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3 회계연도 예산안을 공개했습니다.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인터넷 스트리밍 출시작으로는 최초로 ‘코다(CODA)’가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코로나 백신 접종 거부로 개인과 기업 등이 부담해야 하는 사회 경제적 비용이 계속되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새 회기 예산안을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0월 1일부터 시작되는 2023 회계연도 예산안을 28일 공개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정세가 혼란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기록적인 평시 군사비 지출을 요청하는 한편, 부자 가운데서도 극소수의 최고 부자들을 대상으로 한 ‘억만장자세’를 도입하는 것이 예산안의 골자입니다.
진행자) 미국에선 정부 예산을 의회가 짜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예산안을 통해 행정부의 우선순위를 반영하고 있는데요. “국정 운영을 위해 이 정도의 예산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의회에 요청을 하는 거고요. 대통령이 제출한 예산안에 따라 의회가 지출과 관련한 사항들을 결정하게 됩니다.
진행자) 그럼, 바이든 대통령의 2023예산안에서 주요 내용을 살펴볼까요?
기자) 우선, 전체 예산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국방비 지출 확대가 눈길을 끕니다. 8천133억 달러를 요청했는데요. 2022회계연도에 비해 4%, 그러니까 310억 달러 증가한 겁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국방 지출을 늘리려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이 있습니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유럽 안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는 극초음속 미사일과 그 외 최신 방어력에 대한 연구 개발에 계속 투자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 대신,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광범위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국방 예산 가운데 69억 달러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 방어, 우크라이나 지원 등에 할당됐습니다.
진행자) 새 예산안에서 또 눈길을 끄는 것이 있다면 뭘까요?
기자) 바로 최고 부자들을 대상으로 한 ‘억만장자 최저 소득세(Billionaire Minimum Income Tax)’입니다. 이 억만장자세는 미국 인구에서 0.01%를 차지하는, 1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지닌 부유층에게 최소 20%의 세율을 적용해 소득세를 납부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진행자) 억만장자세는 과세 범위도 넓게 본다고요?
기자) 네. 주식이나 채권같은 미실현 자산 이익에 대해서도 과세가 적용됩니다. 미국에선 주식이나 채권의 경우 보유세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보유 기간이나 물가 인상 등으로 인해 자산의 가치가 올랐어도 매각하지 않았으면 과세 대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제는 실현된 이득이 아니더라도 세금을 매기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억만장자세를 도입하면 세수가 어느정도 늘어나는 겁니까?
기자) 백악관은 억만장자세가 도입되면 향후 10년간 정부 적자가 3천60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앞서 예상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부자 증세로 정부 부채 즉 나라의 빚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인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세금 제도가 부자들에게 너무 많은 보상을 주고 있다며, 공정한 세율이 부과돼야 하고 또 부자가 사회 보장 서비스를 위해 더 많은 지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이든 행정부 들어 이 억만장자세가 처음 나온 이야기는 아닌 것 같거든요?
기자) 네. 지난해 민주당과 바이든 대통령은 사회복지법안 통과를 추진하면서 억만장자세 도입을 추진했습니다. 사회안전망에 투자하는 재원을 마련할 방안으로 억만장자세를 제시한 건데요. 하지만 공화당의 강력한 반대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오면서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예산안에 또 어떤 내용이 들어있습니까?
기자) 국내 사회 보장 관련 지출도 늘어났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의료와 사회 보장 특히 노인을 위한 복지에 많은 예산을 지출하면서, 지난 20년간의 매 회계연도와 비교했을때 가장 큰 지출 규모를 보이고 있는데요. 백악관 관계자는 “대통령의 예산안은 재정적 책임과 국내외 안전과 안보 그리고 더 나은 미국의 건설에 대한 약속이라는 세 가지 중요한 가치를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예산안은 사회 치안유지와 총기 범죄 퇴치를 위해 더 많은 경찰을 투입하고, 범죄 예방과 사회 폭력 중재에 대한 투자를 늘림으로써 지역 사회를 안전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영화인들의 축제이자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군요?
기자) 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가 주관하는 세계적인 영화상인 아카데미 시상식이 27일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렸습니다. 오스카 시상식이라고도 부르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올해로 94회를 맞았는데요. 여러 면에서 올해 오스카는 역사적인 시상식이었다는 언론의 평가가 뒤따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언론이 왜 그런 평가를 내놓는지 이유를 알아볼까요?
기자) 네. 가장 관심을 끈 작품상은 청각장애인 부모와 비장애인 딸의 이야기를 다룬 ‘코다(CODA)’에 돌아갔는데요. 이 작품은 전통적인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가 아닌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TV플러스’를 통해 출시된 영화로, 오스카 시상식에서 스트리밍 출시작이 작품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스트리밍 출시작이라는 게 뭔지 북한의 청취자들께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은데요?
기자) 스트리밍은 인터넷으로 영상이나 음악 등을 실시간으로 바로 재생하는 기술을 말하는데요. 스트리밍 출시작이란 극장 개봉을 목표로 하는 영화 제작사가 아닌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통해 제작된 영화를 말합니다. 최근 애플을 비롯해 넷플릭스와 아마존 등 스트리밍 플랫폼이 확대되면서 스트리밍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스트리밍 영화의 비중과 영향력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 영향력이 이번 오스카 시상식에서도 확인이 된 셈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특히 영화 코다는 작품상을 비롯해 남우조연상도 받으며 3관왕에 올랐습니다. 코다(CODA)는 영어 약자로 ‘청각장애인의 자녀(Child of Deaf Adults)’를 뜻하는데요. 청각장애인 부모 밑에 자란 주인공 고등학생이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고 음각가로서의 꿈을 키우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특히 이 영화에서 아빠 ‘프랭크’ 역을 맡은 배우 트로이 코처 씨는 청각 장애인 남자 배우로서는 최초로 오스카 연기상을 받으면서 또 새로운 역사를 썼는데요. 특히 시상자로 지난해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주조연상을 받은 윤여정씨가 나와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또 다른 화제의 수상자들, 누굽니까?
기자) 여우조연상은 세계적인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을 맡은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 출연한 아리아나 드보스 씨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드보스 씨는 자신이 동성연애자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여배우인데요. 수상 소감에서 자신의 ‘아메리칸 드림이 정말로 실현 됐다”고 밝히면서, 성적 정체성의 의문을 가진 사람들을 향해 “우리를 위한 곳이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또한, 감독상은 영화 ‘파워 오브 도그’의 제인 캠피온 감독에게 돌아갔는데요. 여성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은 건은 이번이 세번 째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시상식 무대위에서 작은 소동이 이었다고요?
기자) 네. 남우주연상은 ‘킹 리처드’에서 주연을 맡은 윌 스미스 씨가 수상했는데요. 장편 다큐멘터리 시상자로 나온 코미디언 크리스 록 씨가 스미스 씨 아내의 탈모증을 놀리는 듯한 발언을 하자, 무대위에 걸어올라가 록 씨의 뺨을 세차게 때려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스미스 씨는 무대위에 내려와서도 자신의 아내를 언급하지 말라고 욕설을 섞어가며 경고했는데요. 결국 스미스 씨는 남우 주연상 수상 소감에서 아카데미와 동료 배우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관련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코로나 백신 미접종으로 인해 개인과 기업 등이 부담해야 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이 매우 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신 미접종으로 인해 개인적으로는 보험료나 의료 비용 증가, 실직, 장학금 취소와 같은 피해를 볼 수 있고요. 또 고용주 입장에서는 노동력 부족, 그리고 사회적으로는 예방 가능한 입원과 사망 지속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 내 백신 접종 완료 현황은 어떤가요?
기자) 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3월 24일 현재 18세 이상 성인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75%입니다. 미국에서 백신 무료 접종이 시작된 지 약 1년이 지난 가운데, 성인 가운데 4분의 1은 아직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진행자) 계속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얼마나 되죠?
기자) 비영리연구소 ‘카이저가족재단’이 이에 관한 설문 조사를 계속 진행하며 발표하고 있는데요. 지난 2월 현재, 성인 가운데 약 16%는 절대로 백신을 접종받지 않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는 의무 사항으로 요구될 때만 접종받겠다고 했고, 4%는 기다리며 지켜보겠다고 응답했습니다.
진행자) 먼저, 백신 미접종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볼까요?
기자) 지난해 12월, ‘카이저가족재단’이 이와 관련한 자료를 발표했는데요. 재단은 지난해 6월과 11월까지 6개월 동안, 백신을 접종하지 않아서 발생한 전국의 코로나 관련 입원으로 인한 비용이 138억 달러에 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분석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볼까요?
기자) 네, ‘카이저가족재단’은 백신을 접종했다면 이 기간 발생한 성인의 코로나 관련 입원 건수를 60% 가까이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시 말해, 백신 접종을 했다면 69만 건의 입원을 예방할 수 있었다는 건데요. 재단은 입원 건당 평균 2만 달러가 들어간 것으로 계산해 138억 달러를 도출해 냈다고 설명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이 산출법을 근거로 지난해 12월부터 발생한 100만 건의 이상의 코로나 관련 신규 입원 건수 가운데 백신 미접종으로 인한 입원이 절반에 해당하는 것으로 생각할 경우, 이는 추가로 100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경제적 피해도 살펴볼까요?
기자) 백신 미접종으로 인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피해 가운데 하나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뉴욕시인데요. 뉴욕시는 최근 백신 접종 의무화 정책을 준수하지 않은 공무원 1천400명 이상을 무더기로 해고한 바 있습니다. ‘카이저가족재단’이 지난해 10월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근로자 가운데 25%가 직장에서 백신 접종 완료를 증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또 백신 미접종 근로자가 직장을 잃지 않더라도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죠?
기자) 맞습니다. 바로 보험 비용 증가인데요. 마치 비만이나 흡연 등 건강의 위험 요소가 있으면, 더 비싼 보험료를 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백신 미접종자들에게 부과되는 보험 비용이 더 커진다는 겁니다. 델타 항공사의 예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이 항공사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직원은 건강 보험료에서 200달러의 추가 비용을 지불하도록 했는데요. 이는 미접종자들의 입원 확률이 더 높은 만큼 보험료가 비싸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입니다.
진행자) 학생들도 백신 미접종으로 인한 부담 증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죠?
기자) 맞습니다. 최소 500개 대학이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있는데요.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을 경우 대학 등록을 못 하거나 현장 수업이 제한되고 혹은 코로나 검사 결과를 제출해야 합니다. ‘로이터’ 통신은 올해 보스턴대학교에서 장학금을 받기로 돼 있던 한 여학생의 경우, 백신을 접종하지 않고 검사 결과 제출도 거부해 결국 장학금이 취소됐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