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내 테러' 급증 경고...부채한도 유예법안 하원 통과

미 연방수사국(FBI) 크리스토퍼 레이 국장이 21일 상원에서 증언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에서 국내 테러 위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미 정보 당국자들이 의회 청문회에서 밝혔습니다. 미 연방 하원이 올해 말까지 정부에 자금을 지원하고 국가 부채 한도는 내년까지 유예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어서 바이든 행정부가 폭염으로 인한 피해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는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국내 테러가 증가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군요?

기자) 네. 단순한 증가 수준이 아니라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미 당국자들이 입을 모았습니다. 21일 미 상원 국토안보∙정부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 정보 당국자들이 증언한 내용인데요. 현재 정보기관들과 법집행기관들은 ‘인종적인 적대감’이나 ‘반정부적 성향’을 가진 국내 테러리스트들이 가하는 위협에 맞서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청문회에 누가 출석했고 또 뭐라고 했는지 자세히 알아볼까요?

기자) 네. 우선,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출석했는데요. “국내 테러 건수는 분명히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이들 국내 테러리스트들을 막는 것은 현재와 가까운 미래에 있어 FBI의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국내 테러가 구체적으로 얼마나 늘었다는 겁니까?

기자) 레이 국장은 지난 16개월~18개월 동안 국내 테러 조사 건수가 1천 건에서 2천 700건으로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1년 전부터 국내 테러를 다루는 인력을 두 배 이상 늘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런 우려가 이번에 처음 나온 건 아니죠?

기자) 네. 올해 초부터 국내 테러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는 경고가 있었고요. 지난 6월 백악관과 법무부는 ‘국내 테러 대응을 위한 국가 전략’을 발표하고 백인 우월주의 민병조직을 비롯한 극단주의 세력의 위협이 증가하는데 맞서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국내 테러가 늘어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한가지 요인은 지난 1월 6일 발생한 의사당 난입 사태라고 레이 국장은 밝혔습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극우 단체 회원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인증을 막기 위해 의회로 난입해 5명이 숨지고 600명 이상 기소된 사건인데요. 레이 국장은 이 의회 난입 사태는 정부를 상대로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자신들의 정치적,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사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국내 테러 증가에 있어 또 어떤 원인이 있었습니까?

기자) 국가에 대한 불만이나, 외국 테러 집단의 영향이 동기가 된 단독 범행자(lone actors)의 활동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들은 인터넷상에서 주로 활동하다 보니 추적이 더 어렵다고 합니다. 레이 국장은 집단 테러범들이 아닌 단독 범행자들은 혼자서 움직이고, 일단 급진화 되면 빠르게 실행에 옮기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이들은 또 때로 쉽게 구할 수 있는 무기를 이용해 소프트타깃, 즉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 테러를 일으키며, 범행 간 연결점도 별로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테러가 많아졌다면, 주로 어떤 곳에서 범행이 발생하는 겁니까?

기자) 대도시가 주요 목표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레이 국장은 지난 몇 년간 뉴욕과 라스베이거스 등 몇몇 대도시에서 테러 공격이 급증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국내 테러 위협은 이렇게 증가했는데, 해외 테러 위협은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이슬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나 알카에다 같은 국제 테러 조직의 테러 위협은 다소 줄어들었습니다. 국가대테러센터(NCTC)의 크리스틴 애비자이드 국장은 청문회에서 20년 전, 알카에다가 항공기를 납치해 테러를 일으켰던 9.11테러 당시와 비교해 이들 국제 테러 단체 위협은 ‘덜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애비자이드 국장은 지난 몇 년간 계속된 대테러 압박이 알카에다 조직을 저하시켰지만, 연계 조직들은 여전히 개인을 활용해 미국을 공격할 의도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 외에 미국에 가해지는 테러 위협은 뭐가 있을까요?

기자) 정보 당국자들은 이란과 중국 등의 해외 테러 위협도 경고했습니다. 특히 중국으로부터의 위협이 가장 큰 상황으로, 레이 국장은 FBI가 평균 12시간마다 중국을 상대로 한 방첩 수사를 새롭게 시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청문회에 참석한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은 “중국은 지적 재산 절도에 지속적으로 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지난달 의사당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 하원에서 미국의 국가 부채 한도와 관련한 법안이 통과됐군요?

기자) 네.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연방 하원이 오는 12월 3일까지 연방 정부에 자금을 지원하고, 부채 상한선 설정을 내년 12월까지 유예하는 법안을 승인했습니다. 21일 진행된 표결에서, 찬성 220 대 반대 211로 통과됐는데요. 의원들의 소속 정당에 따라 그대로 결과가 나온 겁니다.

진행자) 부채 한도를 두고 정치권에서 논란과 염려가 많았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은 연방 부채 상한선을 법률로 정합니다.현재 약 22조 달러로 이 한도를 초과하면 미국 정부는 민간에서든 기관에서든 더 이상 돈을 빌릴 수 없는데요. 미 의회는 지난 2019년 22조 달러의 부채 한도 적용을 2년 유예했고요. 이게 만료되는 시점이 지난 7월 31일이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그동안 관련 입법이 이뤄지지 않았던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에 따라 연방 정부가 추가로 돈을 빌리지 못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정부의 현금과 재무부의 특별 조치로 재원을 조달해왔는데요. 앞서 의회예산국(CBO)은 정부가 보유한 현찰이 가을이면 바닥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의 국채 규모가 어느 정도 됩니까?

기자) 28조 7천 800억 달러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미 부채 한도를 초과한 상황인데요. 만약 별도의 조처가 없으면, 미국 정부는 ‘디폴트’, 즉 채무불이행에 돌입할 수 있습니다. 디폴트가 되면 정부가 빌린 돈을 갚을 수 없다는 뜻이고요. 그러면 채권 신규 발행이 불가능하고, 세수에만 의지해야 합니다. 앞서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국가 부도의 위험을 언급하며 의회에 한도 조정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부채 한도 협상이 왜 안되고 있는 겁니까?

기자) 공화당은 더 이상 부채 한도를 올려서는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도 두 차례 부채 한도 증액을 했다며, 공화당이 정권에 따라 태도를 바꾸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이 현재 국가 부도 말고, 연방정부가 일시적으로 업무를 중지하는 ‘셧다운’ 사태도 직면해 있다고요?

기자) 네. 10월 1일을 기점으로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는데요. 셧다운을 막을 수 있는 임시 자금 지원 승인도 9월 30일로 다가왔습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이 정부 지출 법안과 정부 부채 한도를 합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는데요. 21일, 하원에서는 통과한 겁니다.

진행자) 상원에서는 어떻게 될까요?

기자)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부채 한도를 28조 4천억 달러로 상향하는 법안을 가로막겠다고 이미 밝힌 상태입니다. 상원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50석씩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공화당이 반대하면 법안 통과에 필요한 60석을 확보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진행자) 민주당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가요?

기자) 네. 공화당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민주당이 예산 조정 절차를 통해 처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예산 조정 절차는 의회의 입법 절차 중 하나로 특정 예산안에만 의결정족수의 단순 과반만을 충족해도 법안을 통과시키는 걸 말합니다.

진행자) 상원에서도 정부 지출 법안과 정부 부채 한도를 합쳐서 처리하게 될까요?

기자) 공화당은 법안에서 부채 한도 연장이 빠지면, 셧다운을 막을 수 있는 정부 임시 지출법안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하원에서 법안이 통과한 후 매코넬 대표는 부채 한도가 빠진, 12월 3일까지 정부에 자금을 대는 법안을 상원에 발의했습니다.

진행자) 부채 한도 상향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이 팽팽하네요.

기자) 네.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공화당 원내총무는 펠로시 의장이 가져온 법안이 하원은 통과했지만, “법이 되지는 못 할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반면, 슈머 민주당 상원 대표는 미국이 최근 지게 된 빚은, 코로나 긴급 경기부양안을 포함해, 대부분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지출계획과 관련이 있다며 공화당의 지지를 촉구했습니다.

지난 6월 미 오리건주 살렘의 응급요원이 열사병 호소 환자를 처치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기후 위기 대처에 큰 공을 들이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가 노동자들을 비롯한 미국인들을 폭염으로 인한 피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은 20일 기후 변화로 인한 위기, 이 가운데서도 특히 ‘폭염’으로 인한 피해로부터 미국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동부, 보건후생부, 환경보호청 등의 부처 합동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기후 위기라고 하면 그동안 허리케인이나 홍수, 산불 등의 대형 재난으로 인한 피해가 많이 언급됐는데요. 폭염은 이에 비해 좀 생소한 거 같네요?

기자) 맞습니다. 백악관은 이날 발표에서 그 부분을 언급했습니다. 폭염은 허리케인이나 산불과 같이 직접 눈에 보이는 것처럼 극적인 피해로 인식되지 않지만 폭염으로 인한 피해는 중대하고 실제적인 위협으로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나 매카시 백악관 국가기후보좌관은 이런 특성으로 폭염을 ‘침묵의 살인자’로 명명했습니다.

진행자) 현재까지 집계된 폭염에 따른 피해, 어떤가요?

기자) 노동부가 이날 백악관 발표에 맞춰서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2019년 이래 폭염으로 인한 질병으로 43명의 노동자가 사망했습니다. 또 최소 2천 400명가량의 노동자들이 폭염으로 인해 심각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을 얻었습니다.

진행자) 폭염으로 인한 사상 피해 외에 또 다른 부분은 어떤 것이 있죠?

기자) 노동부는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을 인용해 생산성 문제와 직결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기관은 폭염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매년 1천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그리고 배기가스 배출이 지속한다는 가정 하에 이는 2030년까지 두 배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피해 사례가 노동자를 중심으로 집계됐는데, 노동자 가운데에서도 특히 정부가 주목하는 노동 분야는 어느 부문인가요?

기자) 백악관은 농장이나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폭염에 의한 가장 큰 위험에 노출된 노동자들이라고 지목했습니다. 노동부는 이 외에도 창고나 공장, 식당 내 주방 등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역시 열에 취약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날 발표된 대책 중 중요한 내용 몇 가지를 살펴볼까요?

기자) 네, 노동부 직업안정위생관리국(OSHA)은 이날 실내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작업 환경에 직접 개입한다는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 화씨 80도, 섭씨 26.6도가 넘어가는 날에는 관리들이 작업 환경을 검사하게 됩니다. OSHA는 또 옥외 및 실내 작업 환경에서 열병 예방에 대한 ‘사전 규제 도입안 공고(ANPRM)’를 발표했습니다. 노동부는 이것이 전국의 작업장에서 노동자 보호를 보장하기 위한 연방 열 표준의 중요한 단계라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다음 달 연방 관보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노동자 외에 일반 시민들을 위한 대책은 어떤 것들이 있죠?

기자) 네, 보건후생부를 통해 저소득 가정 에너지 지원 프로그램(LIHEAP: Low Income Home Energy Assistance Program)을 확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존엔 이 프로그램이 겨울철 난방 지원에 적용됐는데 이를 여름철에도 저소득 가정의 에어컨 구매 비용이나 전기료 지원 등으로 확대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폭염에 취약한 사람들을 위해서 더 많은 학교를 냉방 시설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