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망 하루 1천 명 증가…고학력 이민자 늘어

1일 국제구호단체 '사마리아인의 지갑' 후원으로 미국 뉴욕 센트럴 파크에 지어진 임시 야전병원에서 의료 관계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 시간입니다. 오늘은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망자가 하루 최대 수치를 기록한 소식에 이어서, 고학력 이민자가 늘었다는 이야기 전해 드립니다.

먼저 첫 소식입니다. 1일 미국에서 1천명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망자가 집계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국 봉쇄’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미국 내 코로나 현황 을 전해드립니다.

1일 미국 전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망자가 1천여 명 증가했습니다. 지금까지 하루 최대치인데요. 앞선 최대치는 전날(31일) 기록한 500여 명이었습니다. 하루 만에 목숨을 잃은 사람이 갑절이 된 건데요.

이로써 2일 오전 현재, 전체 사망자 수는 5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확진자 수는 22만 명에 육박하고 있는데요. 당국은 당분간 상황이 더 나빠질 것으로 봅니다.

“어려운 날들이 미국 앞에 놓여 있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말했는데요. “몇 주가 될 것인데, 지금부터 며칠 내로 시작될 것이고 끔찍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31일) 브리핑에서도, 앞으로 “매우 매우 고통스러운 2주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역 간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집중 발병지역(hot spots)을 오가는 항공편 운항 중단을 검토중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밝혔습니다. 집중 발병지역은 뉴욕과 뉴저지, 캘리포니아, 워싱턴주 같은 곳들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시와 마이애미시를 오가는 항공편을 예로 들면서 “(운항 중단 가능성을) 분명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전체 항공 노선 폐쇄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는데요. “그렇게 하면, (항공ㆍ교통) 산업을 짓누르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전국적인 봉쇄령을 내려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각 주 정부나 지역 당국이 시행하고 있는 ‘자택대기령’ 등을 연방 정부 차원의 조치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이야기인데요.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 이사장이 이같은 ‘전국 봉쇄’ 주장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게이츠 이사장은 1일 자 워싱턴포스트에 ‘코로나로 잃은 시간을 만회하는 법’이라는 기고문을 실었는데요.

“사람들이 주 경계를 넘어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은 바이러스도 그럴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이것은 재앙으로 가는 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국 봉쇄령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관련 조치는 각 주지사들에게 재량(flexiblity)권을 주겠다고 1일 브리핑에서 말했는데요. 봉쇄가 과연 최선인지는, 지역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태평양에서 임무 수행중이던 미 해군 항공모함 ‘루스벨트’함에서, 확진자가 다수 나온 점도 관심사였는데요. 승조원 4천800여 명 가운데, 2천700여 명을 하선시킬 계획이라고 해군 관계자가 1일 밝혔습니다.

현재 이 배는 괌에 정박 중인데요. 100명 미만의 감염 사례가 나왔다고 군 당국은 밝혔습니다. 당국은 하선시킨 승조원들을 괌 일대 호텔 등에 격리시킬 계획입니다.

임무 수행중인 다른 미군 함정에서 확진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고 당국은 밝혔습니다. 토머스 마들리 해군장관 직무 대행은 현재 “함정 94척이 (주요 해역에) 파견 중”이라고 말했는데요. “루스벨트함이 유일한 확진 사례”를 보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방역과 감염자 처치 등에 의료장비가 크게 부족한 실정이라고 1일 브리핑에서 밝혔습니다. 개인보호장비 등을 비롯한 전략국가비축물(SNS)이 거의 고갈된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물자를 확보하는 족족 “병원으로 보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관련 물자들을 “쌓아놓고 있길 바라지 않는다”면서 “(물자가) 도착하면 많은 주와 의료시설에 투입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공급 부족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온 인공호흡기 관련 질문도 나왔는데요. “11개 회사에서 인공호흡기를 만들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밝혔습니다. 하지만 “인공호흡기는 만드는 데 시간이 걸린다”면서, 관련 장비들이 “복잡하고, 크고, 비싸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인공호흡기 생산 촉진을 위해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했는데요.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다른 장비에 대해서도 이 법규의 적용을 확대해달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청했습니다.

미국 뉴욕 차이나타운에서 중국 춘절을 맞아 열린 행사에 참석한 아시아계 미국인들.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최근 10년 사이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의 절반가량이 대학 학위를 갖고 있는 등 미국 내 이민자 현황이 변화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김현숙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미국에 정착하는 신규 이민자의 교육 수준이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연방 인구조사국(Census Bureau)이 최근 발표한 수치를 보면, 지난 2010년~ 2019년 사이 미국에 온 해외 출생 이민자의 47%가 대학 이상의 학력을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미국 본토 출생자들의 고학력 비율 36%보다 높은 것은 물론이고, 2009년 이전 입국자의 비율 31%보다 훨씬 높은 수준입니다.

‘AP 통신’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런 변화를 보이는 데 대해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최근 10년간 중남미계 이민자는 줄어든 반면, 아시아계 이민자가 늘어난 것을 중요한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아시아계 이민자들은 상대적으로 교육 수준이 높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가 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설명합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남미계 이민자들의 무분별한 입국을 막기 위해 미국 남부 국경을 강화하는 한편, 이민자들을 미국의 보건, 안전, 복지 정책의 부담을 주는 존재로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중남미계 이민자들은 10년 전부터 이미 감소 추세를 보여왔습니다. 12년 전만 해도 미국 내 신규 이민자 가운데 멕시코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컸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은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오는 멕시코인들보다, 미국에 살다가 본국으로 돌아가는 이민자들이 더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멕시코 이민자가 줄어든 이유는 멕시코의 출생률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20년 전부터 멕시코의 출생률이 곤두박질치면서 미국으로 일자리를 찾아오는 젊은 멕시코 인들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겁니다.

또한, 12년 전 미국을 강타한 경기 침체와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건축업 등 젊은 멕시코 인들이 주로 일하던 분야의 일자리가 많이 사라진 것도, 상대적으로 교육 수준이 낮은 멕시코 이민자들이 줄어드는 데 영향을 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2008년까지, 미국에 가장 많은 이민자를 보내는 나라는 멕시코였고 그 뒤를 중국과 인도가 이었습니다. 하지만 2009년을 기점으로 중국에 이어 인도가 가장 많은 이민자를 보내는 나라가 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계 이민자가 이렇게 늘어나게 된 이유를 미국 산업의 변화에서 찾고 있습니다. 최근 10년간 미국의 최첨단 기술 분야가 발전하면서 교육 수준이 높고 기술을 필요로 하는 일자리가 많이 생겨났습니다. 그런데 미국 내 인력으로 수요를 다 채우지 못하면서 그 빈자리를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메꾸게 됐다는 겁니다.

아시아계 이민자의 경우 대부분 교육 수준이 높고, 또 가족을 데리고 오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가족 초청 이민에 비판적인 입장입니다. 기술과 능력을 갖춘 이민자에게만 혜택을 주자는 생각인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데려오는 가족 구성원 역시 교육 수준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번 조사는 미국 연방 인구조사국(Census Bureau)이 10년마다 시행하는 센서스 인구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한 내용입니다.

이렇듯 인구조사는 미국인의 인구와 인종, 이민 경향 등을 분석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되는데요. 2020년 올해가 바로 인구 조사가 있는 해로, 4월 1일은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는 ‘인구조사의 날’이었습니다.

10년마다 시행되는 인구 조사는 조사원이 집마다 방문해 가구 구성원의 나이와 성별, 인종, 주택 소유 여부 등을 묻습니다.

또 인구조사로 수집된 자료에 근거해 각 주를 대표하는 연방 하원 의석수와 선거 대의원 수, 선거구도 결정됩니다. 또 막대한 연방 자금을 지역 사회에 배분하는 데 있어서도 인구 조사 결과가 사용되기 때문에 미국에서 인구조사의 중요성은 매우 큽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인구조사 활동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조사원들의 가정 방문을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 일시 중단했으며, 노숙자와 대학 기숙사 등에 대한 방문 조사도 연기되면서 인구조사국은 센서스 조사 마감일을 당초 7월 31일에서 8월 14일로 2주 연장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센서스국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으로 조사에 응할 수 있습니다. 센서스국은 총 1억 2천만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하게 되는데요. 지난 3월 30일을 기준으로 인터넷을 통해 인구조사에 응한 비율은 36%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거주지 이동이 많이 생기고 있고, 또 대면 조사도 일정대로 진행되지 않는 만큼, 조사 첫 통계 발표일을 연기하도록 촉구하고 있습니다.

인구조사국은 12월 31일까지 대통령에게 첫 번째 조사 결과를 제출해야 합니다. 하지만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인구조사의 최종 마감일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미 연방 의회의 관련 법률 제정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