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반면 중국에서는 안정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터키와 러시아가 시리아 이들리브 전선에서 휴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 준비에 거액을 썼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오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기세가 약간 누그러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후베이성에서는 우한시를 제외하곤 5일 하루 동안 신규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우한시는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인데요. 비록 우한시를 제외하긴 했지만 후베이성에서 새로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건 중국이 감염증 일일 통계를 발표한 이래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진행자) 그럼 우한시에서는 하루 동안 몇 명이나 확진자가 나왔습니까?
기자) 12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날(5일) 중국 본토에서 나온 신규 확진자는 모두 143명이었는데요. 17명을 뺀 나머지는 모두 우한시에서 나온 겁니다.
진행자) 사망자 수도 줄어들고 있습니까?
기자) 네, 이날 본토 추가 사망자는 30명인데요. 하이난 1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29명은 모두 후베이성에서 나왔습니다. 이 중에서도 23명이 우한에서 나왔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던 때와 비교하면 눈에 띄게 줄어들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지난달 중순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사망자가 계속 늘면서 1일 사망자가 100명을 넘긴 적도 있습니다. 현재 사망자나 확진자가 우한시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들어 이제 어느 정도 진정 단계에 들어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통계를 조작해 상황을 축소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6일 사망자가 2명 더 추가되면서 현재 14명으로 늘었습니다. 확진자는 21개 주에서 250여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망자는 어느 지역에서 나왔습니까?
기자) 두 명 모두 서부 워싱턴주서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발생한 사망자 14명 가운데 13명이 워싱턴주 출신이고요. 1명만 캘리포니아 주민이었습니다. 특히 워싱턴주 사망자 13명 중 11명은 집단 감염자가 발생한 요양시설과 관련이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주들이 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워싱턴주와 캘리포니아주, 플로리다주에 이어 메릴랜드주도 5일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메릴랜드주에서는 이날(5일) 3명의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서부와 남부, 동부 곳곳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는 양상인데, 지금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인근 해상에 있는 대형 크루즈 유람선도 비상 상황이죠?
기자) 맞습니다. 현재까지 워싱턴주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사망자가 나온 주가 캘리포니아주인데요. 사망자가 샌프란시스코항을 기점으로 멕시코와 하와이 등을 경유하는 ‘그랜드 프린세스’호에 탑승했던 사람이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금 초비상이 걸렸습니다.
진행자) 자칫 일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는 양상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경우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탑승한 것이 알려지면서 일본 당국이 유람선 자체를 요코하마항에 정박시키는 형태로 격리했는데요. 하지만 뒤늦게 부실한 대응으로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는 국제사회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5일) 캘리포니아주가 제공한 헬리콥터에 의료 요원들을 태워 크루즈로 공수했습니다. 헬기는 배에 진단키트를 떨어뜨렸고요.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은 밧줄을 타고 배에 내린 후 승객들에 대한 검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6일 83억 달러 규모의 코로나 퇴치를 위한 긴급 예산안에 서명했습니다.
진행자) 크루즈에는 지금 몇 명이나 있습니까?
기자) 승객 약 2천400명, 승무원 약 1천100명이 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바이러스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약 20명이라고 했는데요. 하지만, 5일 현재 적어도 35명이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DC는 일단 100명 정도를 검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에 '진단키트'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네요.
기자) 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번 주말까지 진단키트를 100만 개 가량 준비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5일, 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진단키트가 얼마나 있는지는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았는데요. 보건 전문가들은 진단키트 부족으로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는 걸 확인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상황도 살펴보죠?
기자) 네, 한국은 6일 오후 기준, 사망자가 43명, 확진자는 6천500명을 넘어섰습니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확진자는 많지만 사망자는 비교적 적게 발생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한국이 빠르고 정확한 진단키트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과 함께 지금 이탈리아, 이란도 2차 확산국으로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데요. 이들 나라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탈리아는 하루 동안 사망자가 41명 늘면서 전체 사망자는 148명으로 늘었습니다. 이란은 지금까지 적어도 107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전 세계적으로 볼 때는 어떻습니까?
기자) 6일 현재 전 세계 80개국 이상에서 확진자가 10만 명에 달하고, 사망자는 3천3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터키와 러시아가 휴전에 합의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5일 모스크바에서 회동했습니다. 이날 회동은 시리아 북서부에 있는 '이들리브' 지역에서 격화되고 있는 상황을 논의하기 위한 것인데요. 두 사람은 이날 6시간에 걸쳐 회담한 후 휴전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지역 상황을 왜 두 나라가 논의하는 겁니까?
기자) 두 나라가 현재 대리전 양상을 펼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시리아 이들리브 지역은 러시아가 지원하는 시리아 정부군을 상대로 터키군, 그리고 터키가 후원하는 시리아 반군이 전투를 벌이고 있는데요. 최근 사태가 더욱 격화하면서 두 나라 사이 긴장도 고조됐습니다.
진행자) 양측에서 사상자도 많이 나왔다고요?
기자) 네, 지난달 러시아 정부군이 지원하는 시리아 정부군의 공격으로 터키군 36명이 사망했습니다. 터키는 이에 맞서 시리아 정부군에 대한 공습을 단행해, 터키와 러시아가 직접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진행자) 양측 합의 내용,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양측은 현지 시각 6일 0시를 기해 휴전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또 양측은 이들리브 주요 교통로인 'M4'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남북으로 각각 6km, 총 12km에 달하는 안전지대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3월 15일부터 러시아와 터키가 이 M4 일대를 공동 순찰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전에도 러시아와 터키가 이들리브 일대에서 휴전을 선언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푸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2018년 9월에도 이들리브 일대 휴전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이들리브 지역에 통제선(LoC)를 긋고 양측 완충지대로 삼겠다는 거였는데요. 하지만 이후에도 계속 무력 충돌이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이들리브 지역은 시리아 반군의 마지막 거점으로 알려져 있죠?
기자) 맞습니다. 시리아는 지난 2011년 이른바 '아랍의 봄' 이후 지금 9년째 내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한 때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가 거의 축출 위기에 몰린 적도 있었지만 러시아와 이란 지원으로 전세가 역전됐고요. 시리아 반군은 북서부 이들리브로 몰려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시리아 정부군이 이들리브까지 진격해 나간 셈이군요.
기자) 네, 터키 정부가 지난해 10월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있는 쿠르드족 민병대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를 벌이는 사이를 틈타, 시리아 정부군이 북서부 지역 이들리브 지역에 대한 공격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터키는 왜 시리아에 있는 쿠르드족 민병대를 공격한 겁니까?
기자) 터키는 시리아에 있는 쿠르드족 민병대(YPG)가 자국에 있는 쿠르드노동자당(PKK) 분파로 보고 있습니다. 터키 정부는 PKK가 분리 독립을 획책하는 최대 안보위협으로 간주하고, 테러분자 격퇴를 명분으로 이들에 대한 공격을 단행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일대 상황이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는데요. 지금 난민도 많이 발생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은 시리아 내전 발발후 지금까지 7백만 명에 육박하는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요. 터키와 러시아는 일단 지난해 12월 시리아 정부군의 공세가 강화된 이후 발생한 난민 약 100만 명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영국이 지난 1월 말로 ‘브렉시트(Brexit)’, 즉 유럽연합(EU)을 탈퇴했는데, 브렉시트를 준비하는데 상당히 많은 돈을 썼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영국 의회 산하 국가감사국(National Audit Office)가 6일 발표한 보고서에 담긴 내용인데요.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 준비에 44억 파운드, 미화로 약 56억 달러를 쓴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56억 달러라면 상당히 많은 돈인데, 이 돈을 어디에 쓴 겁니까?
기자) 네. 대부분 인건비와 새 기반시설 건설, 그리고 외부에 지급한 자문료 등에 썼습니다. 하지만, 원래 브렉시트 준비에 할당한 예산 가운데 70% 정도만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예산이 많이 들어간 항목에 인건비가 있는데, 많은 인원이 브렉시트 준비에 동원됐던 모양이군요?
기자) 네. 한창 바쁠 때였던 지난해 10월에는 약 2만2천 명이 관련 업무에 투입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당시 정부 관리들은 세관 관리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무역 협상에 나설 인원들을 뽑고, 또 항만 시설을 개선하는 작업도 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영국 정부 안에서 어떤 부서가 관련 예산을 많이 썼습니까?
기자) 네. 절반 이상을 내무부와 국세청, 환경부가 쓴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한편 영국 정부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가 발생할 경우 의약품 수송 등을 위해 배를 빌리기로 했는데, 이게 현실화하지 않으면서 결국 9천300만 파운드, 미화로 1억2천만 달러 상당의 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예산 집행 내용에 대해서 국가감사국은 어떻게 평가했나요?
기자) 국가감사국은 보고서에서 예산이 항목별로 적절하게 쓰였는지는 평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각 부서가 제출한 자료가 제한적이고 최소한 추정치만 집계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정확한 집계는 아니라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보고서가 공개된 뒤에 야당과 일부 민간단체는 정부 발표에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