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응 마스크 착용 권고…민주 전당대회 연기 

2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 시간입니다. 오늘은 미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이야기에 이어, 민주당 전당대회 연기 소식 전해 드립니다.

먼저 첫 소식입니다. 코로나 사태 와중에, 미 당국이 마스크를 포함한 ‘얼굴 가림’ 착용을 권고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장은 전국 봉쇄령 필요성을 밝혔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미 전역에서 가속화되면서, 주민들이 마스크를 쓰도록 당국이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스카프(목도리)를 비롯한 다른 형태의 ‘얼굴 가림’도 좋다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는데요.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관련 지침을 마련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이 부분을 직접 언급했습니다. ‘전국적인 마스크 착용 권고’에 관해 말했는데요. 하지만 “의무사항(mandatory)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것(마스크 착용)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는데요.

결국, 얼굴을 가리는 장구를 갖출지 여부는 “스스로가 결정할 일”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부연했습니다. 그리고, 얼굴을 보호하는 데 마스크만 있는 게 아니라고 말했는데요. “스카프가 여러 방면에서 낫다. 훨씬 두껍다”고 강조했습니다.

스카프는 목이나 머리에 두르는 천을 말합니다. 주로 여성들이 장식이나 방한용으로 사용하는데요.

당초 미 당국은 일반인의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지 않았습니다. 의료인이 아닌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더라도,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건데요.

의료인 마스크 부족 사태를 막는 차원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지켜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보다 스카프가 낫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런 취지로 풀이되는데요.

하지만 최근 ‘무증상 감염’ 사례가 늘면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쪽으로 당국이 방침을 바꾼 것이라고 CNN과 워싱턴포스트 등이 해설했습니다. 방역 주무 기관인 CDC는 지난달 말, 무증상 감염 확산을 언급하면서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문건을 백악관에 제출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 강한 부정적 입장도 있습니다. 정부 합동 코로나 대응조직에 참가하고 있는 데버라 벅스 박사가 대표적인데요. 마스크 착용이,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주 손 씻기’ 같은 근본적 감염 예방책을 대체할 수 없다고 2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강조했습니다.

“마스크 착용만으로 안전하다는 잘못된 느낌(false sense of security)을 줄 수 있다”고 벅스 박사는 말했는데요.

마스크나 스카프로 얼굴 일부를 가리더라도, 눈은 공기 중에 노출된 상태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손으로 얼굴을 만질 경우, 감염 위험은 똑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 합동 대응조직의 또 다른 방역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ㆍ감염병 연구소장은 전국적인 봉쇄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날(2일) CNN 인터뷰에서, 미국 전역에 ‘자택 대기령’을 발동해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왜 아직도 그게 실행되지 않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미국 내 30개 이상 주 정부와 함께, 수도 워싱턴 D.C. 등이 자택 대기령을 발효시킨 상태입니다. 식료품이나 연료 등을 구하는 ‘생활 필수 활동’ 외에는, 모든 주민이 집 안에 머물도록 한 건데요. 나머지 지역은 이런 조치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부분을 각 주지사의 재량권으로 두겠다며 전국 봉쇄령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요.

파우치 박사는 이날(2일) “연방정부 강제력과 주 정부의 권한 사이의 긴장 관계에는 관여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지금 이 나라(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보면, 그걸(전국 봉쇄) 왜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전국 봉쇄령 주장은 일부 주지사들 사이에서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지금 무얼 기다리고 있는 거냐”면서, 당장 전국 봉쇄를 단행해야 한다고 전날(1일) CNN 인터뷰에서 말했는데요.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도 같은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역ㆍ 주 당국의 정책들을 짜깁기(patchwork)하기보다 전국적인 전략을 가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주지사들에게 재량권을 주겠다는 백악관 입장과 연방 차원의 조치를 촉구하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건데요.

이런 가운데 의회는 연방 당국의 코로나 대응을 감독ㆍ평가할 특별위원회를 설치합니다.

짐 클라이번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가 특위 위원장으로 내정된 가운데, 초당적인 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2일 발표했는데요. 정부의 코로나 대응 조치 전반에 대해, 투명성과 책임성을 감독하는 데 특위 활동의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최근 발효된 2조2천억 달러 규모 경비 부양책 집행 사항을 꼼꼼하게 다루겠다고 밝혔는데요. 정부를 상대로 소환권도 행사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움직임에 반발했습니다. “지금은 정치를 할 때가 아니”라면서, “끝없는 ‘초당적 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그들(민주당)은 이미 우리나라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고 2일 브리핑에서 말했는데요.

‘막대한 피해’란, 앞서 민주당이 주도한 ‘러시아 추문’ 특검과 ‘우크라이나 추문’에 관한 대통령 탄핵 심판 등을 언급한 발언으로 보입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한번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받았습니다. 2일 아침 두 번째 검사를 받았고, 첫 번째에 이어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밝혔는데요. 이번 검사는 1분에 전 과정이 끝나고, 15분 뒤 결과가 나오는 신속한 방식이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습니다.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 주자인 조 바이든 미국 전 부통령과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공식 선출하기 위한 민주당 전당대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한 달가량 연기돼 8월에 열리게 됐습니다.

올해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8월 17일 주간으로 한 달간 연기됐습니다. 조 솔모니스 민주당 전당대회 최고경영자(CEO)는 2일 발표한 성명에서 안전하고 성공적인 전당대회를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좀 더 시간을 갖고 현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현명한 접근법이라는 겁니다.

솔모니스 CEO는 하지만 8일 17일 주간에 시작된다고만 밝힐 뿐, 구체적인 일정이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전당대회 참석자들의 건강과 안녕을 도모함과 동시에 역사적이고도 중대한 행사를 진행할 주최 도시에 대해서도 책임감을 갖고 보호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양대 정당인 민주당과 공화당은 4년마다 열리는 대통령 선거에 앞서 전당대회를 엽니다. 이 전당대회는 정당 최대 축제이자 당의 미래와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정치 행사로 간주됩니다.

또 전당대회에서는 당을 대표할 대통령 후보와 부통령 후보를 지명합니다.

공화당과 민주당 전당대회는 보통 나흘 동안 치러지는데 민주당은 오는 7월 14일부터 17일까지 미 중서부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자 결국 8월 17일에 시작되는 주로, 일정을 한 달가량 미룬 겁니다.

앞서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1일 NBC 방송에 출연해 민주당 전당대회가 예정대로 개최될지 여부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했습니다. 바이든 후보는 인터뷰에서 전당대회가 8월로 연기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전당대회에 앞서 각 주는 ‘코커스(caucus)’ 즉 당원대회나 ‘프라이머리(primary)’라고 하는 일반 유권자 투표 등 예비선거를 통해 지지 후보를 결정하게 됩니다. 전당대회에서는 이를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건데요. 하지만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예비선거 일정에 큰 차질이 생겼습니다.

뉴욕과 오하이오, 메릴랜드 등 여러 주가 바이러스 확산 우려에 따라 당초 3월 또는 4월이었던 예비 경선 일정을 6월로 연기한 겁니다. 이에 따라 6월에 예비 경선을 치르는 주가 10여 개에 달하게 됐는데요. 일각에선 7월에 전당대회를 치르기에는 촉박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또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택 대기령 등이 내려지면서 대규모 유세와 같은 전통적인 선거 운동도 전면 중단된 상태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정원이나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진행하는 매일 진행하는 코로나 관련 기자회견을 대선 운동의 일환으로 삼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는 델라웨어 자택에서 브리핑을 하거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지만, 대통령만큼은 주목을 받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더군다나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경선을 계속 이어간다는 입장이어서 민주당 대선 후보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전당대회는 공화당 소속인 트럼프 대통령보다 바이든 후보에게 더 절실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당대회는 전국에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되는데, 전당대회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대선후보 발표와 대선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대통령 후보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공화당은 예정대로 8월 24일부터 27일까지 미 남동부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그러니까 민주당 전당대회 바로 다음 주에 열리는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공화당 측은 전당대회 일정을 예정대로 치르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로나 맥대니얼 공화당 전국위원장은 공화당의 일정도 유동적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맥대니얼 의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화당은 전당대회를 치를 재원도 마련됐고 행사를 진행할 요원들도 이미 뽑아서 현장에 파견했다고 밝혔습니다.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최종 결정은 과학에 달렸다고 말하면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상황에 따라 계획이 변경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