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국방부가 38억 달러 예산을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사업에 투입할 계획입니다. 야당을 중심으로 크게 반발하는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이란에 대한 대통령의 군사행동 권한을 제한하는 결의안을 연방 상원이 채택했고요. 미국 내 백인우월주의자들 선전 활동이 지난해 급증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국방부가 38억 달러를 국경장벽 건설에 쓸 계획이라요?
기자) 네. 국방 예산 38억 달러를 남쪽 국경장벽 건설에 전용하겠다고, 국방부가 13일 의회에 보낸 문건을 통해 밝혔습니다. 멕시코 접경에 장벽을 세우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대선 공약인데요. 국방부 계획에 민주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집권 공화당 일각에서도 비판이 확산되는 중입니다.
진행자) 국방부 문건 내용,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죠.
기자) ‘사업 재정비(reprogramming)’를 의회에 통보한다고 명시했는데요. 두 가지 분야에 쓸 돈 일부를 장벽 건설로 돌리는 내용입니다. 첫째, 불법약물 대응 활동 자금 22억 달러이고요. 둘째, ‘해외비상작전기금(OCO fund)’ 16억 달러입니다. 합쳐서 38억 달러인데요. 이 중에 특히 해외비상작전기금에서 돈을 빼내는 것에 관해서 야당인 민주당이 문제를 제기하는 중입니다.
진행자) 첫번째 항목은 약물 대응 자금이고, 다른 한가지는 군사활동 예산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번째 항목, 해외비상작전기금은 항공기와 작전 차량, 무기 도입 예산이 포함된 항목인데요. 해군의 최첨단 수직이착륙기 V-22 ‘오스프리’, 공군의 공격용 무인항공기(드론) ‘리퍼’, 그리고 F-35 스텔스 전투기 구입 자금이 들어있다고 문건에 명시됐습니다.
진행자) 이런 예산을 장벽 건설에 돌리는 근거는 뭡니까?
기자) 국토안보부가 도움을 요청해왔다고, 국방부는 문건에서 밝혔습니다. 멕시코 접경 지대에서 약물 문제와 안보에 관한 자금 투입 필요가 높아지는 점을, 국방부에 통보해왔다고 명시했는데요. 국경을 통해 마약이 밀수입되고, 범죄조직 활동을 비롯한 안보 위기가 고조되기 때문에, 해당 자금을 끌어다 쓰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약물문제와 안보 현안, 두 가지 예산 배정 취지에 맞는 전용 계획이라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경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을 억지하기 위해 “물리적인 장벽을 세울 필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국방부는 강조했는데요. 국방부는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예산 일부를 국경장벽 건설에 투입시키고 있습니다.
진행자) 왜 국방부 예산을 장벽 건설로 전용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장벽 건설 예산을 의회에서 승인해주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야당인 민주당이 국경 장벽 사업에 극력 반대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다른 분야 예산을 전용하는 것도 안 된다는 소송을 시민단체 등이 냈지만, 연방 대법원은 가능하다는 판결을 냈습니다.
진행자) 국방부의 이번 전용 계획에, 민주당이 반발하고 있다고 했죠?
기자) 하원 군사위원회 소속 존 개러맨디 의원이 비판 성명을 냈는데요. “우리나라를 방어하는 데 필요한 돈을, 허세로 가득한 장벽에 쏟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극도로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는데요. 무기 구입에 쓸 돈을 선거 공약 사업으로 돌리느라, 국방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소속당인 공화당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공화당 일각에서도 비판하고 있습니다. 하원 군사위원회 최고참인 맥 손베리 의원이 입장을 냈는데요. 무기와 군사장비 구입용으로 승인한 자금을 다른 데 쓰겠다는 것은, 예산 승인권을 가진 “의회의 헌법적 권한에 맞서는”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의원인데, 국경 장벽 건설에 반대하는 겁니까?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장벽 건설 예산은 반드시 배정돼야한다”고 손베리 의원은 덧붙였는데요. 다만 “소관부처인 국토안보부를 통해 예산을 배정해야지, 군용 자원을 끌여다 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은 국방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공화당 일각에서는 의회 권한을 침해한다고 보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주장에 대해 국방부가 곧바로 입장을 냈는데요. 먼저 군사적 준비태세에 영향을 끼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초 예산이 배정된 분야보다, 우선 순위가 높은 곳에 돈을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의회 예산 승인권을 침해하는 것도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예산 전용은 법이 허용한 범위 내에서 이뤄진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의회와 국방부 견해 차이가 큰데, 이런 식으로 계속 장벽 건설 자금을 전용할 수 있을까요?
기자) 갈등이 계속될 전망입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관련 예산 전용을 금지하는 입법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됐는데요.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11월까지 최소한 400마일 구간 장벽 건설을 공언한 상태입니다. 지금까지 완료된 구간은 104 마일 가량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상원에서 대통령의 군사행동 권한을 제한하는 결의안을 채택했군요?
기자) 네. 이란을 상대로 대통령의 군사행동 재량권을 제한하는 결의안이 13일 상원 표결에 올라갔는데, 결국 통과됐습니다. 찬성 55대 반대 45였는데요. 의결 정족수가 과반이었는데, 민주당 의원 45명과 무소속 2명이 전원 찬성했고요. 공화당에서도 8명이 찬성 표를 던졌습니다.
진행자) 찬성한 공화당 의원들이 누구입니까?
기자) 네. 수전 콜린스, 마이크 리, 랜드 폴, 제리 모란, 리사 머코우스키, 토드 영, 라마 알렉산더, 빌 캐시디 상원의원 등입니다.
진행자) 결의안 내용,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기자) 이란을 상대로, 대통령이 임의로 군사 작전을 명령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의회에 미리 계획을 통보하고, 토론을 거쳐 승인을 받은 때만 가능하게 명시했는데요. 다만 ‘임박한 위협’에 자위적 차원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을 때는 예외로 규정했습니다.
진행자) 상원이 이런 결의안을 채택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이란과의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팀 케인 상원의원이 13일 언론에 밝혔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케인 의원은, 이번 결의안 작성을 주도한 인물인데요.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의 마크 리 의원도 같은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선출된 국민 대표들이 토론하는 절차 없이는, 더 이상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는 의미가 이번 결의안에 들어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찬성 투표한 다른 공화당 의원들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전쟁 수행과 관련한 “중요한 결정”에 의회가 소외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수전 콜린스 의원이 말했습니다. 이 밖에 랜드 폴 의원과 토드 영 의원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결의안 통과 이후, 대통령이 특별한 입장을 밝히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표결 전에, 반드시 부결시켜야한다고 촉구했는데요. “상원이 이란 전쟁권한 결의안을 부결하는 것이 미국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고 12일 트위터에 적으면서, “지금은 이란을 상대로 약한 모습을 보여줄 때가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뜻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는데, 앞으로 어떻게 됩니까?
기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 확실시 됩니다. 그러면 상원에서 재의결할 수 있는데요. 재의결이 되면 대통령이 더 이상 거부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진행자) 재의결 가능성이 낮은 이유가 뭔가요?
기자) 재의결 정족수는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3분의 2입니다. 67명인데요. 민주당과 무소속을 합쳐 47명입니다. 전원 찬성표를 던져도, 공화당 의원이 20명 이상 합류해야되는데요. 현재로선 어려워 보입니다.
진행자) 이런 결의안을 추진한 배경은 뭔가요?
기자) 이란과의 긴장 고조 때문입니다. 지난 달 초, 트럼프 대통령 명령으로, 이란군 실세인 카셈 솔레이마니 소장 제거 작전을 단행했는데요. 이란 측이 중동 현지 미군 주둔 시설에 보복 공격을 가하면서, 전면전 우려가 높아졌습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이 정당한 조치였는지에 대해 의회에서 비판이 커졌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내 백인우월주의자들 활동과 관련해 눈길을 끄는 조사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네. 미국 ‘반 비방연맹(ADL)’이 최근 발표한 내용인데요. 지난해 미국 내 백인우월주의자들 선전 활동이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반 비방연맹은 유대인 민권단체입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이들의 선전 활동이 얼마나 늘었습니까?
기자) 네. 2018년에 약 1천200건이었는데 지난해 2천700여 건을 기록했습니다. 하루에 거의 7건이 있었던 셈인데, ADL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많다고 합니다.
진행자) 선전 활동이 배가 넘게 늘었는데, 어떤 내용을 선전한 건가요?
기자) 예상하시겠지만, 백인우월주의들이 늘 주장하는 내용입니다. 인종주의나 반유대주의, 그리고 성 소수자(LGBT)들에 대한 혐오 발언 등입니다.
진행자) 이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선전 활동을 벌였습니까?
기자) 가장 눈에 띄는 활동은 직접 전단을 나눠주거나 스티커, 현수막, 그리고 포스터를 붙이는 활동 등이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이런 선전 활동을 강화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ADL 설명을 보면요. 큰 행사를 하면 비판적인 여론도 나오고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런 위험 요소를 줄이는 가운데 자신들 주장을 부각하기 위해서 선전 활동을 강화했다고 ADL 측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활동이 지역별로는 어떤 상황인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하와이를 제외하고 미국 전역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뉴욕, 매사추세츠, 오하이오, 버지니아, 플로리다, 켄터키, 그리고 워싱턴주 등에서 활발했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이 백인우월주의자들이 특히 대학에서 선전 활동을 강화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 사람들이 2016년에 버지니아대학에서 크게 물의를 일으켰었죠?
기자) 네. 당시 버지니아대학에서 대규모 집회를 했는데, 폭력 사태가 나서 1명이 숨졌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이들의 선전 활동 가운데 약 4분의 1이 대학 교정에서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런 현상은 2018년과 비교하면 배가 늘었습니다.
진행자) 대략 몇 군 데 대학에서 선전 활동이 진행됐나요?
기자) 433개 대학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활동이 대부분 한 두 번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 걸 보면 이들이 학생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런 선전 활동 주체는 누군가요?
기자) ADL는 세 조직을 꼽았습니다. ‘애국전선’, ‘미국정체성운동’, 그리고 ‘뉴저지유럽계협회’ 등입니다. 백인우월주의자들 선전 활동 가운데 90%를 이들 조직이 담당했는데요. 이 중에서 ‘애국전선’이 66%를 차지해 가장 활발하게 활동했습니다.
진행자) ‘애국전선’은 어떤 조직입니까?
기자) 2017년 8월에 등장했는데, 텍사스에 본부가 있습니다. 이들은 인종주의나 친 파시스트 이념을 선전하는데 주로 ‘애국심’을 이용합니다.
진행자) 최근에 미 연방수사국(FBI)이 백인우월주의 단체들의 위험성을 경고한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최근 하원 청문회에 나와 백인우월주의 같은 인종적 극단주의가 국가안보에 위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레이 국장은 그러면서 인종적 극단주의가 FBI가 직면한 우선 현안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