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민주당 전국조사 1위...연방판사 ‘비상회의’ 요구

미 대선 민주당 경선 후보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17일 워싱턴주 타코마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 전국 여론 조사에서 선두로 나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은 처음으로 텔레비전 토론 참가 자격을 획득했습니다. 연방 판사들이 트럼프 대통령 측근 구형량 감축 사건에 대한 비상회의 소집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미국 보이스카우트연맹이 파산을 신청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판도에 큰 변화가 있군요?

기자) 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전국 여론조사에서 선두로 나섰습니다. 그동안 전국 규모 설문에서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선두 다툼을 벌여왔는데요. 이달 들어 예비선거가 시작된 이후에, 판도가 크게 바뀐 겁니다.

진행자) 최신 여론조사 결과,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기자) 공영방송 NPR과 PBS가 공동 실시해서 18일 공개한 설문인데요. 민주당원이나 민주당 성향 응답자 가운데, 샌더스 의원이 31%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2위는 19%를 얻은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고요. 3위는 15%를 기록한 바이든 전 부통령, 4위는 12%를 얻은 워런 상원의원입니다.

진행자) 샌더스 의원과 블룸버그 전 시장이, 바이든 전 부통령과 워런 의원을 밀어내고, 1ㆍ2위에 오른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특히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9일 네바다에서 열리는 텔레비전 토론 참가 자격도 얻었는데요. 처음 토론에 나가는 겁니다. 앞선 8차례 토론에는,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정한 참가기준에 맞추지 못했는데요. 얼마 전 기준을 변경한 데 따라, 참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대선주자 토론 참가기준이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여러 가지 규정이 있는데요. 두 가지가 핵심이었습니다. 첫째, 전국이나 해당 지역 여론조사에서 일정 수준 지지율을 얻을 것, 둘째, 일정 규모 후원 금액이나 후원자 수를 확보할 것, 이렇게 두 항목인데요. 이 중에 후원 기준 항목을 최근 DNC 측이 폐지했습니다.

진행자) 왜 그렇게 바꿨습니까?

기자) 블룸버그 전 시장이 지지율이 높아도 토론에 나갈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대형 언론 기업인 ‘블룸버그 LP’ 창업자인데요. 자산 규모가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수십 배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기부나 후원을 일체 받지 않고, 전액 자비로 경선을 치르고 있는데요. 후원 기준 항목을 맞출 수 없었던 겁니다.

진행자) 후원 기준 항목이 폐지됐으니까, 블룸버그 시장도 토론에 나갈 수 있게 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룸버그 시장의 토론 참가에 걸림돌이 사라진 것이고요. 이번 조사에서 19%로 2위를 차지함에 따라, 전국 규모 여론조사에서 4차례 이상 10%를 얻어야 한다는 지지율 기준도 충족했습니다. 이렇게 블룸버그 전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경쟁 후보 진영에서 공격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특히 여론조사 1ㆍ2위인 샌더스 의원 측과의 공방이 치열하게 진행중입니다.

진행자) 샌더스 의원과 블룸버그 전 시장의 공방,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샌더스 의원은 “억만장자”인 블룸버그 전 시장이 “돈으로 대통령직을 사려 한다”고 여러차례 유세에서 공격했습니다. 그러자 블룸버그 전 시장은, 샌더스 의원의 열성 지지자들을 비판하는 텔레비전 광고를 내보냈는데요. 이른바 ‘버니의 형제들(Bernie bros)’이라는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경쟁 후보 진영을 맹렬하게 헐뜯고 비방하는 활동을 화면에 담았습니다.

진행자) 블룸버그 전 시장은 자산가인, 그리고 샌더스 의원은 열성 지지자가 많은 점이 각각 공격 표적이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룸버그 예비후보 측 선거운동 본부는 “버니의 새로운 형제(Benie’s new bro)는 트럼프 (대통령)”라는 내용으로 성명도 냈는데요. 샌더스 의원과 트럼프 대통령이 동시에, 지지율 상승 중인 블룸버그 전 시장을 “똑같은 방식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블룸버그 전 시장 측의 그런 입장에, 샌더스 의원 측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샌더스 의원은 17일, 블룸버그 전 시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함께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두 사람이 골프장에서 웃으며 대화하는 장면인데요. “버니의 새로운 형제는 트럼프”라는 공격에 맞대응한 셈입니다. 아울러, 이날 샌더스 예비후보 선거운동 본부는 “우리의 목적은 오로지 트럼프(대통령)를 물리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재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상황, 어떻게 돼가고 있는지 짚어보죠.

기자) 샌더스 의원과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대의원 확보 수에서 근소한 차이로 1,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3일 아이오와 코커스(caucusㆍ당원대회)에서는 부티지지 전 시장이 승리하고, 11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primaryㆍ일반투표)에서는 샌더스 의원이 승리했는데요. 부티지지 전 시장의 초반 선전이 주목받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부티지지 전 시장이, 이번에 공개된 전국 여론조사에선 상위권에 들지 못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NPR/PBS 여론 조사에서 부티지지 시장은, 8% 지지율로 6위에 머물렀는데요. 9%로 5위에 오른 에이미 클로부처 상원의원보다도 낮은 성적입니다. 이어서 자산가 출신 톰 스타이어 예비후보와 털시 개바드 하원의원이 7, 8위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민주당 경선에서, 중요한 일정은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19일 네바다주에서 텔레비전 토론을 합니다. 이어서 22일 이 지역 코커스를 진행하는데요. 네바다는 중남미계 인구가 많은 곳이라, 소수계 지지율이 높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반전을 자신하고 있습니다. 일주일 뒤인 29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프라이머리가 열리는데요. 그러고 나서, 다음 달 3일 14개 주에서 동시에 프라이머리를 하는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이 이어집니다.

진행자) 아직은 초반이라, 뚜렷한 승자가 나오진 않은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샌더스 의원과 부티지지 전 시장이 첫 2곳 예비선거에서 선두를 다퉜지만, 앞으로 변수가 많은데요. 경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않은 블룸버그 전 시장의 지지율이 높아지는 점, 그리고 소수계 인구가 많은 곳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반등할 가능성이 남아있는 점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슈퍼 화요일’부터 경선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9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이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톤에서 열린 무공훈장 수여식에 도착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연방 판사들이 비상 회의 소집을 요구했다고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법무부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 개입하는데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비상 회의를 소집해야 한다는 연방 판사들의 요구가 나왔습니다. ‘연방판사연합회(FJA)’ 신시아 루피 회장이 17일 USA투데이에 이같은 입장을 밝혔는데요. 주요 매체들이 이같은 내용을 받아서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대통령과 법무부가 민감한 사건에 개입했다’는 건 무슨 이야기인가요?

기자) 법무부가 최근, 대통령 측근인 로저 스톤 씨에 대한 구형량을 줄인 것을 가리킵니다. 지난 10일, 스톤 씨에게 징역 7~9년 형을 선고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가, 다음 날 갑자기 형량을 그보다 줄여달라는 입장을 재판부에 보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불만을 표시한 직후에 이런 조치가 나와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진행자) 법무부와 검찰 관련 사안인데, 왜 판사들이 비상회의를 소집하려는 겁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스톤 씨 담당 재판부 판사도 거론했기 때문입니다. “이 판사가, 폴 매너포트를 독방에 넣은 사람이냐”고 지난주 트위터에 적었는데요. 에이미 버먼 잭슨 연방 판사를 가리킨 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녀가 부정직한 힐러리 클린턴을 어떻게 다뤘을지 궁금하다”면서 “그냥 묻는 거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폴 매너포트’ 씨는 어떤 사람인가요?

기자) 역시 대통령 측근 인사였는데요.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공화당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다가, 갖가지 비위 혐의 때문에 물러났습니다. 이 가운데 일부 사건에 대한 재판에서 47개월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대선 당시 경쟁자로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재임당시 공무상 기밀 자료를 사설 전자우편으로 주고받았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이런 사건들과 관계있는 판사가, 대통령 측근인 스톤 씨 사건을 맡고 있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톤 씨 사건의 심리가 오는 20일 열릴 예정인데요.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공개적으로, 담당 판사에게 압박을 가한 것으로 연방 판사들은 판단한 겁니다. 연방판사협회 루피 회장은 잭슨 판사에 대한 강력한 지지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연방판사협회가 비상 회의에서, 스톤씨 사건에 대해 논의하려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개별 사건에 대해 판결할 권리는 해당 판사에게 있기 때문에, “특정 사건에 대한 입장 정리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루피 회장이 말했는데요. 다만 “어떤 연방 판사든, 필요한 직무를 수행하는 것을 확고하게 지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비상회의를 열면, 논의할 주제가 엄청나게 많다고 설명했는데요. 구체적인 의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연방 판사들 이런 움직임에 대한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일부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있는데요. 대부분 언론 평가는 그렇지 않습니다. 연방판사협회를 이끄는 신시아 루피 회장은, 과거 공화당 정부 시절 연방 판사가 됐다고 USA투데이가 전했습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 건데요. 이 밖에 공화-민주 양당 집권 시절에 연방 판사가 된 1천 명 이상이 회원으로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스톤 씨 사건 파장이 계속 커지는 양상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연방 검찰을 포함한 전직 법무부 당국자 1천100명 이상이, 윌리엄 바 법무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공개 서한을 발표했는데요. 민주당 대선 주자들도 잇따라 비판 대열에 동참하면서, 정치권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논쟁이 커지고 있습니다.

2019년 12월 미국 유타주 보이스카웃 행사에 참가한 대원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보이스카우트연맹(BSA)이 파산을 신청했군요?

기자) 네. 미국 보이스카우트연맹이 18일 델라웨어주 소재 법원에 ‘챕터 11’ 파산을 신청했습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법원 감독 아래 채무를 조정하게 됩니다.

진행자) 보이스카우트연맹이 파산을 신청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보이스카우트 측은 지금 연맹이 수많은 성 추문 관련 소송에 직면해 있는데, 피해자들에게 보상금을 주고 연맹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파산을 신청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소송이 파산 신청 원인이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과거에 많은 대원이 지도자로부터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당했고, 또 연맹이 이를 숨겼다는 이유로 연맹을 상대로 소송이 많이 제기됐는데요. 그래서 보이스카우트연맹이 거액의 보상금을 물어줄 처지가 됐습니다.

진행자) 언제 이런 성추행이 있었다는 겁니까?

기자) 많은 사례가 80년대와 70년대, 그리고 6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진행자) 보이스카우트라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청소년 단체죠?

진행자) 맞습니다. 미국 보이스카우트는 1910년에 창설됐는데요.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시민정신을 심어주고 야외 활동 등을 통해 건강한 심신을 수련하기 위해 활동하는 조직입니다. 미국 보이스카우트연맹은 미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비영리조직 가운데 한 곳으로 3세에서 21세 사이 회원이 약 220만 명입니다.

진행자) 파산 신청에 대해서 연맹 측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먼저 피해자들에게 사과했습니다. 로저 모스비 보이스카우트연맹 총장이 성명을 냈는데요. 모스비 총장은 “연맹은 스카우트 활동 기간 피해를 본 사람들을 배려하며 이들에게 사과한다”라면서 “몇몇 사람이 무고한 아이들에게 해를 주기 위해 연맹 프로그램을 악용한 것에 분개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과는 했는데, 그럼 피해자들에게 보상한다는 말은 나왔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모스비 총장은 “어떤 것도 피해자들이 겪은 비극적 학대를 되돌릴 수는 없지만, 파산 신청으로 피해자들에게 보상하고 연맹의 중요한 임무도 그대로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파산 신청을 했는데, 다음 단계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가장 중요한 과정은 독립적으로 제기된 많은 소송이 일원화됩니다. 그러면 연맹은 개별 소송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는 상태에서 보상금 협상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보이스카우트연맹 같은 비영리 기관들이 성추행 문제로 소송을 당한 경우가 꽤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기관이 미국 가톨릭교회와 체조협회입니다. 두 조직은 소송에 따른 보상금을 지급하느라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실제로 체조협회와 미국 내 몇몇 가톨릭교구가 실제로 파산을 신청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