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가 올해 미국 대선에 개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정보기관에서 경고했습니다. 22일 네바다주에서 민주당 대선 예비선거가 열립니다. 미국 여자축구 대표선수들이 협회에 거액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가 미국 대선 개입을 시도한다는 경고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당국이 올해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미 정보기관 관계자가 경고했습니다. 지난주 의회 주요 인사들에게 이런 내용을 비공개 브리핑한 것으로, 뉴욕타임스와 CNN이 20일 보도했는데요. 러시아의 선거 개입 문제는 지난 2016년 대선 관련 쟁점이었고, 올해 대선 예비선거가 시작된 단계이기 때문에, 각별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당국이 개입하는 목적은 뭡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돕기 위한 목적이라고 언론은 전했습니다. 다만 그 한 가지 목적만 있는 건 아니고요. 미국 선거제도의 온전성(integrity)에 의문이 들도록 만드는 의도도 있다고 보도됐습니다.
진행자) 그런 목적을 위해, 러시아 측이 어떤 식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겁니까?
기자) 전산망 공격(해킹)도 하고요, 인터넷 사회연결망에서 여론 조작 활동도 활발히 진행중이라고 합니다. 또한, 선거 관리 체계를 훼손하려는 시도도 벌이고 있다고 알려졌는데요. 이런 내용은 지난주 해당 브리핑에 참석한 익명의 관계자가 언론에 전해준 사항입니다.
진행자) 그런 내용으로 브리핑한 정보기관 관계자가 누구인가요?
기자) 네. 국가정보국(DNI) 소속, 셸비 피어슨 ‘선거위협 담당관(Election Threats Executive)’이 브리핑을 지휘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피어슨 담당관은 DNI 국장 직속으로 작년에 신설된 해당 직책을 맡았는데요. DNI는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국가안보국(NSA) 같은 미국 정보기구들을 총괄 관리ㆍ감독하는 곳입니다.
진행자) 브리핑 내용에 대해,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DNI의 조셉 매과이어 국장 직무대행을 불러 화를 냈다고 합니다.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도우려 한다’는 브리핑 내용 때문인데요. 민주당이 공격 소재로 삼을 것을 우려해 질책했다고 보도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DNI의 새 국장 직무대행으로 리처드 그레넬 독일 주재 대사를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브리핑 내용에 대한 문책 인사로, DNI 수장을 교체하는 겁니까?
기자) 확인된 사항은 아닙니다. 다만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문책 인사가 맞다고 주장하는데요. “외국 정부의 선거 개입을 막으려는 우리(정보기관과 의회)의 노력을, 트럼프 대통령이 훼방하고 있다”고, 애덤 쉬프 하원 정보위원장이 20일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아울러,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지난 탄핵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 이미 경고한 바 있다고 쉬프 위원장은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인사 논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뭡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레넬 차기 DNI 국장 직무대행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했습니다. 20일 트위터를 통해, 국장 대행직 내정을 수락해줘서 감사하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공식 지명 절차를 빠른 시일 내에 밟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문제는 4년 전에도 크게 불거졌었죠?
기자) 맞습니다. 당시 러시아 정보당국이 전산망 공격 등을 통해 대선에 개입한 사실이 수사 결과 드러났고요.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 진영과 러시아 측이 유착했다는 의혹도 불거졌습니다. 이른바 ‘러시아 추문’으로 발전했는데요. 의회와 수사당국이 이 문제를 다각도로 살폈고,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출범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특별검사 수사 결과는 어땠나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 측근 인사들이 ‘위증’과 사건관계자 ‘매수’ 등 혐의로 잇따라 기소됐는데요. 일부 실형을 언도받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의 행위에 대한 부분도 특검이 조사했는데요. 범죄를 입증할 증거가 충분치 않다고 적은 보고서를 냈습니다. 특히 쟁점이 됐던 대통령의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기소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특검 측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네바다주에서 민주당 대선 예비선거가 열리는군요?
기자) 네.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에 이어서, 세 번째 예비선거가 22일 네바다주 전역에서 실시됩니다. 민주당 당원들이 지역별로 모여서, 대통령 후보로 지지할 사람을 정하는 ‘코커스(caucusㆍ당원대회)’ 방식인데요. 예비후보 7명을 놓고 선택하게 됩니다.
진행자) 네바다에서 경쟁할 민주당 예비후보들이 누군지, 차례로 살펴보죠.
기자) 우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상위권을 지킬지 주목됩니다. 이 두 사람은 앞선 두 차례 예비선거에서 1, 2위를 주고받았는데요. 강세를 굳히기 위해서는, 네바다 당원대회에서 승리하거나 상위권을 유지하는 게 필수적입니다.
진행자) 앞선 예비선거에서 부진했던 예비후보들도 있죠?
기자) 네.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기대보다 부진했는데요. 이번에 네바다에서 반등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예상밖으로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은 이번에 상승세를 이어가려 하고 있고요. 자산가 출신 톰 스타이어 예비후보와 털시 개바드 하원의원도 함께 경쟁합니다.
진행자) 전국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블룸버그 전 시장은 이번 네바다 당원대회에 참가하지 않습니다. 일주일 뒤인 29일,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리는 ‘프라이머리(primaryㆍ일반투표)’까지, 총 4차례 초기 예비선거를 건너뛰는 건데요. 본격적으로 대의원 수가 많아지는 다음 달 3일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부터 나올 예정입니다.
진행자) 이번 네바다 예비선거,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샌더스 의원이 크게 앞서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진보를 위한 자료(Data for Progress)’라는 기관이 지난 17일 공개한 지역 설문인데요. 샌더스 의원이 35%로 1위, 워런 의원이 16%로 2위, 부티지지 전 시장이 15%로 3위에 올랐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14%로 4위였습니다.
진행자) 1위 샌더스 의원과 2위 워런 의원의 격차가 크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19%P에 이르는 격차로 샌더스 의원이 경쟁자들을 압도한 건데요. 다만 이번 설문을 주관한 곳이, 강한 진보 성향의 정책연구기관(싱크탱크)이라는 점을 고려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샌더스 의원은 민주당 대선주자 중에서 가장 진보적인 후보로 평가받습니다.
진행자) 이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샌더스 의원이 초기 경선에서 앞서나가게 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샌더스 의원은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부티지지 전 시장에게 근소한 차이로 뒤져 2위를 기록한 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는 부티지지 시장을 누르고 승자가 됐는데요. 대의원 확보수 합계에서는 부티지지 전 시장이 23명으로 1위, 샌더스 의원이 21명으로 2위입니다. 이번에 네바다에서 샌더스 의원이 승리하면, 종합 순위를 뒤집을 수 있는 겁니다.
진행자) 반면에 바이든 전 부통령은 네바다에도 부진할 가능성이 높은 거로 여론조사에 나온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소수인종들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자신하는데요. 네바다는 중남미계 주민이 많이 사는 곳이라, 반전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중남미계 응답자 66%가 샌더스 의원을 지지했고요. 바이든 전 부통령을 비롯한 다른 예비후보들은 모두 한 자릿수 지지율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을 비롯한, 나머지 예비후보들은 그동안 대의원을 얼마나 확보했습니까?
기자) 워런 의원이 8명으로 3위입니다. 클로버샤 의원이 7명으로 4위를 달리고 있고요. 바이든 전 부통령은 6명으로 5위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밖에 스타이어 예비후보와 개바드 의원은 1명도 얻지 못한 상태이고요. 블룸버그 전 시장도 아직 경선에 참가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대의원 확보 수가 없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미국 축구협회에 거액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20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지방법원에 접수된 서류에 나온 내용인데요. 선수들이 협회에 손해배상금 6천600만 달러를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여자축구 대표 선수들이 협회를 상대로 소송을 냈었죠?
기자) 네. 지난해 3월에 소송을 냈는데요. 첫 정식 재판 일자가 오는 5월 5일로 잡혀 있습니다.
진행자) 당시에 선수들이 소송을 냈던 이유가 차별 때문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여자 대표선수들이 급여나 상여금, 포상금을 남자 대표선수들보다 적게 받는데, 이게 성차별이라면서 소송을 냈었습니다.
진행자) 여자 선수들이 남자 대표선수들보다 얼마나 적게 받는다는 겁니까?
기자) 여자 선수단은 동일 수준 남자 선수 임금의 38% 정도밖에 받지 못한다고 주장했었습니다.
진행자) 이게 사실이라면 상당히 차이가 큰 거죠?
기자) 네. 그런데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지난 2016년 12월에 맺어진 계약에 따르면 이 주장이 사실이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 신문은 또 2017년에 새로 계약을 맺으면서 상황이 나아지긴 했는데, 그래도 여전히 남녀 간 격차가 크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소송에 관해서 협회 측에서는 어떻게 말했습니까?
기자) 재판에 앞서서 설명한 걸 보면, 지난 단체교섭에서 선수들이 요청한 체계에 따라 돈을 지급했다고 협회 측은 밝혔습니다. 또 육아 보조나 휴직 등 남자 선수들에게는 제공되지 않는 혜택을 여자 선수들이 누린다고 협회는 지적했는데요. 그러면서 해당 소송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여기에 선수들 쪽에서는 어떤 주장이 나왔나요?
기자) 최근 여자선수단 대변인이 성명을 냈는데요. 친선 경기나 정식 경기 등 모든 항목에서 여자 선수들이 남자 선수들보다 적게 받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협회 관계자가 사전 심리에서 이런 사실을 인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협회가 동등한 급여는 선택 방안이 아님을 사전 심리에서 여러 차례 밝혔다고 대변인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여자 축구가 세계 정상급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열린 여자 월드컵 축구 대회에서 우승했습니다. 그래서 여자 축구 선수들이 협회를 상대로 낸 소송이 더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남자 대표 선수들이 이 문제와 관련해서 성명을 냈다는 보도도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남자 선수단 노조가 이달 초에 여자 선수들 급여를 대폭 올려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노조는 또 미국 축구협회가 남자 선수단 노조와의 협상에서도 낮은 급여를 제시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결국 이번 소송이 정식 재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건가요?
기자) 협회와 여자 선수단이 합의하면 소송이 끝나는데, 합의하지 못하면 재판이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