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연평도 공격은 김정일의 승인 받은 계획된 도발”

  • 최원기

미 전문가들, “연평도 공격은 김정일의 승인 받은 계획된 도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연평도에 대한 북한의 해안포 공격이 ‘미국과 한국을 압박하기 위한 벼랑 끝 전술’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의 향후 대응과 관련해서는 다소 엇갈린 시각을 보였는데요,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국방부 한국과장을 지낸 마이클 피네건 씨는 북한의 이번 연평도 공격은 과거의 도발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무엇보다 북한이 한국의 영토인 연평도에 2백 여 발의 포를 쏴서 공격한 것은 과거 우발적인 성격이 강했던 서해교전과는 크게 다르다는 것입니다. 현재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아시아정책연구소(NBR) 연구원으로 있는 피네건 씨의 말입니다.

피네건 씨는 북한 군의 체계를 볼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전 승인 없이 일개 야전군사령관이 연평도 공격과 같은 명령을 내릴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로브 씨는 북한이 미국과 한국을 압박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벼랑 끝 전술’의 하나로 이번 공격을 가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을 겨냥해 ‘우라늄 농축을 하겠다’고 위협을 가하는 한편 남한에 군사적 공격을 가해 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국면을 북한 뜻대로 움직이려 한다는 것입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도 북한의 이번 공격은 남한이 실시하는 호국훈련에 대한 불만 표출과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압박 등 여러 가지 의도를 지닌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이 김정은 후계 체제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정책실장을 지낸 미첼 리스 씨는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 나쁘다’며’ ‘북한이 이번 도발을 통해 김정은 후계 체제를 빨리 굳히려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북한의 이번 도발이 중국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천안함 사태의 여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북한이 또 도발을 감행했다는 것입니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의 말입니다.

그레그 전 대사는 중국이 이번 사태로 상당히 난처하게 됐다며, 중국은 이를 계기로 6자회담 재개를 더욱 서두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대응과 관련, 한국과 미국이 협력해 북한의 도발에 의연히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데이비드 스트로브 전 국무부 한국과장은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지금까지의`전략적 인내’ 정책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무부 정책실장을 지낸 미첼 리스 씨는 중요한 것은 북한의 도발적 행동을 중단시키는 것이라며, 미국과 한국이 중국과 머리를 맞대고 북한의 거듭된 도발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도발을 막으려면 북한의 최대 후원국인 베이징을 움직여야 효과가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도널드 그레그 전 대사는 미국과 한국이 협의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는 새로운 대북정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레그 전 대사는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 2년간 전략적 인내 정책을 펼쳤지만 이렇다 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