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 하원에서 공격용 무기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미 남동부 켄터키주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해 35명이 숨졌습니다. 이어서 미 식품 당국이 닭고기에 함유된 살모넬라균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규정을 제안했다는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연방 하원이 총기 규제법안을 통과시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원은 지난달 29일 공격용 반자동 소총의 민간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찬성 217 대 반대 213으로 통과시켰습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표결에 앞서 이 법안이 미국 내 "총기 폭력 확산에 대응하는 데 있어 결정적 단계가 될 것" 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하원이 이렇게 공격용 무기 판매를 제한하는 법안을 마련한 배경이 있겠죠?
기자) 네, 최근 미국에서 잇따라 발생한 다양한 총기 난사 사건이 배경입니다. 지난 5월 뉴욕주 버펄로에서는 한 슈퍼마켓에서 흑인을 겨냥한 총격으로 10명이 목숨을 잃었고요. 텍사스주 유밸디에서는 초등학교에서 총격 난사 사건이 발생해 어린이 19명을 비롯해 21명이 숨졌습니다. 또 지난 7월 4일엔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의 독립기념일 축하 퍼레이드 현장에서 총격이 발생해 7명이 숨졌습니다.
진행자) 이런 총기 사건을 막기 위해 공격용 소총의 민간 판매를 막겠다는 것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원이 판매를 금지한 공격용 반자동 소총은 `돌격소총’이라고도 부르는데요. 원래 군용으로 개발됐지만 이후 자동연사 기능을 없앤 민간용 제품도 나왔습니다. 돌격소총은 가볍고 연속 발사가 가능해서 총기 난사 사건의 주범이 되곤 하는데요. 최근 발생한 사건에서 용의자들이 사용한 무기도 바로 돌격소총입니다.
진행자) 이렇게 위험한 총기라면 그동안 의회에서 판매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은 없었습니까?
기자) 있었습니다. 미 의회는 지난 1993년 공격용 소총을 민간용으로 제조·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법을 통과시켰고요. 이듬해인 1994년부터 10년간 법적으로 AR-15 등 공격용 소총 판매가 금지됐었습니다. 하지만 법안이 만료된 2004년 이후 다시 해당 무기 판매가 재개된 겁니다. 이후 민주당 정부와 의회 내에서 해당 법을 연장하려 했지만 강력한 총기 옹호단체의 로비에 가로막혀 법안 통과가 번번이 무산됐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18년 만에 관련 법안이 하원의 문턱을 넘은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하원에서 법안이 통과된 데 대해 크게 환영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다수 미국인은 이런 상식적인 행동에 동의하고 있다"며 "법안이 내 책상에 오르도록 상원도 신속하게 움직여 달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상원에서는 법안 통과 전망이 어떻습니까?
기자) 하원을 통과한 법안이 상원으로 송부되긴 했지만, 전망은 불투명합니다. 현재 상원의 의석수가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50석씩 동석을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법안이 통과되려면 최소한 60표 이상이 나와야 하기 때문인데요, 민주당 의원들은 총기 규제를 원하는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대부분 총기 소유를 헌법이 보장한 권리로 보고 규제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통과가 불확실한데도 하원이 법안 처리를 밀어붙인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략적인 표결이었다는 분석입니다. 총기 소유는 올해 중간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 가운데 하나인데요. 민주당이 법안을 추진한 것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겨냥한 행보라는 겁니다. 사실 하원에서도 공화당 의원들은 거의 다 법안에 반대했는데요, 민주당이 다수당이다 보니 법안이 통과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에 총기 관련 법이 제정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총기 사건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의회는 지난 6월 23일, ‘초당적 더 안전한 지역사회 법(Bipartisan Safer Communities Act)’을 통과시켰습니다. 이 법은 18세에서 21세 사이 총기 구매자에 대한 신원조회를 확대했고요. 또 본인이나 타인에게 위협을 줄 것으로 판단되는 사람으로부터 법원이 총기를 압수할 수 있도록 하는 '적기법(Red Flag Laws)'을 시행하는 주에 인센티브를 주는 한편, 총기 구매 제한 대상자의 범위를 기존보다 더 넓혔습니다.
진행자) 당시에는 그래도 법안이 통과됐네요?
기자) 네, 당시 상원 표결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50명 전원이 찬성했고요. 이례적으로 공화당 의원 15명도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이 법안도 처음에는 민주당이 요구했던 공격용 소총과 대용량 탄창 판매 금지, 공격용 소총 구매 연령 상향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의 반대로 이런 내용이 제외됐고요, 결국 수정된 내용으로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당시 총기 법안이 초당적으로 통과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죠?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초 백악관에서 총기 규제법 통과를 축하하는 행사까지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총기 폭력을 줄이기 위해선 추가 조처가 필요하다며 공격용 소총과 대용량 탄창의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해줄 것을 의회에 촉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은 자연재해 관련 소식입니다. 미국 남동부 켄터키주에 물난리가 나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켄터키 동부 지역에서 지난달 27일부터 28일까지 이어진 폭우로 인해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습니다. 인명 피해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요. 앤디 비셔 켄터키 주지사는 31일 ‘NBC’ 방송에 출연해 사망자가 35명에 달한다며 "우리 주 역사상 가장 파괴적이고 치명적인 홍수"가 발생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현지 상황은 지금 어떤가요?
기자) 켄터키주 당국자들은 여전히 산악지대에서 엄청난 양의 물이 쏟아져 내려 도로와 교량, 주택들이 물에 잠겼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켄터키 동부는 산악 지형이 많아 당국이 구조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악천후 탓에 일부 통신까지 두절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비는 그쳤습니까?
기자) 비셔 주지사는 최대한 많은 사람을 구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비를 뚫고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비셔 주지사는 오는 3일 또 폭우가 예보돼 있어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 "실종 지점에서 400미터 넘게 휩쓸려 간 사례도 많아 시신 수습 작업에 몇 주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켄터키 동부에 얼마나 많은 비가 내린 겁니까?
기자) 일부 지역에선 24시간 동안 20cm가 넘는 비가 내린 것으로 보고됐는데요. 그야말로 하늘에서 물이 쏟아져 내린 겁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켄터키주 내 여러 지역에 홍수 주의보를 발령했는데요. 1일에도 시간당 25~50mm의 비가 추가로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홍수경보가 발령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해당 지역 주민들은 즉각 대피소로 이동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미 대피소에서 지내고 있는 주민들도 많이 있다고요?
기자) 네, 비셔 주지사는 350명 이상이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켄터키주를 연방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지역 피해 복구를 위해 연방 차원의 지원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연말에도 켄터키주에서 자연재해 소식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진행자) 맞습니다. 지난해 12월 켄터키주 서부 지역에서 토네이도가 발생해 60여 명이 사망한 바 있습니다. 비셔 주지사는 7개월 전 서부에서 발생한 재앙적인 토네이도를 통해 배운 것이 많다며, 따라서 이번엔 주 전역의 지원을 받아 최대한 많이, 또 신속하게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산불이 계속 타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리건주와 인접한 캘리포니아주 북부에서 지난달 29일 시작된 ‘매키니’ 산불이 이틀 만에 207㎢를 넘게 태우며 올해 들어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큰 산불이 됐습니다. 매키니 산불은 캘리포니아주 ‘클라마스’ 국유림에서 시작됐는데요. 산불이 능선을 타고 오리건주로 확산하고 있지만 불길이 전혀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현지 당국은 산불의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건조하고 더운 날씨에 강풍까지 불면서 산불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자연재해가 계속 발생하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과학자들은 치명적인 기상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꼽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지구온난화로 집중호우가 늘면서 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는데요. 캘리포니아주도 기후변화로 2000년대 들어 극심한 폭염과 가뭄을 겪고 있고, 이로 인해 대형 산불 또한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 식품 당국이 닭고기와 관련한 새로운 위생 규정을 제안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농무부가 1일 닭고기 가공업체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규정을 예고했습니다. 새 규정은 식품위생과 관련한 것인데요, 식중독을 일으키는 살모넬라균의 닭고기 내 함유량을 줄이겠다는 것이 핵심 내용입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볼까요?
기자) 네, 예고된 규정은 앞으로 각 닭고기 가공업체에서 정기적으로 살모넬라균 검출 검사를 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만약 규정치 이상의 살모넬라균이 들어있을 경우 이를 '불순물'로 규정하고 당국이 관련 조처를 할 것이라는 건데요. 농무부 식품안전검사국(FSIS)은 살모넬라균의 허용 함유량을 닭고기 1g당 1 CFU(Colony Forming Unit: 집락형성단위)로 정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진행자) CFU라는 단위가 조금 생소한데요? 어떤 단위죠?
기자) 네, 세균은 너무 작아서 눈으로 한 마리 한 마리,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한 마리의 균이 아니라 한 덩어리를 세는 방식으로 수를 파악하는 겁니다. 눈에 보이는 한 덩어리를 CFU라고 합니다. 농무부는 이런 수치로 살모넬라균의 함유량을 제한할 경우 식품 섭취에 따른 발병 위험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만약 허용된 함유량이 초과해 불순물로 판정될 경우 어떤 조치를 취하게 되나요?
기자) 이 경우 규정량을 초과한 살모넬라균이 검출된 닭고기를 가공한 공장은 가동이 중단되는 등 규제 대상이 됩니다. 산드라 에스킨 미 농무부 차관보는 농무부의 역할은 사람들이 육류나 가금류를 섭취할 때 질병에 걸리지 않게 하는 것이라면서, 사람들을 아프게 만들 정도로 오염된 식품은 절대 판매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살모넬라균이 어떤 균이죠?
기자) 주로 사람이나 동물의 장 내에 기생하는 병원성 세균인데요,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균입니다. 살모넬라균에 감염되면 음식물 섭취 후 6~72시간 안에 급성 위장염 증세가 나타나고요. 복통이나 설사, 메스꺼움, 구토, 열, 두통 등이 수반됩니다. 일반적으로 1~4일간 증상이 지속됩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살모넬라균 감염이 얼마나 많이 발생하나요?
기자)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살모넬라균 감염으로 질병에 걸리는 경우는 매년 130만 건에 달합니다.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치료되지만 2만 6천여 명이 병원 치료를 받고, 약 420명은 목숨을 잃습니다.
진행자)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닭고기 제품 가운데 살모넬라균이 들어있는 경우가 얼마나 되나요?
기자) CDC는 미국의 식료품점에서 판매되는 닭고기 팩 25개 중 대략 1개에 살모넬라균이 들어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인들의 닭고기 소비량은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미국인이 연간 소비하는 닭고기는 약 80억 마리입니다. 그러니까, 매일 약 2천 200만 마리를 소비하는 셈입니다.
진행자) 살모넬라균에 감염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기자) 음식 조리 과정과 섭취, 보관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데요. 생고기를 조리할 때는 반드시 손을 비누로 깨끗하게 씻어야 하고요. 육류는 중심 온도가 섭씨 75도 이상이 되도록 가열한 뒤 섭취해야 안전합니다.
진행자) 식품부의 이번 예고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미국계육협회(National chicken council)는 농무부로부터 새로 예고된 규정의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받은 뒤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예고된 규정은 언제 최종 발표되는 건가요?
기자) 오는 가을 연방 관보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농무부 식품안전검사국은 규정을 최종 확정하기 전에 여론을 수렴할 예정이고요, 이후 최종 확정된 규정과 시행 날짜를 결정하게 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