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이번에는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지난 22일로 5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미국은 현재 전 세계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피해가 가장 심각한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의 코로나바이러스 전개 과정과 백신 보급 현황, 전망 짚어보겠습니다.
“가슴 아픈 이정표”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누적 사망자 수가 25일 기준 50만 6천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 2월 22일로 코로나 사망자 수가 5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22일), 백악관에서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추모 촛불 행사를 가졌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제 미국의 코로나 사망자가 50만 71명을 기록했다며 이는 ‘참으로 암울하고 가슴 아픈 이정표’라고 지적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바이러스로 목숨을 잃은 미국인이 1, 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 전쟁 사망자를 다 합친 것보다 많다며, 미국이 지구상의 그 어떤 나라보다 이 바이러스로 가장 많은 생명을 잃었다며 침통해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국의 모든 연방기관과 군부대는 지난 2월 22일부터 26일까지 닷새간 조기를 게양했습니다.
“첫 확진 사례 보고와 사망자 발생”
지난 2020년 1월 21일, 미국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사례가 나왔습니다.
2019년 12월 3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첫 코로나 사례가 보고된 지 한 달도 채 안 돼 서부 워싱턴주에 거주하는 30대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은 건데요. 우한을 방문하고 1월 15일에 입국한 그는 발열과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며칠 후에는 일리노이주 시카고시에 사는 60대 여성이 두 번째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요. 이 여성 역시 얼마 전 우한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0년, 1월 30일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PHEIC)’를 선포한 가운데 미국에서는 2월부터 우한을 방문한 기록이 없는 사람들 가운데 확진자와 감염 의심자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제 미국에서도 지역 감염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에서 제일 처음 코로나 사망자가 보고된 건 지난해 2월 29일입니다. 워싱턴주가 요양원에서 입원 중이던 50대 남성이 전날(28일) 코로나 질환으로 사망했다고 보고한 건데요. 이 남성 역시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당국이 바짝 긴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며칠 전, 인근 요양원에서 사망한 2명도 코로나바이러스로 사망한 것으로 나중에 드러났고요. 2월 6일 사망한 사람도 4월 부검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최초의 사망자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견해도 나오고 있습니다.
“급속한 피해 확산”
초기, 워싱턴주와 캘리포니아, 뉴욕 등을 중심으로 퍼지던 코로나바이러스는 웨스트버지니아주를 마지막으로, 3월에는 미국 50개 주 전역으로 확산했습니다.
3월 11일 WHO는 코로나 사태를 '팬데믹(대유행)'으로 규정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3월 말, 미국 내 확진자가 10만 명을 넘어서고, 사망자는 1천 명을 넘기는데요.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사례가 늘기 시작해 5월 말에는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당시 전 세계에서 보고된 코로나 사망자가 약 35만5천 명이었는데요. 그러니까 약 3명 중 1명이 미국인이었던 셈입니다.
9월 들어, 미국의 누적 사망자는 20만 명에 달했고, 12월, 30만 명, 올 1월 40만 명, 그리고 2월 50만 명으로 이어지며, 한 달에 10만 명씩 늘어났습니다.
“미국인 사망 원인 1위, 코로나바이러스”
미국의 전체 인구는 약 3억2천800만 명입니다. 현재 미국의 코로나 누적 확진자 수는 약 2천830만 명인데요. 이는 미 국민 12명 가운데 1명꼴로 코로나에 감염된 적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 50만 명이 사망했다는 것은 미국 남부 조지아주의 대도시인 애틀랜타 주민들이 통째로 다 사라졌다는 소리입니다.
지난 2018년과 2019년 발생한 보잉 737 여객기 추락 사고와 비교하면 좀 더 이해가 빠를 텐데요. 2018년 사고로 약 190명, 2019년에는 약 160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5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려면 이런 사고가 3천 번 정도 발생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가 하면 지금까지 미국의 주요 사망 요인은 심장질환이나 암이었는데요. 하지만 이제 미국인의 주요 사망 원인 1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됐습니다.
“미국에서 피해가 큰 이유”
대부분 보건 전문가들은 미국의 코로나 피해가 다른 나라보다 가장 큰 이유로 트럼프 행정부의 초기 대응 부실을 꼽습니다.
사태 초기, 중국을 시작으로 유럽 등지로 코로나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을 때 정부가 좀 더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공공 보건과 방역 조처를 했더라면 피해가 훨씬 줄었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또 마스크 착용이라든지, 코로나바이러스의 심각성 같은 공중 보건 문제가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하면서 일반 국민을 혼란과 위험에 빠지게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태 초기, 코로나바이러스는 심각한 독감 정도로 치부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또 국민들이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지시하라는 보건 전문가들의 권고를 무시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트럼프 전임 행정부의 방침이 전체 의료 보건 분야의 준비 부족으로 이어졌고, 상당수 미국인의 초기 인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백신 보급 현황”
현재 미국 정부가 긴급 사용을 승인한 백신은 미국 화이자사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백신과 미국 모더나사 백신 2종이고요. 미국 존슨앤드존슨사가 개발한 백신은 지금 심사 중입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4일 기준으로 약 8천900만 회분의 백신이 보급됐고요. 이 가운데 6천600만 회분의 접종이 진행됐습니다.
백신은 모두 2차례 맞아야 하는데요. 1회 이상 맞은 사람이 약 4천5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4%에 이릅니다. 2회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전체 인구의 약 6%인 2천만 명가량입니다.
전문가들은 집단 면역이 형성되려면 전체 인구의 70~80% 접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는데요. 아직은 크게 못 미치고 있습니다.
화이자사는 7월 말까지는 총 3억 회 분의 백신을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모더나사도 백신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모더나사도 7월 말까지는 3억 회 분량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바이든 정부의 과제”
미국의 전체적인 코로나 상황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이미 백신 개발이 이뤄진 상황에서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는 접종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고, 마스크 의무 착용 등 방역 정책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염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국 전염병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전염병· 알레르기 연구소 소장은 바이러스가 더 진화하지 못하게 막는 최선의 방법은 바이러스 복제를 막는 것이라며 백신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22일, 추모 행사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또 차례가 되면 모두 백신을 맞자고 당부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인 모두가 하나가 돼서 바이러스와 싸워야 한다며 그것만이 바이러스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우리는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뉴스 속 인물: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최근 뉴스에 나오는 화제의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입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내각이 최근 출범했습니다. 이탈리아 의회도 드라기 내각을 승인했습니다.
드라기 총리는 지난 1947년 이탈리아 로마의 한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은행인이었던 그의 아버지는 드라기 총리가 15세일 때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마저 몇 년 뒤 숨졌습니다.
그는 ‘로마 라 사피엔자대학’에서 경제학 학위를 받았습니다. 1976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이후 이탈리아 피렌체대학에서 가르치다가 1991년 이탈리아 재무부 국장으로 발탁됐습니다.
재무부 시절 드라기 총리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공공지출 삭감과 민영화 등 과감한 정책을 단행했습니다. 그 결과, 이탈리아 경제는 수렁에서 빠져나왔고 유로화를 쓰는 유로존 가입의 기반을 닦았습니다.
드라기 총리는 재무부 시절 이탈리아 경제에 적용한 과감한 개혁정책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는 재무부에서 나온 뒤 2002년부터 2005년까지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부회장을 지냈습니다.
이후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이탈리아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드라기 총리는 2011년 6월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됐습니다.
ECB는 유럽연합(EU)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기관입니다.
그는 남유럽에 재정 위기가 닥친 2012년 유로존 붕괴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유럽 채권 매입을 꺼리자 “유로를 지키기 위해 뭐든 할 준비가 돼 있다. 나를 믿어 달라”라는 연설로 불신을 가라앉히고, 유로존을 소생시켰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슈퍼 마리오’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현재 ECB가 시행하고 있는 국채 매입을 통한 양적완화 정책을 시작한 것도 드라기 전 총재 재임 때였습니다. 그는 8년 임기를 마치고 지난 2019년 10월에 물러났습니다.
최근까지 드라기 전 ECB 총재가 차기 이탈리아 총리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수당인 오성운동당이 주도하던 연정이 무너지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은 차기 내각 구성에 진전이 없자 전격적으로 드라기 전 총재에게 내각 구성권을 수여했습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코로나 사태를 극복하고 정치 혼란을 이겨내려면 명망 있고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나라를 이끌어야 하는데 그 역할에 드라기만 한 인물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임 드라기 총리 앞에는 많은 현안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히 EU에서 제공한 코로나 회복지원금 2천700억 달러(2천200억 유로)를 어떻게 쓰느냐가 큰 쟁점입니다. 또 이탈리아 정치 세력 간 힘겨루기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드라기 총리 내각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 안에서 출범한 67번째 내각입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현황 살펴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에 대해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