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남부 국경으로 몰려드는 우크라이나인 수용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미 연방 항소법원이 연방 공무원에 대한 코로나 백신 접종 의무화 행정명령의 복원을 명령했습니다. 미국인의 기대수명이 2년 연속 줄었다는 연구 보고서 내용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남부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입국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이 최근 크게 늘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수백만 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이 난민으로 내몰렸는데요. 이들 가운에 미국으로 오기 위해 멕시코와 맞닿은 남부 국경에 우크라이나인들이 몰려들면서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인 수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AP’ 통신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인들이 어떻게 해서 남부 국경까지 오게 되는 걸까요?
기자) 유럽보다는 미국이 더 안전한 피난처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미국에 난민 신청을 하기 위해 미 서부 캘리포니아에 인접한 멕시코의 국경도시 티후아나를 목적지로 삼은 겁니다. 미 서부 지역의 우크라이나계 교회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은 현재 항공편으로 멕시코로 도착한 우크라이나인들을 매일 수백 명씩 티후아나 공항에서 이민자 보호시설까지 안내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민자 보호시설에 도착하고 나면 그다음은 어떤 절차가 진행되는 겁니까?
기자) 보호소에서 이틀에서 나흘 정도 기다리다 미국에 ‘인도적 임시 입국 허가(humanitarian parole)’를 신청하게 됩니다. 미국은 지난 6일, 티후아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샌디에이고로 향하는 육로를 다시 열어 우크라이나인들을 미국으로 이동시키기 시작했는데요. 엘리케 루세로 티후아나시 이민국장은 AP 통신에, 하루에 578명의 우크라이나인이 육로로 미국에 갈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입국을 허용한 우크라이나인들의 숫자가 정확히 얼마나 되는 겁니까?
기자)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정확한 숫자는 공개하지 않았는데요. 다만, 인도적 입국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샌디에이고 이민자 시설을 확충하고 있다고만 밝혔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인들이 어떤 경로를 거쳐 미국까지 오게 될까요?
기자) 티후아나에 도착한 우크라이나인 타티아나 본다렌코 씨는 몰도바와 루마니아, 오스트리아 그리고 멕시코를 거쳐 샌디에이고로 오게 됐다며, 자신은 운이 좋다고 AP 통신에 밝혔습니다.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미국에 도착한 본다렌코 씨는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 살고 있는 어머니와 함께 살 예정이라고 했는데요. 본다렌코 씨처럼 우크라이나인들은 인근 유럽 국가들을 거쳐 관광비자로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나 휴양도시 칸쿤에 도착한 후 국경도시 티후아나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우크라이나인들이 미국에 오기 위해 다른 곳도 아닌 이렇게 남부 국경지대에 몰리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최대 10만 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이 많은 인원을 받아들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경로가 멕시코이기 때문입니다. 유럽에는 인도적 입국을 처리할 수 있는 영사관이 많지 않고 또 난민 입국에 시간도 오래 걸리다 보니 우크라이나인들이 미 남부 국경을 찾는 겁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 들어 난민 수용 상한선도 크게 오르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9월 30일에 끝나는 2022회계연도에 난민 수용인원을 12만 5천 명으로 설정했는데요. 하지만 3월 31일을 기준으로 실제 수용인원은 8천758명으로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인은 704명에 불과합니다. 전년 회기에도 바이든 행정부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 상향선을 크게 높여서 난민수용 인원을 6만2천500명으로 설정했지만, 실제 수용 인원은 우크라이나인 803명을 포함해 1만1천411명에 머물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남부 국경으로 미국에 입국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다 난민으로 들어오는 건 아니죠?
기자) 네. 이들은 ‘인도적 임시 입국 허가’ 기준에 따라 특별 체류 허가를 받고 들어오는 겁니다. 미국은 작년 아프가니스탄에 탈레반 정권이 장악하자 미군의 조력자 역할을 했던 아프간인 7만6천여 명을 인도적 임시 입국 허가로 받아줬습니다. 이 인도적 임시 입국 허가는 일정 기간 추방을 유예하는 제도로 아프간인들의 경우 2년, 우크라이나인들은 1년의 추방 유예 기간이 주어졌는데요. 그 기간 내에 어떻게든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길을 마련해 미국에 정착하거나 아니면 제3국행을 선택해야 합니다.
진행자) 남부 국경을 넘는 우크라이나인들이 앞으로 계속 이렇게 늘어날까요?
기자) 우크라이나인을 비롯해 남국 국경을 넘는 이주자는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오는 5월 23일부로 ‘타이틀 42(Title 42)’로 불리는 불법 이주자 즉각 추방 정책을 폐지할 방침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타이틀 42는 공중 보건에 관한 연방 규정으로 전임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다는 목적으로 타이틀 42를 발동해 남부 멕시코 국경지대를 불법으로 넘는 이주자들을 국경에서 즉각 추방할 수 있도록 허용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정책이 이제 폐지되면서 국토안보부를 비롯한 이민 당국은 남부 국경을 넘는 이주자들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연방 공무원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의무 접종을 의무화한 행정명령이 집행 정지됐었는데요. 이것이 복원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5 연방 항소법원은 7일, 해당 행정명령의 집행 정지를 명령한 하급심 판결을 뒤집고 이를 복원했습니다. 3인 판사 합의부 판결에서 2대 1로 이 같은 결정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연방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 백신 의무 접종 행정명령이 언제 나온 거죠?
기자) 지난해 9월입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350만 명에 달하는 연방 직원을 대상으로 의학적, 또는 종교적 면제 요건이 없을 경우 백신을 의무적으로 접종해야 한다는 행정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러면서 그해 11월 22일을 접종 완료 마감 기일로 정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연방 공무원 단체 등이 행정명령의 집행을 정지해 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죠?
기자) 맞습니다. 그리고 지난 1월에 텍사스주 남부 지방법원의 제프리 브라운 연방 판사가 이 신청을 받아들여 집행 정지를 명령했습니다. 브라운 판사는 판결에서 연방 공무원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것은 대통령의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브라운 판사는 의회의 의견 없이 수백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고용을 조건으로 의료 절차를 밟게 할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진행자) 정부가 해당 판결에 바로 항소했고 이번에 그 결과가 나온 것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해당 판결 이후 정부는 즉각 항소했습니다. 이번 항소심 재판에서 행정부 측 변호인은 행정명령에 대한 집행 정지는 연방 직원들의 일터에서 코로나로 인해 야기되는 혼란을 줄이려는 노력을 방해함으로써 공공의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시킨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대통령은 연방 공무원의 수장으로서, 마치 일반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에게 백신 접종을 요구할 수 있는 것과 같은 권한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연방 직원 단체 등은 행정부가 민간 기업에 직원들의 백신 접종을 강요할 수 없다는 최근의 대법원 판례를 들어 집행 정지의 정당함을 주장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항소법원 재판부는 백신 접종 의무화 행정명령 복원 결정에 대해 뭐라고 설명했죠?
기자) 재판부는 집행 정지 명령을 내린 하급 법원에 그럴 권한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1978년에 제정된 ‘공무원개혁법’에 따라, 원고 측은 연방 정부 내부 절차를 통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백악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연방 공무원 가운데 약 93%가 최소 1회 백신 접종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한 소식 더 보겠습니다. 최근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드루 해밀 하원 의장실 대변인은 7일 발표에서 펠로시 의장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현재 별도의 증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해밀 대변인은 또 펠로시 의장이 백신 추가 접종까지 받은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백악관 행사에서 펠로시 의장과 만났지만, 밀접 접촉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일 밤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한편, 펠로시 의장을 비롯해 최근 여러 정부 고위 인사가 속속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요. 펠로시 의장에 앞서 메릭 갈랜드 법무부 장관, 그리고 지나 레이몬도 상무부 장관 등도 최근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습니다.
진행자) 펠로시 의장은 최근 아시아 방문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이는 어떻게 되나요?
기자) 펠로시 의장은 2주간의 의회 휴회 기간에 의회 대표단을 이끌고 일본 등 아시아를 방문할 계획이었는데요. 해밀 대변인은 펠로시 의장의 확진 판정으로 아시아 방문 일정이 연기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인의 기대수명이 2년 연속 줄어들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20년, 미국인의 기대수명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한 데 이어 2021년에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콜로라도 볼더대학과 버지니아 커먼웰스대학 연구팀이 최근 의학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관련 논문을 실었는데요. 정부의 잠정 통계를 분석한 결과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지난해에도 기대 수명을 줄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기대수명이라는 게 뭡니까?
기자) 기대수명이란 그해에 태어난 아기가 앞으로 몇 살까지 살 수 있을지 기대되는 평균 연수를 말합니다. 그런데 지난 2020년에 이 기대수명이 76.9세로 전년보다 1.9세 감소한 데 이어 2021년에는 76.6세로 1년 전보다 약 0.4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기대수명 76.6세,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어떤 수준입니까?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비교했을 때 미국의 기대수명은 좀 낮은 수준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OECD 회원국 국민의 평균 기대수명은 80.7세였는데요. 당시에도 미국은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었는데 작년에 더 떨어지면서 지난 25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인 겁니다.
진행자) 미국인의 기대수명이 줄어든 원인은 뭘까요?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입니다. 작년 말,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20년 기대 수명 단축 소식을 전하면서, 그동안 사망 원인 상위 순위에 없던 코로나로 인한 사망이 단번에 3위까지 올라서면서 전체 사망자에서 코로나가 차지하는 비중은 10%가 넘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그 영향이 지난해까지 이어졌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 백신이 널리 보급되면서 2021년에는 사망률을 억제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했었지만, 예상을 깨고 또다시 기대 수명이 줄어든 건데요. 연구진은 “느린 백신 접종과 변이 확산이 사망률 급증을 초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 저자 가운데 한 명인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의 스티븐 울프 교수는 “감소 폭이 전해인 2020년보다 적긴 하지만, 우려되는 결과”라고 지적하면서 2021년 한해 광범위한 인명 손실이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보고서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뭘까요?
기자) 울프 박사는 이번 결과는 미국이 코로나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변이 확산을 막을 수 있는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 방역 조처를 사람들이 거부한 영향도 있다는 건데요. 연구진은 코로나 방역 조처의 해제와 더불어 백신을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로 인해 백신 접종률이 낮았고 이로 인해 코로나로 인한 사망률을 높였다는 지적했습니다. 또한 당뇨와 비만이 증가한 것도 사망률 증가에 일조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 기사는 AP통신을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