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민주당이 지난 8일 치러진 중간선거 결과 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게 됐습니다. 하원은 아직 결과가 확실하게 나오지 않았지만, 공화당이 유리한 상황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사당 난입 사태를 조사 중인 하원 특별위원회의 소환을 피하기 위해 특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어서, 지난 2012년에 발생한 샌드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의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추모 공원이 사건 10주기를 앞두고 문을 연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지난 8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의 결과가 속속 집계되고 있는데요. 주말 동안 상원의 다수당이 결정 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 중간선거 결과 집권당인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선거 이후 상원 결과가 초접전을 이루면서 다음 달 조지아주 결선 투표를 통해 상원 다수당이 결정 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는데요. 경합주 두 곳에서 민주당이 승리를 따내며 상원 다수당을 지킬 수 있게 됐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에 낭보를 전한 두 곳, 어딥니까?
기자) 바로 네바다주와 애리조나주입니다. 먼저 네바다주는 최대 경합주 가운데 한 곳으로 분류된 곳인데요. 민주당 후보인 캐서린 코테즈 매스토 현 상원의원이 공화당의 애덤 랙설트 후보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12일 밤, 개표율 98% 상태에서 매스토 의원의 득표율은 48.8%, 랙설트 후보의 지지율은 48.1%를 기록한 건데요. 두 사람의 표 차는 6천500여 표에 불과합니다.
진행자) 처음에는 공화당의 랙설트 후보가 앞서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개표 중반을 지날 때까지만 해도 랙설트 후보가 득표율에서 앞섰습니다. 그런데 개표 나흘째인 12일에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라스베이거스와 리노 지역의 우편투표가 개표되면서 순위가 뒤집힌 겁니다. 선거 직전 여론조사 때부터 두 후보는 지지율에서 박빙을 보였는데요. 공화당의 랙설트 후보는 네바다주 법무장관 출신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았지만, 낙선했습니다.
진행자) 애리조나주도 주요 경합주 가운데 한 곳이었죠?
기자) 네, 애리조나주에서는 지난 11일 민주당의 마크 켈리 상원의원이 공화당의 블레이크 매스터스 후보를 누르고 당선을 확정 지었습니다. 켈리 후보의 득표율은 51%대로 지지율이 46%대에 머문 매스터스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렸습니다.
진행자) 원래 애리조나주는 공화당 텃밭으로 알려진 곳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했고요. 당시 상원의원 두 석도 모두 민주당이 차지하게 됐는데요. 당시 켈리 민주당 후보가 보궐 선거에서 승리했었습니다. 켈리 의원은 전직 우주비행사 출신으로,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고 기적적으로 살아난 개브리엘 기퍼즈 전 하원의원의 남편이기도 합니다. 켈리 의원과 맞붙은 공화당의 매스터스 후보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식 지지를 받은 후보였지만, 결국 패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민주당이 네바다주와 애리조나에서 승리했어도, 민주당 의석수는 여전히 50석이지 않습니까? 상원 의석 100석 가운데 다수당이 되려면 51석이 돼야 하는 거 아닌가요?
기자) 네, 수치로 보면 그런데요. 민주당 소속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상원의장을 겸하기 때문에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민주, 공화 양당이 50대 50이라도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갖게 되는 건데요. 현재 상원이 바로 그런 상황이죠.
진행자) 그렇다면 조지아주의 결선 투표에 상관없이 상원의 다수당은 결정이 난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조지아는 과반 득표자가 없어서 조지아주 법에 따라 다음 달 6일에 결선투표를 치를 예정인데요. 민주당의 라파엘 워녹 현 상원의원이 승리하면 상원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의석수는 51대 49가 되고요. 공화당의 허셜 워커 후보가 승리해서 의석수가 50대 50 되더라도 상원 다수당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진행자) 상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하는 것이 왜 중요한 겁니까?
기자) 상원은 국가 주요 직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합니다. 예를 들어 연방대법원에서 공석이 생길 경우, 상원을 민주당이 장악하면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한 후보가 원활하게 인준받을 수 있는 거죠. 또 만약 하원을 공화당이 장악하게 되더라도, 하원에서 보낸 법안을 상원에서 거부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상원을 민주당이 장악한 것이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의미 있는 승리라고 할 수 있겠군요?
기자) 네, 미 언론도 그렇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임기 중반에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상원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게 되면서 국정 운영에 더 힘을 받게 됐다는 평가인데요. 바이든 대통령 역시 상원 다수당 수성 소식에 반가움을 드러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네바다주 결과에 대해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네바다주 결과가 나올 당시 동남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캄보디아 프놈펜을 방문 중이었는데요. 해외 순방 중 소식을 들은 바이든 대통령은 호텔에서 기자들을 만나 “기분이 좋고 향후 몇 년이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14일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내가 더 강해져서 들어간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것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밝히며 정상회담에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가 상원 다수당 대표직을 또 수행하게 됐다며 축하를 전했습니다.
진행자)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도 이번에 중간선거에 나갔나요?
기자) 네, 중간선거에서 큰 표 차로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습니다. 슈머 대표는 12일, 이번 결과는 유권자들이 민주당과 민주당의 정책을 지지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는데요. 슈머 대표는 공화당은 극단주의와 부정적 편향으로 유권자들을 잃었다며, 이번 중간선거에서 “미국이 민주주의를 신뢰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이번 중간선거를 계기로 당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바람, 즉 공화당을 상징하는 색인 ‘레드’를 일컬어, 이른바 ‘레드웨이브’를 전망하는 언론과 전문가들이 있었는데요. 레드웨이브는 일지 않았고요.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했던 주요 후보들이 모두 낙선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기 대선 도전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공화당 소속의 조시 하울리 상원의원은 12일 트위터에 “옛날 당은 죽었다. 시간은 파묻어야 한다. 새로운 것을 세워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상원에서는 이렇게 민주당이 다수당을 유지하게 됐는데, 하원은 어떻습니까?
기자) 하원은 아직 다수당 선언을 하기엔 이른 감이 있습니다. 개표 초기만 해도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탈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는데요. 12일 현재, 공화당이 확보한 의석은 212석이고 민주당은 204석입니다. 435석의 하원에서 다수당이 되려면 218표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데요. 현재 양당의 의석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아직 남은 20석의 개표 결과를 기다려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하원의 결과는 언제쯤 나올까요?
기자) 아직 며칠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부분의 정치 전문가들은 공화당이 219석~222석을, 민주당이 213석~216석을 차지하며 공화당이 근소한 표 차로 다수당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편, 캘리포니아주에서 재선에 도전한 영 김 하원의원이 58% 대 42%로 승리를 확정 지었습니다. 이로써 한인 연방 하원의원 4명 가운데 3명이 연임에 성공했고요. 미셸 스틸 하원의원도 현재 70% 개표가 이뤄진 가운데 54% 대 46%로 앞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하원 특별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군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작년 1월 6일 발생한 의사당 난입 사태를 조사 중인 하원 특별위원회의 소환을 피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11일 플로리다주 남부 연방법원에 소장을 내고 하원 특위에서 증언을 막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송을 제기한 이유에 대해선 뭐라고 밝혔습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인 데이비드 A. 워링턴 씨는 성명에서, “권력분립에 따라 의회가 대통령에게 의회 증언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오랜 선례이자 관행”이라며 “그 어떤 현직 또는 전직 대통령도 그렇게 하도록 강요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워링턴 씨는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행정부 특권과 권력분립에 따라, 여러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선의를 갖고 특위에 관여했지만, 특위가 정치적 길을 쫓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법부의 개입을 요청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특위의 갈등을 “행정부와 입법부의 분쟁”으로 묘사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대통령 재임 기간 중 행위에 대해선 의회 증언을 할 수 없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의사당 난입 사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특위의 소환 요청에 관련 문건은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이미 합의했고, 또 특위가 이미 충분한 조사를 한 상황에서 전직 대통령에게 의회 증언을 요구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특위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소환장을 발부한 것이 언제입니까?
기자) 지난달 13일 마지막 공개 청문회를 마친 후 투표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소환을 만장일치로 의결했습니다. 그리고 21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소환장을 발부했습니다. 특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사당 난입 사태 중심에 있는 인물이며 또 지난 2020년 대통령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한 다방면의 시도를 “개인적으로 조직했다”는 증거를 수집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특위의 소환 결정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어떤 반응을 내놓았었나요?
기자) 특위의 조사가 정치적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며 반발했습니다. 당시는 직접 증언을 할지에 대해 명확하게 밝히진 않았는데요. 증언을 피하기 위해 11일, 결국 법원의 개입을 요청한 겁니다.
진행자) 특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소환을 요구한 날짜는 언제인가요?
기자) 특위는 소환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14일부터 증언을 위해 출석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또 특위는 당초 관련 문서를 이달 4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가 기한을 일주일 연장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소송에 특위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특위 쪽에서는 아직 반응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한편 ‘AP’ 통신은 내년 1월 의회 회기가 종료하면 특위가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의회 증언을 회피하기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10년 전 미국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 공간이 생겼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2년 미 동부 코네티컷주 뉴타운의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추모 공원이 문을 열었습니다. 다음 달 14일이면 사건이 일어난 지 10주기가 되는데요. 이를 한 달 앞둔 지난 13일, 샌디훅 초등학교 근처에 조성된 추모 공간이 일반 시민에게 공개된 겁니다.
진행자) 특별히 공개 행사가 열리지는 않았습니까?
기자) 네, 따로 없었습니다. 뉴타운에서는 총격 사건과 관련해 특별한 행사를 하기보다 조용하게 추념하며 보내는 것이 관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진행자) 추모 공간은 어떤 모습입니까?
기자) 조용하고 평화로운 공원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자갈로 된 산책로에 벤치 몇 개가 놓여 있고요. 중앙에 둥근 인공 연못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연못 중앙에 있는 작은 섬에는 한국에서 ‘플라타너스’라고 부르는 ‘시카모어’ 나무가 서 있는데요. 연못 위에는 희생자들을 기념하는 26개의 꽃다발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떠다니고 있고요. 연못을 지지하는 벽에는 희생자들이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진행자) 샌디훅 초등학교 총격 사건은 어린이 사망자가 많아서요. 특히 미국인들 마음에 큰 아픔으로 남아있는 사건이죠?
기자) 맞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건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인 지난 2012년 12월 14일입니다. 미 동부 코네티컷주에 있는 샌디훅 초등학교에 총격범이 들어와 학생들과 교사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는데요. 총격범은 20살 청년인 애덤 란자 씨로 자신의 어머니를 총기로 살해한 뒤 샌디훅 초등학교에 난입했습니다. 란자 씨가 학교에서 반자동소총을 난사하면서 순식간에 예닐곱 살밖에 안 된 학생 20명과 교직원 6명이 총에 맞아 숨졌고요. 총격범은 현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진행자) 사망자 유족에게는 이 추모 공간이 특별하게 느껴지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부 희생자 유족은 일반 대중에 공개되기 전날인 12일 추모공원을 미리 둘러보기도 했는데요. 총격 당시 6살이었던 딸 캐서린 양을 잃은 학부모 제니퍼 허바드 씨는 ‘AP’ 통신에, 딸과 다른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조성된 공원을 보면서 숨이 멎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나라를 바꾼 날을 기념하고 성찰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기에 완벽한 공원”이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일반 대중에 공개된 13일에도 많은 사람으로 붐비지는 않았지만, 샌디훅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방문객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샌디훅 사건 이후에 뉴타운 마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요?
기자) 네, 사건 이듬해인 2013년 10월, 샌디훅 초등학교의 철거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총기 참사를 떠올리게 하는 학교 건물을 없애 주민들과 학생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었는데요. 기존 건물을 허물고 완전히 새로운 건물을 세운 겁니다. 이번에 문을 연 추모 공원에서 새로 지은 학교 건물이 보인다고 합니다.
진행자) 추모 공원 준비는 언제부터 시작된 겁니까?
기자) 역시 사건 이듬해인 2013년 가을에 특별 위원회가 구성되면서 시작됐습니다. 후보지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어떤 곳은 근처 사냥터에서 총을 쏘는 소리가 들린다고 해서 탈락한 경우도 있다고 하고요. 또 건축 기금도 처음엔 1천만 달러에 달했지만, 너무 비용이 많이 들면 주민들의 승인을 받기 힘들 것이라는 당국의 우려에 따라 예산도 줄었는데요. 지난해 주민투표를 통해 370만 달러가 승인되면서 추모 공원이 문을 열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