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진행중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 달간 연장한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밝혔습니다. 각 지역 코로나 대응 활동에 경찰관들이 투입되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처를 위해서, 현재 지역마다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가 진행중인데요. 이걸 시행하는 연방 기준이 앞으로도 최소한 한 달간은 유지될 것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9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밝혔습니다.
4월 말까지는 이같은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는데요. 길면 6월까지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기간 동안 모든 사람이 이 기준을 따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는데요. “이것을 더 잘 따를수록, 이 악몽이 끝나는 것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것은, 사람들이 모이지 않도록 하는 걸 말합니다. 이에 따라 ‘필수 업종’을 제외한 사업체들이 대면 영업을 중단하고, 연방 정부 기관들과 기업들도 대대적인 재택근무를 시행중인데요.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10명 이상 모임을 금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당초 연방 당국은 15일간을 기한으로 정했습니다. 그 시한이 30일 자로 만료가 되는데요. 한 달 동안 더 ‘사회적 거리두기’를 진행하기로 결정한 겁니다. 31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이 공식화된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되도록 빨리 끝내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미국은 폐쇄를 위해 만들어진 나라가 아니”라면서, 각 사업체의 정상화가 빠른 시일 내에 이뤄져야 한다는 희망을, 앞선 브리핑에서 밝힌 바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부활절 즈음에는 전국의 사업체들이 다시 문을 여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부활절은 기독교 축일이자, 미국 주요 명절인데요. 다음 달 12일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은 희망을 접고, 한발 물러선 건데요.
부활절께 코로나 감염 사례가 정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전망은 보건ㆍ방역 전문가들이 대통령을 설득한 결과입니다. 앤서니 파우치 박사, 그리고 데버러 벅스 박사 등 두 사람과 논의한 내용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한 달 연장을 결정한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설명했는데요.
두 사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정부 합동 조직에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파우치 박사는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NIAID)’의 소장을 30년 넘도록 맡고 있고요. 벅스 박사는 미 육군 군의관 출신인, 보건 외교 전문가입니다.
파우치 박사는 코로나 사태에 관한 전문적인 견해를 별도로 밝혔습니다. 미국에서만 10만 명 넘는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고, 29일 CNN 인터뷰에서 말했는데요. 감염자 수는 수백만 명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번 사태가 언제까지 갈지에 대해서도, 섣부른 희망적 판단을 경계했는데요. “내일도, 확실히 다음 주도 아니”라면서, 당분간 확산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태 대응을 위해,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시켰습니다. 이 법은 전쟁 시에 관련 물자를 조달하기 위한 규정인데요. 이에 따라, 자동차 생산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 등이 산소호흡기 등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제대 군인들을 다시 의료 지원 임무 등에 투입하도록 하는 조치도 단행했습니다.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미국인의 생활 방식에 많은 변화가 생겼는데요. 경찰관들의 임무에도 변화가 있다는 전해드립니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미국인의 생활 방식에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경찰관들의 임무에도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치안을 유지하고, 각종 사건 사고에 투입됐던 경찰관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이라는 새로운 임무가 주어진 겁니다. 각 주와 시 차원에서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내려진 조처를 주민들이 잘 따르는지 감시하고 또 단속하는 역할을 경찰이 주도하고 있다고 ‘AP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확진자가 많이 나온 뉴욕시의 경우, 공원에 사람들이 모이는 걸 방지하기 위해 경찰들이 거리 농구장의 골대 해체 작업에 들어갔고, 뉴저지주에선 대규모 모임 금지 조처를 어긴 결혼식을 경찰이 강제 해산시켰습니다. 또, 텍사스 오스틴에서는 ‘자택 대기령’을 어긴 사람들을 신고할 수 있는 경찰 핫라인(hotline), 직통 전화도 개설됐습니다.
거리낌 없이 어울리는 미국인들에게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내려진 ‘사회적 거리두기’ 조처, 그러니까 서로 약 2m 거리두기는 사실 미국인들에겐 익숙하지 않은 생활 방식입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뉴욕에선 사람들이 늘 북적이고, 줄도 서고, 가까이 지냈지만, 더 이상 그럴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새해맞이 행사가 열리는 ‘타임스스퀘어’ 광장 행사처럼 대규모 인파가 모이던 행사에서 경찰이 하는 일은 질서 유지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뉴욕 경찰은 시내 곳곳을 순찰하며, 모여있는 사람들을 해산시키고 있습니다.
뉴욕에선 야외에서 혼자 걷거나 달리기를 하는 건 괜찮지만, 단체 운동이나 모임은 금지됐기 때문입니다.
관련 임무에는 경찰뿐만이 아니라 공원 경비원, 소방대원들도 동원되고 있습니다.
경찰들은 또 식당과 술집들이 포장이나 배달 주문만 가능하게 한 지침을 잘 따르고 있는지도 단속하고 있습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는다며 1천700개에 달하는 공공 농구장의 일부 골대를 제거하기 시작했고, 시내의 모든 놀이터를 폐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들은 순찰을 하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촉구하는 안내 방송을 하며 다니고 있습니다.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뉴저지주에선 대규모 모임을 위반한 혐의로 3명을 기소했고,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선 최근 369개 업체에 관한 규정 위반 심사를 한 후 첫 번째 소환장을 발부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나라들도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공권력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확진자가 급증한 이탈리아의 경우 당국의 느슨한 조처가 원인으로 지목됐고, 중국의 경우 강압적인 감시와 조처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선 이런 극단적인 상황을 피하는 선에서 순찰 활동을 펼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뉴욕시 경찰 당국은 코로나 대응 활동에 대해, 사람들이 규정을 준수하도록 하기 위한 교육적인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