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1월 CPI 전년비 6.4% 올라 전망 상회...하원 공화당, 코로나 기원 조사

미국 뉴욕 시내 식료품점 카트에 물건이 가득 담겨있다.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지난 1월 물가 상승률이 시장 전망보다 더 높게 집계됐습니다. 연방준비제도가 앞으로도 금리 인상 기조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자세한 소식 알아보고요. 미 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기원에 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조지아주 검찰이 주 법원의 명령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선거 외압 의혹’ 조사 내용 일부를 곧 공개할 예정이라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먼저 경제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미국 물가 관련 수치가 새로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노동부가 14일 지난 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했습니다. 이 발표에 따르면 1월 물가는 앞선 달보다 0.5% 올랐고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는 6.4% 상승했습니다. 앞선 지난 12월의 연간 물가 상승률인 6.5%에서 0.1%P 떨어진 겁니다. 다만, 월간 물가 상승률은 지난 12월의 0.1%에서 0.5%로 높아졌습니다.

진행자) 최근 나타나고 있는 물가 상승의 추세는 어떤가요?

기자)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6월 정점을 찍었습니다. 당시 연간 물가 상승률은 무려 9%를 넘었는데요. 이후 조금씩 상승 속도가 둔화하면서 지난해 10월 7%대로 내려왔고, 그리고 12월에는 6%대로 진입했습니다. 상승 폭은 7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다만, 1월의 소비자물가지수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경제 전문가들의 전망치인 6.2%의 연간 물가 상승률보다는 소폭 높게 나왔습니다.

진행자) 이번 물가 상승에서 주요하게 살펴볼 부분은 어떤 것이죠?

기자) 주거비입니다. 1월의 주거비는 앞선 달보다는 0.7%, 그리고 앞선 해 같은 기간보다는 7.9% 올랐습니다. 1월 전체 물가 상승분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노동부의 설명입니다.

진행자) 물가 상승에 큰 영향을 끼치는 부문으로는 식품과 에너지가 꼽히는데요. 해당 부문의 물가 상승은 어떤가요?

기자) 두 부문 모두 오름세를 지속했습니다. 식품은 전월 대비 0.5%, 그리고 전년 대비 10.1% 올랐습니다. 식품 물가 상승에서 눈에 띄는 품목은 바로 계란입니다. 최근 계란값이 금값이 됐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수치를 보니 1월의 계란값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무려 70%나 올랐습니다. 1월의 에너지 가격은 전월 대비 2%, 그리고 전년 대비 8.7% 올랐습니다. 이 두 품목은 변동성이 크다 보니 이를 제외하고 산출하는 소비자물가지수가 있습니다. 바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인데요. 1월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보다는 0.4%, 그리고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는 5.6% 올랐습니다.

진행자) 물가 지수를 유심히 들여다보는 기관이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죠?

기자) 네, 말씀하신 대로 물가 자료는 연준이 아주 큰 관심을 두고 살펴보는 자료입니다. 물가 안정과 절대 고용이 연준의 달성 목표인데, 무엇보다 현시점에서는 물가 안정이 연준의 최대 해결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연준은 이를 위해서 지난해부터 이달 초까지 총 8차례에 걸쳐서 기준금리를 인상했는데요. 이달 초 0.25%P 인상으로 현재 기준금리는 4.5%~4.75%입니다.

진행자) 연준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현재 물가 오름세가 둔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연준이 목표로 하는 2%대의 물가 상승률보다는 높은 상황입니다. LPL 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물가 보고서 하나를 바탕으로 연준이 통화 정책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연준이 반길 만한 속도로 충분히 빠르게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지 않을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는 언제 알 수 있나요?

기자) 다음 연방공개시장준비위원회(FOMC) 회의는 3월 말, 그리고 5월 초로 예정되어 있는데요. 연준은 앞으로 두 차례 더 0.25%P의 기준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기준금리는 5%~5.25%가 되는데요. 이는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서 백악관 수석 의료보좌관을 지낸 앤서니 파우치 전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기원을 규명하기 위한 연방 의회 조사가 시작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13일 전·현직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에게 관련 문서와 증언을 요청하는 일련의 서한을 발부하는 것을 시작으로 코로나19의 기원에 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진해자) 누가 관련 조사를 주도하는 겁니까?

기자)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회와 코로나 팬데믹 특별 소위원회입니다. 공화당 소속인 두 위원회의 위원장은 이날(13일) 바이든 행정부에서 백악관 수석 의료보좌관을 지낸 앤서니 파우치 전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등에 서한을 보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의 연구실에서 우발적으로 유출됐다는 가설을 둘러싼 정보를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기원 조사에 착수하면서 관련 위원회가 뭐라고 밝혔습니까?

기자) 코로나 팬데믹 소위원회의 브래드 웬스트럽 위원장은 성명에서 “이 조사는 바이러스가 어디에서 어떻게 발생했는지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그래야 예측과 대비 또는 재발 방지를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제임스 코머 정부감독위 위원장은 “공화당 의원들은 사실(facts)에 따를 것”이라며 “은폐에 가담한 미국 정부 관리에게는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관련 서한을 받은 행정부 관리들, 파우치 전 수석 의료보좌관 외에 또 누가 있습니까?

기자)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하비에르 베세라 보건후생부 장관 등도 서한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들 의원들은 왜 코로나 기원에 관해 조사하려는 겁니까?

기자) 해당 조사는 작년 중간선거 기간에 공화당이 내세운 공약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이기도 한 웬스트럽 위원장은 그동안 미국 정보당국이 코로나바이러스 조사와 관련한 주요 사실을 숨기고 있다고 주장해 왔는데요. 정보위 소속 공화당 의원들은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의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생물무기 연구 도중 유출됐을 ‘징후’가 있다는 보고서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해당 보고서가 어디서 나온 겁니까?

기자) 당시 기밀 해제된 정보를 담은 정보 당국의 소수 의견 보고서로, 앞서 미 국가정보국장실(ODIN)의 보고서와는 상반된 내용이었습니다. 지난 2021년, ODNI 측은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로 정밀 조사를 벌인 끝에, 바이러스가 생물무기 실험과 관련성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며, 연구실 유출 가능성을 부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과학계는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원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질병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명확하게 규명하는 게 어렵긴 하지만, 전 세계 전문가들의 연구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중국 우한의 야생동물 시장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파우치 전 소장을 비롯한 미국 당국자들 역시 야생동물에 있던 바이러스가 종간 장벽을 넘어 사람에게 직접 전파됐을 가능성, 즉 자연 기원설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중국 정부가 바이러스를 인위적으로 만들었다” 또는 “생물무기로 개발하다가 실험실에서 유출됐다” 이런 의혹이 계속 퍼졌죠?

기자) 네, 따라서 바이든 대통령이 기원 조사를 지시했던 겁니다. 앞서 코로나 기원 조사 과정에서 공화당 의원들과 파우치 소장이 청문회에서 충돌한 적도 있습니다. 작년 5월, 파우치 전 소장은 국립보건원(NIH)이 우한 연구소의 ‘기능 획득 연구’를 지원한 적이 없으며, 자금을 대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공화당 의원들은 이에 대해 파우치 소장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며 설전을 벌였습니다. 기능 획득 연구는 바이러스에 없었던 기능을 추가하는 연구인데요. 공화당 의원들은 우한 연구소가 NIH로부터 자금을 받아 기능 획득 연구를 했다고 주장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이제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면서 본격적인 조사에 나서는 건데요. 서한을 받은 사람들은 위원회 요청에 의무적으로 응해야 합니까?

기자) 서한에 강제성은 없습니다. 하지만 웬스트럽 의원은 지난해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잠재적인 증인들이 협조하지 않으면 소환장을 발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파우치 전 소장은 작년 11월 백악관 브리핑에서 만약 공화당이 코로나 기원을 조사하는 계획에 착수한다면, “전적으로 협력하고 증언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고등법원의 로버트 맥버니 판사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외압 의혹과 관련한 조지아주의 조사 결과가 곧 공개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판사는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특별 대배심’ 보고서의 일부 내용을 16일까지 공개하라고 조지아주 검찰에 명령했습니다. 특별 대배심은 그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지난 2020년 대선 패배를 뒤집기 위해 주 당국자들에게 외압을 행사한 의혹에 관해 조사했는데요. 지난달 비공개 보고서를 작성한 후 해산했습니다.

진행자) 보고서 내용의 일부라면, 어떤 내용은 공개가 되고 또 어떤 내용은 비밀로 하는 겁니까?

기자) 풀턴카운티 고등법원의 로버트 맥버니 판사는 보고서의 서문과 결론 그리고 특별 대배심이 증인의 거짓말을 우려한 부분 등이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누가 기소될지 등에 관한 사항은 적법 절차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보고서 내용을 이렇게 일부만 공개하게 된 배경이 있습니까?

기자) 네, 조지아주 검찰 측은 기소가 결정될 때까지 보고서를 비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언론 연합은 해당 사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크다며, 전체 보고서의 즉각적인 공개를 요구했는데요. 판사가 양측의 주장을 들은 후 3주 만에 ‘일부 내용 공개’라는 결정을 내린 겁니다.

진행자) 조지아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조사중이었습니까?

기자) 조지아주는 주요 경합지역 가운데 하나인데요. 지난 2020년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에 약 1만 2천 표 차로 패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패배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선거책임자인 브래드 래팬스퍼거 조지아주 총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표를 더 찾아내라고 압박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이에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검찰의 패니 윌리스 검사장이 2021년 초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특별 대배심도 그럼 주 검찰 조사의 일환으로 꾸려진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부 증인들이 소환에 응하지 않자 풀턴카운티 검찰은 지난해 특별 대배심을 구성했습니다. 보통 대배심은 재판을 듣고 기소 여부를 판단하지만, 특별 대배심은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검사에게 권고 사안들을 내놓게 되는데요. 그러면 검사가 일반 대배심을 통해 기소 여부를 추진하게 됩니다. 또 특별 대배심은 증인들을 심문할 수 있고요. 증언을 듣고 싶은 다른 증인이 있거나 보고 싶은 서류가 있다면 소환장을 발부할 수 있는 권한도 있습니다.

진행자) 특별 대배심이 증언을 요청한 대상은 누구입니까?

기자) 특별 대배심은 지난 7개월 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마크 메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 공화당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등 트럼프 전 대통령 측 고위 인사를 비롯해서요. 래팬스퍼거 조지아주 총무장관,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등의 증언을 들었습니다.

진행자) 특별 대배심의 보고서가 나오면, 그 이후 절차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윌리스 검사장이 기소를 목적으로 일반 대배심을 소집할지, 또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윌리스 검사장은 지난달 관련 청문회에서 “결정이 임박했다”라고만 말할 뿐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대배심의 결정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될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하지만 지난달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잘못한 것이 전혀 없다”며 자신이 기소되지 않을 것으로 “매우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법원 문서에 따르면 총 18명이 해당 조사와 관련해 수사 대상 통지를 받았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