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국가 기밀문건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주방위군 공군 소속 잭 테세이라 씨가 기소됐습니다. 플로리다주에서 임신 6주를 지나면 낙태를 금지하는 강력한 낙태 제한법이 주 의회를 통과했습니다. 이어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알래스카 LNG의 수출을 승인한 가운데, 환경 단체들이 이에 반발하고 나섰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의 기밀문건이 유출돼서 지금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떠들썩한데요. 기밀문건을 유출한 용의자가 당국에 체포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메릭 갈랜드 미 법무장관이 13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매사추세츠 주방위군 공군 소속 일병인 잭 테세이라 씨를 국가 기밀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갈랜드 법무장관의 발표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매릭 갈랜드 미 법무장관] “Today, the Justice Department arrested Jack Douglas Teixeira in connection with an investigation into the alleged unauthorized removal, retention and transmission of classified national defense information. Teixeira is an employee of the United States Air Force National Guard.”
기자) 갈랜드 장관은 “오늘 법무부는 국기 기밀 정보를 허가 없이 반출, 소지, 전파한 혐의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잭 테세이라를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갈랜드 장관은 이어 “미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아무 사고 없이 테세이라 씨의 신병을 확보했으며 그는 매사추세츠주 연방 지방법원에 출석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용의자는 기소됐습니까?
기자) 네, 테세이라 씨가 14일 오전 보스턴에 있는 연방법원에 출두했고요. 기밀 자료 무단 전송, 보유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또 재판부는 다음 주 구류 심리까지 테세이라 씨를 수감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아무 사고 없이 용의자 신병을 확보했다면 용의자가 순순히 검거에 응한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용의자 체포 상황을 담은 항공 영상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는데요. 체포 영상에서 테세이라 씨로 추정되는 젊은 남성이 두 손을 뒷머리에 올린 채 FBI 요원들을 향해 천천히 뒤로 걸어가고요. 이후 수갑이 채워지고 차량으로 이송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테세이라 씨는 매사추세츠주 다이튼의 자택에서 체포됐는데요. 다이튼은 보스턴에서 남쪽으로 80km 떨어진 곳에 있는 조용한 주택가입니다.
진행자) 테세이라 씨가 어떤 인물인지는 밝혀졌습니까?
기자) 테세이라 씨는 21세 남성으로 ‘오티스 공군 주방위군 기지’에 있는 매사추세츠 주방위군 공군 소속 군인입니다. 복무 기록에 따르면 테세이라 씨는 지난 2019년에 공군 주방위군에 입대했고요. 공식 직함은 ‘사이버 운송 시스템 숙련공(cyber transport systems journeyman)’으로 군내 IT 전문가로 일했습니다.
진행자) 테세이라 씨가 왜 기밀문서를 유출했는지, 그 동기는 알려졌습니까?
기자) 갈랜드 장관이 유출 동기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테세이라 씨 친구들의 말에 의하면, 테세이라 씨는 내부 고발자나 외국 요원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요. 테세이라 씨와 함께 고등학교에 다닌 한 친구는 ‘로이터통신’에 테세이라 씨가 문제아는 아니고 조용한 아이였다며, “기밀 유출은 멍청한 아이의 실수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테세이라 씨는 14일 보스턴에서 법정에 출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테세이라 씨가 유출한 기밀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테세이라 씨는 온라인 채팅 서비스인 ‘디스코드(Discord)’의 대화방에 50건에서 많게는 100건에 이르는 기밀문건을 올렸습니다. 해당 문건엔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내용뿐 아니라 한국과 이스라엘 등 미국의 동맹국들과 관련한 민감한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영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가 유출된 문건 진위에 의문을 제기했는데요. 미국 관리들은 대부분의 내용은 진짜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장의 사상자 등 일부 내용은 조작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기밀문서 유출 사실이 처음 알려진 게 언제인가요?
기자) 지난 6일 ‘뉴욕타임스’ 보도를 통해 수면위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기자들은 기밀문건 중 일부는 앞서 지난 3월이나 심지어 1월부터 소셜미디어에서 떠돌았다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따라서 법무부는 지난주 국방부 문서 유출을 “고의적인 범죄행위”로 규정한 후 공식적인 형사 조사에 착수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용의자의 신원과 관련한 보도도 이미 나왔었다고요?
기자) 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지난 12일 문서가 등장한 대화방의 한 회원과의 인터뷰를 싣고, 유출자는 군사 기지에서 일하는 20대 초중반의 총기 애호가로, 주로 10대인 대화방 회원들의 존경을 받았다고 전하면서 유출자가 바로 대화방의 운영자라고 밝혔었습니다. 테세이라 씨는 디스코드 대화방을 운영하며 수 개월간 1급 비밀을 공유하면서 처음엔 기밀 내용이 외부로 새어 나가지 않았지만, 이후 컴퓨터 게임 대화방에 해당 내용이 퍼지면서 문건을 찍은 이미지가 소셜미디어 ‘트위터’와 ‘텔레그램’ 등에 게시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이렇게 국가 기밀문서가 유출된 경우가 또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 2010년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에서 70만 건 이상의 정부 문서와 영상, 외교 전문들이 유출돼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는데요. 이번 유출 사건은 위키리크스 사태 이후 가장 심각한 보안 침해 행위로 간주됩니다.
진행자) 이번 기밀 유출 사고와 관련해서 국방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13일 성명을 내고, 국방 정보 접근에 대한 검토를 지시했습니다. 이런 종류의 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국방부 내 책임·통제 절차를 검토할 것이며, 국방부 정보·보안 담당 차관이 해당 조사를 총괄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인데요. 오스틴 장관은 “국방장관으로서 우리 국가의 비밀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 조처를 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대통령도 입장을 밝혔나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14일 백악관을 통해 낸 성명에서 "이 문건의 유효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군과 정보장국에 민감한 정보의 배포를 제한하고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미 남부 플로리다주에서 엄격한 낙태 제한법이 통과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이 장악한 플로리다 주의회가 13일 임신 6주가 지나면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가결했습니다. 지난주 주 의회 상원에 이어 이날 하원에서도 70대 40으로 법안이 통과한 건데요. 론 드샌티스 주지사 사무실도 이날 밤 성명을 내고, 주지사가 법안에 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드샌티스 주지사는 해당 법안에 지지 의사를 보여왔습니다.
진행자) 법안의 내용을 살펴볼까요?
기자) 플로리다주에서는 현재 15주가 지나면 낙태가 금지되는데요. 이제 6주로 그 기준이 강화됩니다. 단, 일부 예외는 있는데요. 산모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경우나 성폭행 또는 근친상간으로 인해 임신한 경우, 경찰 보고서 등을 제시하면 임신 15주까지 낙태가 허용됩니다. 또 낙태에 사용되는 약물의 경우 환자가 직접 받거나 의사에 의해서만 제공됩니다.
진행자) 플로리다주의 새 낙태법이 바로 발효됩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플로리다주 대법원의 결정에 달려있습니다. 현재 플로리다주 대법원은 기존의 15주 낙태 금지가 주 헌법이 보장한 사생활 보장 권리를 침해한다며 낙태 지지자들이 제기한 소송을 다루고 있는데요. 만약, 주 대법원이 15주 낙태가 합헌이라고 판결하면, 30일 이내 6주 낙태 금지가 효력을 갖게 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지금 플로리다에서는 15주 낙태도 너무 엄격하다고 소송이 제기된 상황에서 더 강력한 낙태제한법이 통과된 건데, 의원들은 이 법안에 관해 뭐라고 설명했습니까?
기자) 이 법안을 발의한 공화당 소속 제나 퍼슨스뮬리카 하원의원은 법안 통과로 “생명을 보호하고 모든 아이에게 태어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전국적인 토론을 주도할 기회를 우리가 갖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민주당 소속의 펠리시아 시몬슨 로빈슨 의원은 “여성의 건강과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개인적인 권리가 도둑맞았다”며 플로리다주가 자유로운 주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낙태는 이렇듯 미국에서 보수와 진보 간 의견이 확연히 갈리는 사안인데요. 플로리다주의 이번 결정이 눈길을 끄는 이유가 있다고요?
기자) 네, 우선 연방대법원이 지난해 여성의 보편적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폐기하면서 각 주 정부에 낙태권 결정을 맡겼는데요. 남부 보수 지역에서 낙태권을 제한하는 움직임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플로리다주에 앞서 텍사스주와 조지아주 등에서도 임신 6주가 지나면 낙태가 금지됐습니다.
진행자) 이런 움직임에 민주당 쪽에서는 반발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플로리다주 법안 통과 후 성명을 내고 "이 법안은 400만 플로리다 가임 여성들이 자신들이 임신한 사실을 알기도 전인 6주 이후 낙태 치료를 받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법안 통과와 관련해 또 눈길을 끄는 점이 있다면요?
기자) 이번 법안 통과로 차기 대선에서 공화당 잠룡으로 꼽히는 드샌티스 주지사가 전통적인 보수 가치를 옹호하는 이미지를 구축하게 됐다는 겁니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오는 5월 회기가 끝난 후 대통령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AP’ 통신은 낙태 제한으로 공화당 경선을 앞두고 드샌티스 주지사가 중요한 승리를 거두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낙태 금지법이 내년 대선에서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불분명한데요. 일부 선거에서는 낙태권 제한이 오히려 진보 유권자들을 결집하면서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라고 AP 통신은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출을 허가했군요?
기자) 네, 미 환경부는 13일 발표에서 '알래스카가스개발공사(AGDC)'의 LNG 수출을 승인한다고 밝혔습니다. 알래스카산 LNG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지 않은 국가로의 수출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주로 아시아 국가가 수출 해당국에 포함됩니다.
진행자) 알래스카 LNG 생산에는 얼마나 많은 자금이 투자되는 거죠?
기자) 일단, 대략적으로 390억 달러가 투입되는 프로젝트인데요. 모든 요건을 충족하고 투자를 얻게 되면 오는 2030년부터는 생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진행자) LNG 수출을 위해서 어떤 시설이 들어가게 되나요?
기자) 무엇보다 가스를 운송하는 수송관이 핵심인데요. 알래스카 북부에서 남부까지 800마일 이상, 그러니까 대략 1천300km에 달하는 관을 이용해 가스를 운반하게 됩니다.
진행자) 이날(13일) 정부의 수출 승인 이후 관계 업체는 어떤 입장을 밝혔죠?
기자) 네, 알래스카가스개발회사의 프랭크 리처즈 사장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정부가 발표한 승인 결정 자료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리처즈 사장은 특히 이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주민들과 미국의 동맹국들에 국제 환경 우선순위에 부합하는, 책임감 있게 생산된 (탄소) 저배출 에너지 자원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실 이 사업은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승인이 난 것이라고 하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당시 이 사업 승인 후 환경 단체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는데요. 바이든 행정부는 천연가스와 함께 생성되고 분리된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금지하는 새로운 조건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수정해 사업을 승인했습니다.
진행자) 환경부는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 들어볼까요?
기자) 환경부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환경적 요인을 검토했다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이 사업이 경제, 그리고 국제 안보 면에서 혜택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업에 반대하는 쪽에서는 LNG 수출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환경부 대변인은 다만, 이번 승인은 LNG의 수출에 대해서 내린 결정으로, 이 프로젝트의 장기적 실행 가능성에 대해서 평가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미국의 에너지 자원 수출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에 앞서 지난달 알래스카 노스슬로프 지역에서의 '코노코필립스'의 석유와 가스 시추 프로젝트를 승인한 바 있습니다. 이 외에도 LNG 수출을 승인하려고 하고 있는데요. '로이터' 통신은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와 에너지 자원 수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한 뒤 서방 국가들이 이에 제재를 가한 상황에서, 미국이 유럽에 대한 LNG 수출을 늘리려고 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환경 단체에서는 이런 움직임을 비판하고 있죠?
기자) 네, 환경단체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이런 결정을 "탄소 폭탄"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환경단체 '얼스저스티스(EarthJustice)'는 13일 성명을 내고, 알래스카에 LNG 수출 시설이 들어서게 되면 매년 LNG 2천만 메트릭톤을 수출하게 된다면서, 이를 통해 매년 5천만 메트릭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업을 막기 위한 소송을 예고했습니다. 또 다른 환경단체 '지구의친구'는 바이든 행정부가 기후 정책에 있어서 길을 멀리 벗어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