. 연방법원에서 기소인부절차를 마친 직후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결과 뒤집기 재판과 관련해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다며, 판사와 법원 변경 요청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내놓은 새로운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에 대해 보수 단체가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어서, 먹는 알약 형태의 산후우울증 치료제가 처음으로 미 보건당국의 승인을 받은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로 기소됐는데요. 이 재판과 관련해 이의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담당 판사와 재판 장소를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자신에 대한 재판을 담당할 판사를 무작위로 선정한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판사와 법원이 교체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 좀 더 자세히 들어볼까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재판을 “어처구니없는 표현의 자유∙공정 선거 재판”이라고 비판하면서, “이번 재판에 ‘배정된’ 판사로부터 내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길은 전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모든 사람은 이것을 알고 있으며, 판사 본인도 그러하다”고 주장했는데요. 따라서 “우리는 즉시 판사 기피 신청을 진행할 것이며, 마찬가지로 워싱턴D.C. 이외 지역으로 재판 장소 변경도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해당 재판에 배정된 판사가 누구이길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렇게 판사 기피 신청까지 하려는 걸까요?

기자) 워싱턴 D.C. 연방 지법의 타니아 처트킨 판사입니다. 지난 2014년 민주당 소속인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한 연방 판사인데요. 처트킨 판사는 앞서 지난 2021년 1월 6일 발생한 의사당 난입 사태의 가담자들에게 무거운 징역형을 선고한 이력이 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처트킨 판사는 의사당 난입 사태 피고인 38명에 대한 판결에서 전원 징역형을 선고했고요. 19건은 검찰 구형 그대로 선고하거나 오히려 더 무거운 형량을 선고했습니다.

진행자) 1월 6일 의사당 난입 사태라면 지금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와 연관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사기 주장을 부추기고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공모한 혐의로 특검의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연방대배심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미국 정부를 사취하려 한 음모, 선거인단 투표 인증을 위한 공무 절차를 방해하려 한 음모, 투표권 등 시민의 권리 행사를 막으려 한 음모 그리고 공무 절차 방해와 방해 시도 혐의 등 총 4가지 혐의로 기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일 법원에 출석해 기소인부절차를 밟았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치안판사 앞에서 자신의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오는 28일 공판부터는 해당 사건에 배정된 처트킨 판사가 심리를 진행하게 됩니다.

진행자) 처트킨 판사가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린 적도 있다고요?

기자) 네, 처트킨 판사는 지난 2021년 11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한 백악관 문서 공개를 막아달라며 제기한 요청을 기각한 바 있습니다. 당시 의사당 난입 사태를 조사 중이던 하원 특별위원회가 사건과 관련한 백악관의 문건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기간 작성된 문건의 공개를 막을 대통령 특권이 있다고 주장하며, 문건 공개 금지를 요구하는 소장을 연방법원에 제출했는데요. 하지만 당시 처트킨 판사는 “대통령은 왕이 아니고, 원고는 대통령도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문건 공개를 허용했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렇게 재판을 맡은 판사뿐 아니라, 재판이 진행되는 장소도 바꿔 달라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워싱턴 D.C.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득표율은 약 93%였던데 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득표율은 5%에 그쳤는데요. 이렇게 민주당이 강세인 지역에서 선정된 배심원단이 공정한 재판을 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럼 어디에서 재판받기 원하는 겁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존 로로 변호사가 6일 여러 TV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 장소로 공화당 성향의 웨스트버지니아주를 제안했습니다.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득표율 약 69%를 기록하며 바이든 대통령에 앞섰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사가 방송에서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로로 변호사는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의회의 바이든 대통령 인증 절차를 막으려고 한 것은 헌법이 보호하는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고 말했습니다. 로로 변호사는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표현의 자유에 참여하는 것은 정부에 대한 사기에 관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혐의는 “표현의 자유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판과 관련해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특검 측이 또 법원에 요청한 내용이 있네요?

기자) 네, 관련 조사를 이끄는 잭 스미스 특검은 앞으로 검찰이 재판에서 제시할 증거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외부에 공개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특검은 4일, 처트킨 판사에게 이 사건과 관련한 증거 보호 명령 요청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사례로 제시했는데요. "네가 나를 잡으려 한다면 나도 너를 쫓을 것이다!"라는 게시물이었습니다.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런 행위가 재판에서 자신에 대해 불리한 증언을 할 수 있는 증인을 압박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활동이 공정한 재판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검찰은 형사 사건에서 증거 보호 명령은 흔한 일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증인과 판사, 변호사, 기타 그와 관련된 법적 문제"를 게시했기 때문에 "이번 재판에서는 특히 더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이 제안한 보호 명령에는 대배심 증인 증언과 수색영장을 통해 얻은 자료를 포함한 ‘민감한 자료’에 더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진행자) 검찰의 요청에 법원은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처트킨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에 7일 오후 5시까지 검찰의 요구에 대한 대응을 내놓을 것을 명령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변호인단은 논의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답변 시한을 10일까지로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는데요. 처트킨 판사는 해당 요청을 곧바로 거부하며 마감일을 준수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결과 뒤집기 의혹과 관련한 재판,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부터 공방이 오가고 있는데요. 해당 재판과 관련해 눈길을 끄는 사람이 또 있군요?

기자) 네, 바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이인자였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입니다. 펜스 전 부통령은 6일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해당 사건이 재판에 회부될 경우 증인이 될 것이냐는 질문에 "증언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법을 준수할 것이다”라고 말해 증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펜스 전 부통령은 “법의 요구가 온다면 그에 응할 것이며, 진실만을 말할 것을 확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이미 여러 차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한 바 있는데요. 내년 대선에 출마 선언을 한 펜스 전 부통령은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경선 경쟁자이기도 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델라웨어 주립대학교에서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새롭게 마련한 학자금 대출 지원 계획이 소송에 직면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말 시험 접수에 들어간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학자금 대출 탕감 프로그램에 대해 보수단체가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신시민자유연맹(NCLA)은 4일,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인 케이토(Cato) 연구소와 매키낵공공정책연구센터(Mackinac Center for Public Policy)를 대신해 미시간주 동부 연방법원에 소장을 내고 바이든 행정부의 계획을 막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이들 보수 단체가 소송을 제기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연방 대법원이 정부의 대규모 학자금 대출 탕감 프로그램을 무효로 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새로운 후속 조치를 발효한 것은 행정부의 권한 남용이라고 이들 단체는 주장했습니다. 정부의 새 조치는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았고 대중의 피드백을 요청하는 연방 규칙 제정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불법이라는 건데요. 소장은 또 "어떤 권한도 교육부가 미납 금액을 납부액으로 간주하도록 허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정부의 새로운 대출 탕감 프로그램이 어떻게 나온 겁니까?

기자) 지난해 조 바이든 대통령은 1인당 최대 2만 달러까지, 총 4천300억 달러 규모의 연방 학자금 대출을 탕감하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6월 연방 대법원이 바이든 행정부의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은 정부의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며
무효화하면서 정부가 후속 조치를 내놓았습니다.

진행자) 새로운 계획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일정 기간 학자금 대출을 상환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교육부가 나머지 잔액을 탕감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소득이 높으면 대출 상환액 규모가 커지고, 소득이 낮을수록 상환액이 줄어드는, 이른바 ‘소득 기반’의 학자금 탕감 프로그램인데요. 정부는 해당 프로그램 수혜자를 80여만 명으로 추정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새 계획도 법적 도전을 받은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교육부는 새로운 탕감 계획을 발표하며 기존에도 20년 또는 25년 학자금 대출 상환 후, 남은 액수에 대해 탕감을 신청할 수 있는 제도가 있었지만, ‘과거 행정적 실패’로 인해 해당 계획이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는데요. 하지만 공화당은 정부가 학자금 부채를 줄이거나 탕감하려는 계획에 반대하며 법적 싸움을 예고해 왔습니다.

진행자) 해당 소송에 대해 정부는 어떤 반응을 내놓았습니까?

기자) 연방 교육부는 성명을 내고, 이번 소송은 “수십만 명의 대출자를 빚더미에 앉히려는 우파 이익 단체의 필사적인 시도”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노동자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는 물러서거나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4일 출산이나 임신으로 인해 심각한 우울증을 겪는 이들의 치료를 위한 복용약을 승인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산후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는 복용약이 미 보건당국의 승인을 받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4일 출산이나 임신과 관련해 심각한 우울증을 겪는 성인들을 위한 항우울제 복용약을 승인했습니다. 지금까지 정맥주사 형태의 치료제는 있었지만, 먹는 알약 형태의 산후우울증 치료제가 보건 당국의 승인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FDA 승인을 받은 경구용 산후우울증 치료제, 이름이 뭡니까?

기자) '주라놀론(zuranolone)'이라는 약입니다. 미국 제약회사 세이지(Sage)와 바이오젠(Biogen)이 공동 개발했는데요. 시중에는 ‘주르주배(Zurzuvae)'라는 이름으로 유통될 예정입니다. 두 회사는 4일 성명을 내고 "주르주배가 올해 4분기에 출시돼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주라놀론이 기존의 정맥 주사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기자) 주라졸론은 산후우울증 증상을 신속하게 개선할 수 있는 알약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FDA는 지난 2019년 산후우울증 치료제로서는 최초로 '브렉사놀론'을 승인했는데요. 이 약은 의료 시설에서 사흘 동안 정맥주사로 맞아야 하고요. 가격도 3만4천 달러에 달합니다. 그렇다 보니 그다지 널리 사용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이번에 승인받은 주라놀론은 하루 한 번씩, 14일간 복용하면 됩니다. 그리고 임상 결과를 보면, 주라졸론은 부작용도 정맥주사보다 경미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간혹 졸음과 어지러움을 동반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새 약의 가격은 어느 정도 될까요?

기자) 제약사 측은 가격을 얼마로 책정할지는 아직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FDA의 정신의학과 책임자인 티파니 파치온 박사는 성명에서 주라졸론은 “성인들의 산후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 최초의 경구 투여 알약"이라며 “극도로, 때로는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감정에 대처하는 많은 여성에게 경구용 치료제는 유용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주라졸론이 다른 용도로도 승인 신청을 했다고요?

기자) 네, 제약사 측은 주라놀론을 성인 주요우울장애(MDD)에 대한 치료제로도 승인 신청을 했지만, 반려됐습니다. FDA는 주요우울장애를 치료하는 효과를 입증하는 데는 충분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주라졸론을 산후우울증 치료제로만 승인했습니다.

진행자) 산후우울증이 구체적으로 어떤 증상을 동반하나요?

기자) 산후우울증은 임신 중이나 출산 후 4주에서 6주 사이 우울증 형태로 나타나는데요. 슬픔과 불안, 피로 증상을 동반하며 심각한 경우 아이를 돌보지 않거나 자살 성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보통 산후우울증은 출산한 여성 7명 중 1명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미국에서는 매년 약 40만 명의 여성이 산후우울증을 앓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