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의회가 2024 회계연도 최종 지출안을 공개했습니다. 하원에서는 22일 지출안이 통과된 가운데 상원은 표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미 법무부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애플을 대상으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미국 테네시주가 인공지능(AI ) 기술로부터 예술가를 보호하는 법을 제정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의회에서 22일 중요한 표결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024 회계연도 최종 지출안에 대한 표결이 있습니다. 의회는 앞서 21일 총 1조2천억 달러 규모의 지출안을 공개했습니다.
진행자) 하원에서는 투표 결과가 나왔죠?
기자) 네, 하원은 이날(22일) 오전 투표에서 찬성 286표 대 반대 134표로 지출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공화당에서 반대가 112표, 그리고 민주당에서는 22표가 나왔습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투표 전 "많은 의원이 여기에 찬성할것"이라면서 "지출안은 통과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는데요. 결국 하원에서 통과됐습니다.
진행자) 지출안 통과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왜 반대한 거죠?
기자)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은 자신들이 주장한 예산 삭감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의 모임인 프리덤코커스 소속 밥 굿 의원이 대표적인데요. 굿 의원은 "슬프게도 다수의 의원이 지출안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신경 쓰지 않고 투표를 하려는 것 같다"면서 자신은 이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에서도 일부 반대의 목소리가 있었는데요. 프라밀라 자야팔 민주당 진보 코커스 의장은 국방비로 너무 많은 예산이 배정됐다는 부분 등을 지적하며 이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남은 표결 일정이 아주 촉박하다고 하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22일은 임시지출안 마감 기한이기 때문입니다. 2024 회계연도는 지난해 10월 1일에 시작된 뒤 벌써 6개월째 접어들었는데요. 의회에서 아직 본 지출안이 통과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 임시지출안으로 정부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 임시지출안 마감 기한이 22일 자정인데요. 하원에서 통과된 지출안을 상원이 바로 이어받아 투표해야 하고요.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여기에 서명해야 지출안이 정식 발효됩니다.
진행자) 22일 자정까지 지출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 거죠?
기자) 정부 부분폐쇄, 즉 '셧다운' 사태가 발생합니다. 셧다운이 발생하면 국방과 치안 등과 같은 정부의 필수 운영 부문을 제외한 부처의 운영이 중단됩니다.
진행자) 가장 최근 셧다운이 발생한 적이 언제죠?
기자) 지난 2018년 말부터 2019년 초입니다. 당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하던 시기인데요. 2018년 12월 22일부터 시작된 셧다운이 2019년 1월 25일까지 무려 35일 동안이나 이어졌습니다. 이는 지난 40년간 가장 긴 기간의 셧다운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지출안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네, 미국의 전체 지출안은 모두 12개 세출법안으로 이뤄졌는데요. 22일 투표하는 지출안은 이 가운데 6개 세출법안입니다. 상원은 지난 8일 하원에 이어서 농무와 에너지, 법무, 보훈 등의 부처가 포함된 6개 세출법안을 통과시켰고, 바이든 대통령이 이에 서명했습니다. 나머지 6개 세출법안에는 국방과 국토안보 등의 부처가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발표된 지출안을 두고 공화당과 민주당은 서로 자신들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하더군요?
기자) 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이번 지출안은 미 국방부를 핵심 임무에 초점을 맞추도록 해 국방력을 강화하겠다는 중대한 약속이 담겼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대표는 일부 공화당 의원이 주장하는 예산 삭감을 막아냈고, 자녀 양육 비용을 낮추고 소상공인들을 지원하는 데 예산이 편성됐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지출안 내용 몇 가지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먼저 국방부 관련 지출안입니다. 총 8천250억 달러 규모로 지난해보다 3% 늘어났습니다. 우선, 군인 봉급이 5.2% 늘어났고요. 8척의 군함 건조에 336억 달러, 그리고 우주군 연구 개발에 약 187억 달러가 배정됐습니다. 주목되는 것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관련 예산인데요. 이번에 공개된 국방부 지출안에는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이니셔티브(USAI)'에 3억 달러가 배정됐습니다.
진행자) 국방부 외에 큰 관심을 받은 부처는 어디죠?
기자) 국토안보부입니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떠오른 불법 이주민 문제 등의 이민 정책을 담당하는 부처가 바로 국토안보부인데요. 이번에 공개된 지출안을 보면 국토안보부에 책정된 예산 규모는 618억 달러입니다. 여기에는 미국 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마약인 펜타닐 유입을 막기 위해 4억 달러가 투입되고요. 국경 지역에서의 인도주의 지원에 6억5천만 달러가 배정됐습니다. 세관국경보호국(CBP) 인력 충원과 난민 재정착 지원 등을 위한 예산도 편성됐습니다.
진행자) 상원은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한다는 입장이죠?
기자) 네,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의 척 슈머 대표는 "하원에서 처리되는 대로 상원은 22일 자정이 되기 전에 이를 통과시키고 셧다운을 피하기 위해서 초당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법무부가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군요?
기자) 네, 법무부는 21일 15개 주와 워싱턴 D.C. 법무장관과 공동으로 애플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냈습니다.
진행자) 애플이 어떤 회사죠?
기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비롯해 노트북과 태블릿 PC, 스마트 워치 등을 만드는 업체입니다. 애플은 시가총액이 약 2조7천억 달러에 달하며 미국의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와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진행자) 애플이 어떤 부분에서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건가요?
기자) 스마트폰 시장에서 불법적인 독점권을 유지해 왔다는 것이 법무부 등의 지적입니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61%가 넘습니다. 2위인 삼성의 시장 점유율이 22%인 것과 비교하면 무려 40%P 가까운 차이가 납니다.
진행자) 법무부의 지적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법무부는 단순히 어떤 기업이 시장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니라면서도, 이 기업이 이런 독점적 지위를 지키기 위해서 경쟁을 제한한다면 이것은 반독점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애플이 아이폰을 통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하고 있는 행위가 바로 이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위 말하는 '애플 생태계'를 만들고 이를 통해 사업을 운영하며 다른 업체들과의 경쟁을 제한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애플 생태계란 뭐죠?
기자) 간단히 말해서 애플 제품끼리만 서로 운영이 호환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가장 큰 특징이 바로 운영체제입니다. 아이폰은 아이폰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운영체제인 IOS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구글이 만든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의 경우, 삼성이 만든 스마트폰이든 모토로라 혹은 다른 어떤 제조업체가 만든 스마트폰에서 모두 사용되는 데, 이것이 다른 점입니다. 애플이 아이폰 운영체제인 IOS를 통제함으로써 혁신적인 새로운 앱이나 서비스를 대중으로부터 차단했다는 것이 법무부의 지적입니다. 애플리케이션 스토어가 대표적인데요. 애플은 자사가 만든 아이폰 앱스토어에서만 앱을 다운받게 하고 다른 앱스토어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진행자) 애플이 다른 업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킨 점도 지적됐죠?
기자) 네, 법무부가 예시로 든 것을 자료 교환인데요. 가령 애플은 같은 아이폰 사용자들끼리는 고품질의 사진이나 영상을 원활하게 주고받을 수 있지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이용하는 스마트폰과는 자료 전달이 느리게 이뤄지도록 했습니다. 메릭 갈랜드 법무부 장관은 "애플은 독점적 권한을 공고하게 하기 위해서 자사의 제품을 더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른 제품을 더 안 좋게 만드는 방식을 썼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소송에 조 바이든 대통령도 입장을 냈군요?
기자) 맞습니다. 마이클 키쿠카와 백악관 공보 담당 차관보는 "바이든 대통령은 반독점법의 공정하고 강력한 집행을 강하게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애플은 이번 소송 제기에 어떤 입장을 밝혔나요?
기자) 이번 소송이 부당하다며 반발했습니다. 애플은 "이번 소송은 애플의 정체성, 그리고 치열한 경쟁 시장에서 차별화된 애플 제품을 만들려는 우리의 원칙을 위협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만약 이 소송이 성공한다면 사람들이 애플로부터 기대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우리의 역량을 저해할 것"이라면서 "이는 기기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서비스를 아우르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 남부 테네시주가 AI 기술과 관련해 이정표가 될 만한 법을 제정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테네시주가 인공지능(AI) 기술로부터 음악가와 예술가들을 보호하는 법을 제정했습니다. 빌 리 테네시 주지사가 21일 관련 법안에 서명했는데요. 미국에서 이렇게 AI 기술의 잠재적인 위험으로부터 음악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법을 제정한 주는 테네시가 처음입니다.
진행자) 법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법의 정식 명칭은 ‘유사성과 음성, 이미지 보안 보장법 (Ensuring Likeness, Voice, and Image Security Act)’으로 각 단어의 첫 글자를 따 ‘엘비스(ELVIS) 법’이라고 부릅니다. 미국의 전설적인 로큰롤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를 연상시키는 이름이기도 한데요. 이 법은 사람들이 AI 도구를 이용해 아티스트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목소리를 복제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또한, 적절한 허가 없이 예술가의 이름, 사진, 목소리 또는 초상을 제작하는 기술을 사용할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민사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이때까지 테네시주에 이런 법이 아예 없었던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기존의 초상사용권이 이번에 더 강화된 겁니다. 기존 법률에서도 예술가의 이름, 사진 또는 초상을 보호하고 있지만, 새로운 법에는 AI 관련 내용이 추가된 건데요. 새 법은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갑니다.
진행자) 그런데 다른 곳이 아닌 테네시주에서 이런 법이 제정된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테네시주는 미국 컨트리 음악의 발상지로 불릴 만큼 음악 산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리 주지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법 제정을 알리며 “테네시는 세계 음악의 중심지이며, 우리는 신흥 AI 기술로부터 테네시 아티스트와 작곡가들을 보호함으로써 미국을 선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리 주지사는 또 법안 서명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다른 어떤 주보다 음악 산업에 더 많은 사람을 고용하고 있다”며 “예술가들에게는 지식재산권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테네시주 음악 산업의 규모가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주지사 사무실에 따르면, 테네시주에서 음악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6만1천여 명에 달하고요. 음악 공연장 수만 해도 4천500개가 넘습니다. 그리고 전설적인 미국의 가수들이 바로 이 테네시주에서 발굴됐는데요. 엘비스 프레슬리, 돌리 파튼 같은 전설적인 가수를 비롯해 지금 미국 음악계를 휩쓸고 있는 테일러 스위프트 씨도 바로 이 테네시주에서 음악적 토대를 닦았습니다.
진행자) 음악 산업계에서는 그간 AI 기술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 있어 왔다고요?
기자) 네, AI 기술이 빠르게 확산하는 데 비해, 작곡가와 가수, 제작자들의 저작권이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장치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AI 기술이 음악은 물론 다른 산업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해 AI 기술을 규제하겠다고 약속했는데요. 하지만 의회에서 관련 법안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편, 유럽의회는 최근 세계 최초로 AI 규제 법안을 승인했는데요. AI가 생성한 이미지나 영상 등을 구별할 수 있게 표시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