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춘제 연휴 이후 10여 일 만에 개장한 중국 증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폭락했습니다. 한편, 중국 밖에서 처음으로 사망자가 나오는 등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피해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 흉기 난동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영국 총리는 테러 관련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을 관리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라크에서 신임 총리 지명자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데요. 관련 소식 차례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중국 증권시장이 오랜만에 문을 열었는데 큰 폭으로 하락세를 보였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11일간의 춘제 연휴 이후 3일 다시 문을 연 중국 증시가 개장과 동시에 9% 안팎으로 폭락했습니다. 장이 마칠 때는 소폭 회복세를 보이긴 했는데요. 하지만 상하이지수와 선전지수는 춘제 연휴 전인 지난달 24일 이후 각각 7.7%와 8.5%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진행자) 금액으로 따지면 얼마나 되는 겁니까?
기자) 두 거래소에서의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실 총액은 4천450억 달러에 달합니다. 특히 이날 상하이종합지수의 낙폭은 중국 증시가 큰 하락세를 보이던 지난 2015년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큰 폭이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중국 증시가 떨어진 이유가 뭡니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입니다. 사실 중국 증시의 이번 폭락은 어느 정도 예상됐습니다. 우한 폐렴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춘제 연휴 기간 미국과 일본 등 전 세계 주요 증시가 모두 크게 하락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중국의 이번 하락 폭은 충격적인 수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증시 외에 다른 경제 지수는 어떻습니까?
기자) 3일 위안화의 가치도 1.6% 하락하면서 달러당 7위안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상품가격도 급락했는데요. 제조업계와 소비재를 생산하는 회사들이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이번 사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은 주가 폭락을 예상하고 이미 조처에 들어갔습니다.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막기 위해 단기금리를 내린다고 밝힌 건데요. 또 금융권에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1천500억 위안, 미화로 약 220억 달러를 추가로 도입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인민은행이 시장에 투입할 자금이 총 1조2천억 위안, 그러니까 약 1천730억 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인민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사이 시장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안정적인 외환시장을 유지하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큰 것 같군요?
기자) 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발생 당시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하지만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영향이 단기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롄웨이량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은 3일 언론 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지난 2003년 사스 때보다 중국의 대응 능력이 크게 향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불안감 외에 어떤 점들이 실질적으로 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겁니까?
기자) 일단 주요 도시가 거의 마비되다시피 한 것이 경제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대표적으로 중국 관광 업계는 올해 춘제 기간이 조용하게 지나가면서 큰 타격을 입었고요. 극장가나 식당가도 바이러스 전염을 막기 위해 일부 문을 닫았습니다. 많은 공장이 생산 설비 가동을 멈추었고요. 중국에 진출한 국제 기업들 역시 중국에서 영업을 중단하거나, 폐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서 지난 주말 동안에도 우한 폐렴 확진자와 사망자가 크게 늘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3일 현재,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361명, 감염자는 1만7천 명 이상이 확인됐다고 중국 당국이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코로나바이러스로 숨진 사람이 지난 2003년 사스 때 중국 본토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를 넘어선 겁니다.
진행자) 중국 외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2월 3일 현재 26개국에서 최소한 179건의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확인됐습니다. 특히 필리핀에서는 중국 이외 국가로는 처음으로 사망자가 발생했고요. 미국에서는 지난 주말 확진자가 3명 늘어나 총 11명이 됐습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군요?
기자) 네, 하지만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이 공포에 빠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내에선 위험도가 높지 않다는 겁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에 보건 분야 전문가와 의료진 파견을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를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미국 정부가 중국에 지원을 제안했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위험이 있는 사람들이 미국에 들어오게 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미국이 특별한 조처에 들어갔다고요?
기자) 네, 미 국토안보부가 2일, 새로운 지침을 내놓았는데요. 항공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잠복 기간인 14일 이내에 중국 본토를 방문한 적이 있는지 모든 승객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또 최근 14일 이내에 중국을 여행한 적이 있는 미국인의 경우 당국이 지정된 공항을 통해서만 입국해 별도의 시설에서 격리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14일 이내 중국에 체류했던 외국인의 입국은 잠정 금지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미국의 이런 조처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중국 외교부 화춘잉 대변인은 3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다른 나라에 앞서 중국 체류자의 입국을 금지했다며 불안을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화 대변인은 미국의 이런 조처가 나쁜 선례이자 과도한 조처라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중국 정부는 국제 보건 기준을 상회하는 전면적이고 엄격한 방역 대책을 시행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렇게 중국인이나 중국 체류자의 입국을 제한하는 조처가 미국만의 움직임은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인이나 중국 체류 외국인의 입국을 통제하는 한편, 중국 항공편의 운항도 취소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근원지인 우한에 새로운 병원이 문을 열었네요?
기자) 네, 중국 정부가 후베이성 우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치료할 병원을 완공했습니다. 우한이 봉쇄된 지난달 23일 건설에 들어간 이후 열흘 만에 병원을 지은 건데요. 훠선산 병원이라고 이름 붙은 이곳은 1천 개 병상에, 중환자실 등 각종 시설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고요. 3일부터 바로 환자를 받는다고 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영국에서 또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 런던 남부의 스트레텀 지역에서 2일 한 남성이 가짜 폭탄 장치를 몸에 두른 채 칼부림 난동을 벌여 2명이 칼에 찔렸습니다. 용의자는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는데요. 영국 경찰은 이번 사건을 테러와 연관된 것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왜 그렇게 보는 겁니까?
기자) 칼부림 용의자가 테러 모의 혐의로 복역했던 범죄자이기 때문입니다. 루시 돌시 영국 경찰 부처장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용의자 수데시 암만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에 연루돼 복역하다 이번 사건 발생 직전에 출소했습니다. 암만은 지난 2018년 테러 도구와 관련 문건 등을 소지하고 유포한 혐의로 수감됐습니다.
진행자) 부상자들 상태는 어떻습니까?
기자) 칼에 찔린 사람은 2명이고, 한 명은 날아온 유리 파편에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이라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칼에 찔린 사람 가운데 한 명은 생명에 지장이 없어 병원에서 바로 퇴원했고요. 다른 한 명은 중상을 입었지만, 현재 위험한 고비는 넘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진행자) 영국 정부는 이번 사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일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부상자들과 신속하게 대응한 관계자들에게 위로와 감사를 전했습니다. 존슨 총리는 또 지난해 11월 발생한 런던브리지 테러 등 연이어 테러 사건이 발생했다며, 테러 범죄와 관련해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을 관리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존슨 총리가 언급한 것처럼 지난해 말에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11월 말, 런던에서도 테러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았다가 가석방된 우스만 칸이 런던브리지 인근에서 흉기 테러를 저질렀습니다. 이로 인해 두 명이 목숨을 잃고 3명이 칼에 찔렸는데요. 용의자 칸은 현장에서 경찰에 사살됐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다행히 인명 피해가 크지 않군요?
기자) 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이날 사건이 종료된 뒤 긴급구조대가 신속하고 용감하게 대응했다고 치하했습니다. 그러면서 “테러 분자들은 우리를 분열시키고 삶의 방식을 무너뜨리려 하지만 결코 이런 시도가 성공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이라크에서 신임 총리 지명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군요?
기자) 네, 지난 1일 무함마드 알라위 전 통신부 장관이 이라크의 신임 총리로 선임됐습니다. 지난해 12월 초 아델 압둘마흐디 이라크 총리가 사퇴한 이후 정파 간의 이견으로 공석이었던 자리가 채워진 건데요. 하지만 수도 바그다드와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반정부 시위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위대가 신임 총리에 반대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위대는 알라위 총리 지명자가 정당들이 선출한 정당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정치 기득권을 가진 사람이라는 건데요. 시위대는 그동안 아무런 정파에 속하지 않은 독립적인 총리를 원했었습니다.
진행자) 알라위 지명자가 정치권에서는 지지를 받고 있다고요?
기자) 네, 특히 의회 내 최다 정파인 ‘알사이룬’을 이끄는 무크타다 알사드르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알사드르는 이라크 시아파 성직자이자 정치 지도자로 추종자들이 많은데요. 시위대 내에서도 알사드르를 따르는 추종자들이 있다 보니 시위대가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알사드르는 추종자들에게 시위를 멈출 것을 촉구했지만,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시위대는 반정부 시위 중심지인 바그다드 타흐리르 광장 주변에 'X'자로 칠해진 알라위 지명자의 초상화를 내걸고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라크에서는 지금 몇 달째 시위가 이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10월 1일부터 수도 바그다드와 남부 시아파 도시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시위대는 정치권의 부정부패 척결과 경제난 해소 등을 요구하며 넉 달째 시위를 벌이고 있는데요. 정부가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500명 가까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시위대의 요구에 따라 총리도 사임했던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라크는 지난 2018년 5월 총선을 치렀지만, 부정선거 논란으로 5달 동안 내각을 구성하지 못하다가 그해 10월이 돼서야 압둘마흐디 총리를 지명해 새 정부를 출범시켰는데요. 하지만 압둘마흐디 총리는 결국 1년 만인 지난해 12월 1일 사임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알라위 총리 지명자가 곧 새 정부를 꾸리게 되겠군요?
기자) 네, 알라위 지명자는 한 달 안에 정부를 구성해 의회의 승인을 얻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라크 의회는 현재 정파 간 분열로 의견을 모으기 힘든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서 알라위 신임 총리 지명자가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알라위 지명자는 시위대의 요구대로 정파와 파벌을 초월한 정부를 구성한 뒤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이라크 정가에서는 알라위 지명자가 정파 간 분열에 휘말렸던 전임자들과 비슷한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라크 신임 총리에 대한 주변국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라크와 함께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은 알라위 총리 지명자를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란 외무부는 3일 알라위 총리 지명을 환영하는 성명을 냈는데요. 이라크 정부가 당면 문제들을 극복하고 민감한 시기를 잘 통과하는 데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