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경합주 개표 결과 속속 인증…이번 주 중대 고비

지난 6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선거 개표 요원들이 개표 결과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대선 경합주들이 이번 주를 시작으로 개표 결과를 속속 인증하고 있습니다. 선거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줄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측에 중대 고비가 될 전망입니다. 안소영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대선의 주요 경합지였던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주가 23일, 지난 3일 치러진 대선 개표 결과를 인증했습니다.

이에 따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 두 개 주의 선거인단 각각 20명과 16명을 확보하면서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270명 이상을 얻게 됐습니다.

24일에는 네바다와 노스캐롤라이나 주가, 30일에는 애리조나 주, 다음달 1일에는 위스콘신 주가 개표 결과를 인증할 예정입니다.

이런 가운데 우편투표에 따른 선거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소송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측 법률팀은 점차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개표 결과 인증을 막아달라는 공화당의 요청이 잇따라 기각되고 있고, 각 주가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공식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1일에는 펜실베이니아 중부연방지법이 37쪽 분량의 의견서에서 트럼프 대통령 측 주장은 증거가 뒷받침되지 않은 억지라며 소송을 기각했습니다.

이보다 앞선 19일에는 애리조나 주 법원이 인구가 가장 많은 매리코타 카운티의 개표 결과 인증을 막아 달라는 요청을 기각했습니다.

바이든 후보가 근소한 차로 승리한 조지아 주는 트럼프 후보 측 요청으로 지난 13일부터 전체 투표용지 500만 장에 대한 수작업 재검표를 진행한 결과 바이든 후보가 1만 2천여 표, 약 0.25%포인트 앞선 것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이에 트럼프 후보 측은 득표율 차이가 0.5%포인트 이하면 재검표를 요청할 수 있다는 주 법에 따라 또다시 추가 재검표를 요청했지만, 조지아 주는 경합주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 20일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공식화했습니다.

[녹취: 라펜스퍼거 조지아 주 국무장관] “The numbers reflect the verdict of the people, not a decision by the secretary of state's office or of courts or of either campaign.”

조지아 주 국무장관은 발표를 통해 개표 결과는 국무장관이나 법원의 결정, 선거 캠프의 결정이 아닌 유권자의 평결을 반영하고 있다며 선거 결과를 확정했습니다.

지난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이 공화당 전국위원회 본부에서 대선 불복 소송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우편투표 봉투를 들어보이고 있다.

한편 트럼프 캠프 측은 지금까지 제기한 32건의 선거 관련 소송 중 30건을 패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공화당 내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승복하고 정권 이양에 협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래리 호건 매릴랜드 주지사는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골프는 그만 치고 (대선 결과를) 인정하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호건 주지사의 트윗은 트럼프 대통령이 ‘반트럼프 영웅 호건 주지사가 한국에서 결함 있는 신종 코로나 진단키트를 들여오는 데 돈을 썼다’는 글을 올린 데 대한 반박으로 나왔습니다.

호건 주지사는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캠프가 “말도 되지 않는 일을 그만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호건 주지사는 미국은 선거와 관련해 가장 존경 받던 나라였다며, 하지만 지금은 부패와 정국 불안을 겪는 나라를 말하는 ‘바나나공화국’이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도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소송을 끝낼 때가 됐다며, 대통령 법률팀의 행동은 국가적 망신이라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 “The conduct of the president’s legal team has been a national embarrassment.”

빌 오윈 전 콜로라도 주지사도 23일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와 미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유권자들의 의지를 존중해주고 조 바이든이 제46대 대통령의 길을 준비하도록 도와줄 것을 희망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불복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몇몇 경합주에서 실제 투표자보다 더 많은 표가 나왔는데 어떻게 이것이 정말 문제가 되지 않느냐며, 우리가 이길 것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전날 인증 보류 소송을 기각한 펜실베이니아 주에는 항소할 뜻을 밝혔고, 미시간 주에서도 또 다른 선거 관련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또 트럼프 캠프 법률고문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이번 선거와 관련해 연방대법원까지 가겠다는 ‘우리의 전략’이 더욱 굳건해졌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